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3 – 충청남도 천안시 갑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쏘아올린 ‘중대선거구제 개편론’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화답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었지만, 지난 4월 10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는 여·야 전원위원회에서 집권여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vs 야당의 ‘비례대표제 확대’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 가운데, 우선은 지난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한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지역구를 토대로 인물 탐구에 들어가고자 한다.

 

22대 총선을 351일 앞두고 ‘충남 정치1번지’ 천안갑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4명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을 발판 삼아 지난해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0.73%p 차이로 박빙의 승리를 쟁취하면서 집권여당으로 올라선 국민의힘은 대통령 취임식 20여일 만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석권하며 3년 전 참패를 만회하기 위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여소야대의 정국 하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아 수도권으로 북상시키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이 정체되어 있는 점이나, 지난 3.8 전당대회를 통하여 신임 지도부가 구성되었지만, 컨벤션효과를 누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지도부의 잇단 舌禍(설화)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지난 13일 김기현 대표가 ‘전광훈 목사 손절’을 촉구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한 이후 당 내홍이 격화되면서 텃밭인 TK 민심마저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김기현 대표가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광훈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내 비판을 넘어 더불어민주당의 공격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소속의 성 비위로 초래된 2021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후보 공천을 단행했지만,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된 후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0.73%p 차이로 惜敗(석패)하면서 집권여당 자리를 내주게 된다. 또한 대통령 취임식 20여일 만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비롯하여 대다수 기초자치단체장마저 守城(수성)하지 못하면서 22대 총선을 1년 남겨둔 시점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28석 중 20석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발판삼아 ‘어게인 2020’ 재현을 꿈꾸고 있으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위 ‘개딸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모양새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지난 2021년도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파문’으로 이재명 대표가 고개를 숙였지만, ‘돈 봉투 파문’이 일파만파로 연일 언론을 장식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지난 2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돈 봉투 파문’의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급거 귀국하여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론의 싸늘함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이 좀처럼 제자리를 못 잡는 가운데, 거대 양당에 실망한 무당층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이유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녹색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제3지대 정당이 출현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원도심과 농촌지역이 혼합돼 있는 ‘충남 정치1번지’ 천안갑은 역대 선거에서 당 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투표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지난 2008년 자유선진당 바람이 충남 전역을 강풍 속에서도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재선 고지에 오른 유일한 지역이 바로 천안갑이다. 천안갑 지역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부터 분구가 되면서 천안 3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새누리당 박찬우 후보가 당선됐을 정도로 천안을과 천안병 지역과 달리 보수적 색채가 강했으나, 박찬우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마하면서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후보가 당선된 이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양승소 전 지사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진석 후보가 당선되는 등 진보진영의 지지세 또한 만만치 않아 내년 22대 총선에서는 보수 vs 진보가 호각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안갑은 후보군 4명이 모두 한 차례씩 총선 후보로서 본선에 진출한 경험이 있어 인지도 싸움보다는 지역을 위해 어떤 능력을 보여주고,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에 따라 유권자들의 표심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진석 의원이 재선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양승조 전 지사의 초대 비서실장 출신인 문진석 의원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호남 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토박이인 전종한 전 천안시의회 의장을 따돌리며 본선에 진출한 후 여세를 몰아 여의도까지 단 번에 입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지난 2021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을 받으며 당의 탈당 권유를 받은 바 있는 문진석 의원은 이후 당 전략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치적 볼륨을 키웠고, 지난 20대 대선 당시에는 이재명 후보의 중앙대 동문으로서 충청권 의원 중 유일하게 ‘7인회’ 멤버로 활동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문진석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하여 친명계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되는 점이 내년 22대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진석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현안들을 많이 해결했다”면서 “일을 잘했다는 시민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 내외적으로 경쟁자가 없다”며 경선과 본선에 자신감을 보였다. 문진석 의원은 이어 “국비 확보로 20년 만에 새 옷을 입는 경부선 천안역사 증·개축에 일조했다”면서 “임기 중 가장 뿌듯한 일이라”며 “재선에 성공한다면, 5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천안독립기념관-병천-오창산업단지-청주공항’ 구간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또한 문진석 의원은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안·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안·스쿨존 중장비 사고 방지법 등 민생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고 통과시켰다”며 법안 발의 성과를 설명한 후 “당선 이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민 지원을 위해 매월 세비 30% 후원 약정을 이어가고 있으며, 적십자사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192호 회원이 됐다”면서 “올해 후원을 마치면, 총 1억원 후원을 지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대표적 정책통으로 통하는 한태선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여 새누리당 박찬우 후보에게 패한 바 있는 한태선 부원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당내 경선에서는 이규희 후보에게 일격을 당하며 패배의 쓴 잔을 마시며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2020년 구본영 전 천안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따른 직위상실로 21대 총선과 동시에 치러진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서 본선보다 더 치열한 경선 문턱을 통과한 바 있는 있는 한태선 부원장은 미래통합당 박상돈 후보에게 0.8%p 차이로 惜敗(석패)하며 천안시청 입성이 좌절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적극적으로 도운 바 있는 한태선 부원장은 정통 당료 출신으로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민주당 정책위원회 전문위원·청와대 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한태선 부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천안 발전을 위해 가장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이어왔다”면서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두 번이나 출마 경력이 있어서 인지도 역시 높다”고 강조했다.

한태선 부원장은 이어 “천안 지역 현안은 매우 유동적으로 총선 등 다양한 정치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현재 봉사활동 등을 전개하며 지역민들과 밀접한 접촉 이어가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누구보다 큰 성과를 효율적으로 제대로 만들 수 있다”고 자부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최근까지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에서 후학 양성에 매진한 바 있는 박찬우 전 의원이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충청권의 대표적 정통행정관료로 명성이 높은 박찬우 전 의원은 대전시 행정부시장과 행정안전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천안지역 3개 지역구 중 보수진영 후보로 유일하게 당선되는 저력을 발휘한 바 있는 박찬우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며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에는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국민의힘 충남지사 경선에 나섰으나, 도내 당협위원장들의 김태흠 지사 지지 결정에 밀리면서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풍부한 행정경험의 소유자로 후보군들 중 유일하게 행정과 입법을 두루 겸비한 박찬우 전 의원은 행정력과 정치력을 바탕으로 지난 20대 국회의원 시절 못다 이룬 공약을 완성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지지자들을 비롯하여 주변 민심을 경청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찬우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선거제도 개편 논의 등 여러 정치 사정이 매우 유동적이고, 불투명하다”면서 “당분간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상대적으로 국정 경험이 많다”고 자부했다.

박찬우 전 의원은 이어 “평생 공직자로서 공적인 일을 해온 사람으로 공직관과 국가관이 누구보다 확립돼 있다”면서 “국가 정책 비전·발전 전략 등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정치력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정쟁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며, 행정력은 법률·예산·사업 등을 조직화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박찬우 전 의원은 “정치는 국가와 국민을 중심으로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것인데, 정치의 기초는 국민이라고 다들 이야기하지만, 현실 정치는 국민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정쟁 뿐이라”고 비판한 후 “현재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 것과 반대로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 늘 죄송한 마음뿐이라”면서 “어느 지역에서 어떤 정치를 하든 초심을 잃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외교안보전문가로서 윤석열 정부 초대 국방부 차관을 꿰찬 신범철 차관은 장성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차관으로서의 소임을 무난히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인재영입 6호로 정계에 입문한 신범철 차관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 미래통합당 단수추천으로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짓고, 선거전에 돌입했으나,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 후보의 출마로 보수진영이 분열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후보에게 1.42%p 차이로 惜敗(석패)한 바 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살리는 선거대책위원회’의 당당한 외교안보정책본부 총괄간사로 활약한 바 있는 신범철 차관은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외교부 정책기획관·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국립외교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국방부 차관으로 취임하며 당적을 내려놓은 신범철 차관은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서 내년 22대 총선과 관련하여 어떠한 언급도 자제하며 말을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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