[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9 – 대전광역시 서구갑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쏘아올린 ‘중대선거구제 개편론’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화답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었지만, 지난 4월 10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는 여·야 전원위원회에서 집권여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vs 야당의 ‘비례대표제 확대’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선은 지난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한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지역구를 토대로 인물 탐구에 들어가고자 한다.

 

22대 총선을 302일 앞두고 대전 서구갑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5명 정도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여소야대의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아 수도권으로의 북상을 통해 승기를 잡아야 하는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롯하여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파문’과 이재명 대표의 ‘7인회 멤버’로 통하는 김남국 의원이 60억원 가치의 코인 보유 논란이 민심의 거센 저항을 받으면서 톡톡한 反射的 利益(반사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잇단 채용 비리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상대적으로 중앙선관위를 옹호하는 더불어민주당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대국민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며, ‘공정과 상식’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모습을 모이고 있다. 다만, 충청권의 경우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지역이 28석 중 8석에 불과하여 더불어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열세인 점이 내년 22대 총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취임식 20여일 만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비롯하여 대다수 기초자치단체장마저 守城(수성)하지 못하면서 22대 총선을 1년 남겨둔 시점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지만,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28석 중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지역이 무려 20석이나 되는 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어게인 2020’ 재현을 목표로 있다. 특히, 167석의 거대 야당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의회 권력을 통해 집권여당과 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논리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와 관련하여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위 ‘개딸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모양새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장애를 겪고 있는 점을 비롯하여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파문’과 ’꼼수 탈당’ 논란의 당사자인 민형배 의원의 복당 그리고 이재명 대표의 ‘7인회 멤버’로 통하는 김남국 의원의 60억원 가치 코인 보유 논란 등이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이 좀처럼 제자리를 못 잡는 가운데, 거대 양당에 실망한 무당층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이유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녹색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제3지대 정당이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고졸 신화’ 무소속 양향자(초선, 광주 서구을) 의원이 오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신당 창당 관련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금태섭 전 의원도 ‘킹메이커’로 통하는 김종인 박사 등의 후원을 업고 추석 전 신당 창당을 공언한 바 있다.

대전 서구갑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내리 6선을 차지하면서 보수의 불모지로 인식되는 지역이다. 다만, 지난 2000년 17대 총선과 2008년 18대 총선은 보수진영의 분열 속에 박병석 의원이 각각 37.45%와 41.29%의 득표율로 승리했을 정도로 국민의힘에서도 해볼 만한 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박병석 의원이 불출마 할 확률이 높아 無主空山(무주공산)으로 점쳐지고 있는 대전 서구갑 지역은 지난해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구청장을 차지하고 광역의원 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여·야의 진검승부 예상되는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송석근 전 대전 서구 부구청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서구청장 경선 후보 3인까지 올랐으나, 중앙당의 장종태 전 서구청장 전략공천으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송석근 전 부구청장은 박병석 의원이 국회의장 재임 시절인 2020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서구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안정적으로 지역위원회를 이끌어 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서구 용문동장·대전시 사회복지과장·대전시의회 총무담당관·대전시의회 의사담당관 등 풍부한 행정경험과 서구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제20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대전 서구갑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정치력 보강한 점이 주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박병석 의원과 교감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나,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로 보인다.

송석근 전 부구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마는 많은 고민을 한 후에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어떤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일축한 후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지역과 주민을 위해 봉사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결과를 얻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출마 여지를 열어 놨다.

유지곤 대전너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도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젊고 활기찬 서구를 위한 세일즈 구청장’이라는 출사표를 던지고 더불어민주당 서구청장 경선 후보 3인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는 유지곤 이사장은 중앙당의 장종태 전 서구청장 전략공천으로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당시 중당이 대전 서구에 대한 오락가락 공천룰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친 바 있는 유지곤 이사장은 결국 장종태 전 청장의 전략공천으로 변경한 이후에도 당의 결정에 승복한 바 있다. 후보군 중 유일한 40대로 최연소인 유지곤 이사장은 젊은 패기를 앞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곤 이사장은 현재 대전·세종·충남 청년기업가협회 부회장을 비롯하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청년수석부위원장·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한국소아암재단 이사·대전 서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유지곤 이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변에서 계속 권유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전에서 태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오면서 취업·창업·육아·주택 등 문제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서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더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있다”고 자부했다.

유지곤 이어 “제가 가진 것은 노력과 도전정신·젊은 뿐이라”면서 “기회를 주신다면, 시민의 봉사자로서 본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종태 전 서구청장도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선 서구청장 출신으로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경선에 나섰던 장종태 전 청장은 허태정 전 시장에게 패배하며 본선 무대 진출이 좌절됐다. 장종태 전 청장은 이후 중앙당의 三顧草廬(삼고초려) 요청 끝이 서구청장 출마라는 毒杯(독배)를 들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20여일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비록 낙선의 아픔을 맛봤지만, 서구청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동지들을 다독여 ‘원팀’으로 이끈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재임 중 안정적으로 서구를 이끌었다는 평이 저변에 깔려 있는 장종태 전 청장은 풍부한 행정 경험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타 후보들을 앞서나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종태 전 청장은 대전 서구청 생활지원국장·배재대 겸임교수·전 충남도청 감사위원회 수석감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종태 전 청장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역을 위해 봉사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주민 여러분들의 현명한 선택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전병덕 변호사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20년 20대 총선 당시 대전 중구에 도전장을 던졌으나,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황운하 후보에게 패하며 본선 진출이 좌절된 바 있는 전병덕 변호사는 無主空山(무주공산)이 될 확률이 높은 서갑으로 지역구를 옮긴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실 행정관을 비롯하여 문재인 대통령후보 선대위 법률지원단으로 활동한 전병덕 변호사는 지역 내 대표적 친문 인사로 통한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동하며 쌓은 인맥을 지역 발전을 위해 제대로 활용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전병덕 변호사는 중구에서 서구에서 지역구로 옮기는 만큼 타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나, 대성고 선배인 송석근 전 서구 부구청장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를 극복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대두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병덕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수연 대전 서갑 당협위원장이 적극적인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대전 서갑에 도전했으나,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영규 변호사를 단수공천하면서 본선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지역민과 꾸준히 스킨십을 강화한 조수연 위원장은 지난 2021년 1월 대전 서구갑 조직위원장 자리를 놓고, 조성천 변호사와의 여론조사 대결에서 승리하며 대전 서구갑 당협위원장 자리를 꿰차면서 조직 관리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이은권 대전 중구 당협위원장에게 패배하며 체면을 구긴 바 있다. 대전·인천·수원지검 검사를 거쳐 지난 2007년 대전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조수연 위원장은 대전변호사협회 감사·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정책자문위원·국민의힘 대전시당 윤리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전동산고 총동문회장과 한국외국어대 대전충청 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조수연 위원장은 “강력한 조직력·탁월한 친화력·원만한 성품 등을 가지고 있다”고 자평한 후 “당 내부에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대통령과 일체화된 강한 정치인들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며 “민생과 국익을 위하는 정당인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병석 의원은 역대 국회의장들이 차기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계 은퇴하는 관례에 따라 사실상 출마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

또한 제36회 행정고시 일반행정 수석합격자로 대전에서 잔뼈가 굵은 이택구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여러 언론에서 제기된 22대 총선 출마와 관련한 하마평에 대해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선 8기 산적한 현안부터 챙기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자꾸 총선 출마 이야기가 나오는 자체가 공직자로서 매우 불편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내년 22대 총선 출마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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