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2 – 세종특별자치시 갑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쏘아올린 ‘중대선거구제 개편론’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화답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었지만, 지난 4월 10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는 여·야 전원위원회에서 집권여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vs 야당의 ‘비례대표제 확대’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 가운데, 우선은 지난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한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지역구를 토대로 인물 탐구에 들어가고자 한다.

 

22대 총선을 358일 앞두고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전초기지 세종특별자치시갑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7명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을 발판 삼아 지난해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0.73%p 차이로 박빙의 승리를 쟁취하면서 집권여당으로 올라선 국민의힘은 대통령 취임식 20여일 만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석권하며 3년 전 참패를 만회하기 위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여소야대의 정국 하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아 수도권으로 북상시키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이 정체되어 있는 점이나, 지난 3.8 전당대회를 통하여 신임 지도부가 구성되었지만, 컨벤션효과를 누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지도부의 잇단 舌禍(설화)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지난 13일 김기현 대표가 ‘전광훈 목사 손절’을 촉구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한 이후 당 내홍이 격화되면서 텃밭인 TK 민심마저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소속의 성 비위로 초래된 2021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후보 공천을 단행했지만,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된 후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0.73%p 차이로 惜敗(석패)하면서 집권여당 자리를 내주게 된다. 또한 대통령 취임식 20여일 만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비롯하여 대다수 기초자치단체장마저 守城(수성)하지 못하면서 22대 총선을 1년 남겨둔 시점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28석 중 20석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발판삼아 ‘어게인 2020’ 재현을 꿈꾸고 있으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위 ‘개딸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모양새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지난 2021년도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파문’으로 이재명 대표가 고개를 숙였지만, ‘돈 봉투 파문’이 일파만파로 연일 언론을 장식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이 좀처럼 제자리를 못 잡는 가운데, 거대 양당에 실망한 무당층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이유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녹색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제3지대 정당이 출현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2년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공식 출범과 동시에 단독선거구로 변신한 세종시는 19대와 20대 총선에서 연속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당선되며 진보진영의 아성으로 자리 잡게 됐다. 지난 2020년 인구 35만명을 돌파하면서 21대 총선을 앞두고, 갑·을 지역으로 분구가 된 세종시는 19대부터 21대까지 세 차례 치러진 총선에서 보수진영이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지역으로 그야말로 보수진영에게는 ‘척박한 땅’으로 客土(객토)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진보진영에게는 ‘기회의 땅’이자 ‘聖地(성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세종시는 지난해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도 충청권 4개 시·도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충청의 아들’을 표방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7.77%p 차이로 따돌리며 유일하게 승리한 지역이다. 다만, 3개월 후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3선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후보를 5.67%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광역의원 수는 세종시의회 지역구 18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3석을 차지하면서 특히 도심지가 많은 세종갑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따라서 22대 총선에서 세종갑은 진보진영의 연승 vs 보수진영 최초 승리가 관심을 모으는 지역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성국 의원이 재선 도전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샐러리맨 신화’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전략공천에 성공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홍성국 의원은 본선에서 비례대표 현역의원이던 미래통합당 김중로 후보를 꺾고 여의도에 입성한다. 대우증권 공채 출신으로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를 최초 역임한 홍성국 의원은 여의도 입성 후 경제통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히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장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경제전문가로서 고향인 세종시를 ‘행정수도 세종’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는 홍성국 의원은 4년의 임기만으로는 자신의 공약을 완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하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종 세종시당 청년위원장도 출마 입장을 내비쳤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 국민소통특별위원과 세종시 지방보조금관리위원 등을 역임한 박범종 위원장은 현재 사단법인 기본사회 세종공동대표와 세종시 배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감정평가사로서 주민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것으로 알려진 박범종 위원장은 침체된 당 분위기를 쇄신하고, 고향인 세종시를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세종시당위원장으로 모시고 있는 홍성국 의원과의 경선을 통해 본선 티켓을 확보해야 하는 박범종 위원장은 역동적인 당의 모습을 위해서라도 정치신인으로서 현역 프리미엄에 위축되지 않고, 깨끗하고 참신한 정치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군들 중 최연소인 박범종 위원장은 지역 행사장을 얼굴을 내밀며 인지도 향상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종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혐오가 확산되며, 정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기성 정치권이 개혁을 이루기는 힘들다”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 완성을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 완전 이전만 남은 상황으로 이제는 세종시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 할 시기라”며 “지역에 새바람을 일으킬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선 부대변인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세종을에 출사표를 던지고 경선까지 치렀으나, 강준현 의원에게 패배하며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한 이영선 부대변인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의 공천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지역에서 꾸준한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중량감을 키우며 인지도를 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토박이 출신으로 세종소상공인연합회 법률고문·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행정수도완성세종시민대책위원회 대변인 등을 역임한 이영선 부대변인은 노무현재단 지역위원회 상임감사·세종시교육청 고문변호사 등을 맡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같은 당 홍성국 의원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쉽사리 출마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영선 부대변인은 권역별 비례대표 제도가 도입될 경우 충청권 비례대표 도전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선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내와 선거구제 개편 상황 등을 지켜보며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중로 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하여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후보에게 패한 바 있는 김중로 전 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하여 최민호 시장 당선이라는 값진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연임을 위해 다시 한 번 세종시당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류제화 변호사에게 일격을 맞으며 연임이 좌절된 바 있는 김중로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최민호 시장 당선 등에 기여한 공로를 앞세워 설욕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육사 30기로 군문에 입문하여 70사단장을 역임한 김중로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국민의당 비례대표 10번으로 여의도에 입성하여 제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회 간사·바른미래당 최고위원·바른미래당 세종시당위원장·국민의힘 세종갑 당협위원장·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조직운영능력·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리더십·탄탄한 인맥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중로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앙당의 요청이 있으면, 출마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젊은 피’ 류제화 세종시당위원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 선거에서 30대 돌풍을 일으키며 60.8%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는 류제화 위원장은 주민들과의 스킨십 강화를 통해 인지도 향상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호 시장의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역임한 류제화 위원장은 ‘민선 4기 세종시정’의 든든한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세종 시민의 평균 연령과 비슷한 나이임을 내세우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실용적인 정책 준비에 나선 류제화 위원장은 세종시 교원단체총연합회 및 전교조 세종지부와 정책간담회를 통해 세종을 교육특구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2022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교육자유특구를 통한 지역인재육성’이라는 주제에서는 발제자로 나서는 한편 ‘지방시대 실현과 지역혁신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자로 나선 바 있는 류제화 위원장은 지역 정책 현안으로 ‘교육’을 꼽고 있으며, ‘교육특구 세종’에 초점을 맞추고 표심잡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제화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 시절 세종시 국정과제 등 다양한 지역 공약들을 다듬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종시가 행정 및 미래전략 수도로 발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성선제 세종미래포럼 이사장도 강력한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세종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최민호 시장과 경합을 벌인 바 있는 성선제 이사장은 당시 후보로 낙점되지는 못했지만, 경선과정을 통해 인지도 상승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민주자유당 공채 2기로 당료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위스콘신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성선제 이사장은 귀국한 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원을 지내고, 영산대·한남대·고려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고향인 대전 동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동구청장에 출마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물결 속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배를 마신 바 있는 성선제 이사장은 자신이 거주하는 세종에서 정치적 꿈을 실현하기 위해 切齒腐心(절치부심)하면서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민들의 뜻을 수렴하기 위한 경청 투어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성선제 이사장은 세종시 투자유치자문관을 역임했다.

성선제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완성을 통해서 세종을 실질수도로 만드는데 가장 적임자라”고 자부한 후 “정치·행정 등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을 위해서 발로 뛰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천규 세종발전연구소장도 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세종시장에 도전하여 ‘UN본부 세종유치’ 등의 획기적인 공약을 내 걸은 바 있는 장천규 소장은 출마선언 5일 만에 경선후보 등록을 포기하고 이춘희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며, 이후 “윤석렬 정부와 함께 바야흐로 충청 중심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유를 들어 6.1 지방선거를 5일 남겨 놓고 최민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세종시 인재육성재단 이사·행정수도완성 시민대책위 공동대표·새 희망포럼 세종지부 상임대표·김태흠 충남지사 캠프 충청권메가시티본부장 등을 역임한 장천규 소장은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뿌리를 내린지 상대적으로 장천규 소장은 현재 당내 조직으로 구성된 산악회 활동 등 당 외곽 인포멀 조직과 사회활동 등으로 바닥을 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천규 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분열로 인해 굵직한 지역 현안들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분열된 지역사회와 나라를 통합하며, 지역민들의 정서를 보듬을 수 있는 정치를 중앙무대에 펼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출마 자체로 더불어민주당 공천은 물론 본선과 세종을 지역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는 이춘희 전 세종시장은 내년 22대 총선 출마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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