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쏘아올린 ‘중대선거구제 개편론’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화답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었지만, 지난 4월 10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는 여·야 전원위원회에서 집권여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vs 야당의 ‘비례대표제 확대’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선은 지난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한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지역구를 토대로 인물 탐구에 들어가고자 한다.

22대 총선을 365일 앞두고 대전의 본류를 자부하는 동구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4명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을 발판 삼아 지난해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0.73%p 차이로 박빙의 승리를 쟁취하면서 집권여당으로 올라선 국민의힘은 대통령 취임식 20여일 만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석권하며 3년 전 참패를 만회하기 위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여소야대의 정국 하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아 수도권으로 북상시키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이 정체되어 있는 점이나, 지난 3.8 전당대회를 통하여 신임 지도부가 구성되었지만, 컨벤션효과를 누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지도부의 잇단 舌禍(설화)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국으로 당내 기강 잡기가 급선무로 보인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소속의 성 비위로 초래된 2021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후보 공천을 단행했지만,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된 후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0.73%p 차이로 惜敗(석패)하면서 집권여당 자리를 내주게 된다. 또한 대통령 취임식 20여일 만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비롯하여 대다수 기초자치단체장마저 守城(수성)하지 못하면서 22대 총선을 1년 남겨둔 시점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28석 중 20석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발판삼아 ‘어게인 2020’ 재현을 꿈꾸고 있으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위 ‘개딸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모양새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보인다.

22대 총선에서 동구는 여·야 모두 공히 현역의원 vs 전직 구청장 간의 공천 대결부터 관심을 불러 모으는 지역이다. 특히, 여·야 현역의원 모두 지역민과의 스킨십에서 전직 구청장들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어 현역 프리미엄이 우세할지 아니면 전직 구청장이 우세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4명의 후보 중 누가 원도심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최적화된 인물인지에 따라 유권자들의 마음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재선 도전을 위해 일찌감치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대전지역 출마 후보들 중 최연소인 만 38세의 나이로 3선 도전에 나선 이장우 현 대전시장을 상대로 3.45%p 차이로 승리하는 기염을 토한 장철민 의원은 재선에 성공하면, 젊은 패기를 앞세워 역동적인 동구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홍영표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장철민 의원은 민주당 중앙위원과 민주당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2급 상당) 등을 역임했으며, 임기 중 대전혁신도시 유치 발의 법안 발의를 통해 대전역 역세권에 혁신도시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고, 지지부진하던 대전의료원 유치 역시 완성해내는 성과를 올렸다. 정기적으로 ‘지역민원의 날’ 행사를 통해 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특히, 기초의원 4선·광역의원·기초자치단체장을 역임하며 바닥 민심을 훑은 황인호 전 동구청장과의 경선 과정부터 만만치 않은 승부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철민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대전의료원 건립과 대전역세권 혁신도시 지정·도심융합특구 지정 등을 이루어내며 해묵은 지역현안 사업들이 물꼬를 트고 있다”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수년간 뛰어온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비례 대표 현역의원인 윤창현 의원이 지난해 12월 동구 조직위원장 자리를 꿰차고 발 빠르게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경제전문가’ 출신으로 지역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윤창현 의원은 충청은행 유치를 위한 대전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의 충청권 은행설립 국정과제를 직접 챙기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대전고 동문 후배인 이장우 대전시장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창현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기획위원회 자격으로 일찌감치 대전 민생 방문을 시작으로 동구지역 안착을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전역세권 개발을 위한 ‘도심융합특구 조성을 통한 지방 역세권 등 개발지원과 지역혁신 선도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 대표 발의를 비롯하여 도심융합특구 사업의 초석을 다지는 토지 보상 길을 터 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경제정책전문가로서의 면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다만, 충북 청주 출신인 윤창현 의원은 타 후보들보다 부족한 인지도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윤창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전의 기울어진 정치지형은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특히, 동구는 여러 인프라가 부족하고, 지역경제 또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제정책전문가로서 쌓아온 경험과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동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부했다.

여의도에 입성하면 ‘3선급 초선의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현택 전 동구청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정치신인 가산점 제도에 가로 막혀 아쉽게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한 한현택 전 청장은 곧바로 여의도 입성으로 방향을 틀고 지지세 확장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9급 공무원을 시작으로 지난 2010년 대전시 공보관으로 공직을 마무리하고, 과감하게 정치현장에 뛰어든 한현택 전 청장은 재선 구청장을 지내는 동안 원내교섭단체인 국민의당 최고위원·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을 역임하는 등 중앙에서도 통하는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물결 속에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당 지지율보다 두 배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며 동구지역에서 ‘한현택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현택 전 청장은 특유의 스킨십을 바탕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의 조직이 그대로 건재한 것으로 알려진 한현택 전 청장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선에 대비하여 지지세를 결집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소통 창구를 형성하고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한현택 전 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민선 5·6기 동구청장을 거치며 동구를 위해 다양한 봉사를 해왔다”면서 “이제는 그동안의 경험을 기반으로 중앙무대에 진출해 대전을 만든 모태도시 동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황인호 전 동구청장도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호 전 청장은 4선의 동구의원을 시작으로 동구의회 의장·대전시의원·대전시의회 부의장·동구청장 등 지방자치의 단계를 차례로 밟아간 지방자치 전문가로 통한다. ‘동구 토박이’인 황인호 전 청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바람 속에서 재선 고지에 오르는 것은 실패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패한 대전지역 4개의 기초자치단체장 중 가장 차이가 적은 3.19%p 차이로 惜敗(석패)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황인호 전 청장은 20년간의 의정활동과 4년간의 구정업무를 통해 동구민과 지속적으로 호흡한 점이나 풍부한 의정경험을 바탕으로 행정경험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년 가까이 정치인으로서 동구민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한 황인호 전 청장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장철민 의원과 한 판 승부를 펼쳐 본선 티켓을 확보한 후 여세를 몰아 여의도에 입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인호 전 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완장을 차는 것보다 동구를 어떻게 개혁·발전시키는가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위치가 주어진다면, 동구를 위해 뼈를 묻을 각오가 되어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는 “특별히 결정된 것이 없다”며 “후보군에 언급되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