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1월말, 0.0도의 초겨울,서리꽃이 피었다.눈으로만 즐기던 감나무가내가 좋아하는 홍시를 선물해주어 깊은 가을맛을 즐기는 중이다.봄부터 줄곧 꽃대를 올리고 흰 씨를 날리던 민들레꽃도 이제 긴 여정을 접었다.오늘이 첫눈이 온다는 소설小雪.꽃뿐 아니라 모든 것이 순식간이다.인디언 서머가 생각나는 아침이다.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지나간 것은 훗날 소중해지리라"/푸시킨
입동(立冬)- 송세헌 -감이 꽃같이 피었다빛이 홍시로 익었다아무도 보지 않고아무도 따지 않는 빈 집손절한 마당풀 덮힌 길 쪽으로휘영청 늘어진 가지 끝가을이 호롱불로 켜져 있다
서리가 내렸다고단한 햇살은 숲 아래 눕고나무들은 길어진 제 그림자에 골똘해졌다단단해지며 향(香)을 품는 모과와 같이냇물도 걸음을 늦추고 졸아들고 있는 중이다햇살도, 감나무도, 탱자나무도안개 속 몸 담그며노랗게 증류되어 가는데뜳은 세상 우려내라고 된내기가 내렸다
한여름 폭포 밑에서 듣던 물소리가 났다.때론 여울지는 강물 위를 보트에 기대어 달리는 기분이다.동체가 흔들리면 한겨울 언덕 눈 위에서 미끄럼을 타는 것 같았다.때론 빠르고 매끄럽게 총알을 탄 듯 우주로 빠져나가는 듯했다.야간에 쏘아 올린 우주선을 탄 것 같았다.창밖 암흑 속에서 우주의 럴러바이가 들린다.그러다 난류를 만나면 새마을호를 타는 듯 흔들린다.서유럽행 야간 비행이었다.엉덩이와 의자의 긴 시간 싸움이었다.14시간 동안 공중에 발을 딛고 있던 비행기와 나는거위가 내려앉듯 뒤뚱거리며 리스본 공항에 착지했다.
얘야,저기 고민하는 군상들 좀 보아라.몇천년 전부터 저러고 있단다.그러다 병들과 싸우다, 저희들끼리 싸우다 간신히 살아나또 저러곤하지. 우리야, 개팔자지!이제 오뉴월에만 개팔자가 아니야,일년내내 평생 보장이지.먹을 거 입을 거 다 외제지?개모차도 외제지?이제 단골 미용실,단골 식료품가게,단골 사진관도 있지?우리 전용 호텔도 있지?반려동물 여행이나 숙박 투어도 생겼지?이제 단골 화장장에 장례사까지 있어.장례도 걱정 없단다! 근데네 모자와 선그라스는 어쨌니?
김민석 총리님께서 지난여름 무더위에 고생하는 쪽방 식구들을 위로하기 위해 벧엘의집을 방문했었다. 그 자리에서 쪽방상담소의 명칭 변경을 건의했는데 다행히 쪽방상담소 명칭을 변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우선 전국쪽방상담소협의회에서 의견을 모아 복지부에 건의하는 것으로 했다.내가 쪽방상담소 명칭 변경을 건의한 것은 우선 상담소라는 명칭과 현재 쪽방상담소의 업무와 너무도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사회복지에서 위기 개입을 위해서는 먼저 상담을 통해 대상자의 상황과 욕구를 파악하는 단계를 사정 단계라고 말한다. 아마도 그런 의미에서 상담소라
풍요가 만든 과식의 시대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성인병’이 ‘생활습관병’으로 바뀐 배경에는 연령이 아니라 생활 패턴이 병을 만든다는 인식 전환이 있었다.잦은 간식과 야식, 칼로리·당·가공식품의 범람, 움직임의 감소가 인슐린 과다·내장지방·만성염증을 키우며 혈관·호르몬·면역계를 동시에 흔들고 있다.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핵심은 비움이다. 덜 먹고, 간격을 두고, 잘 배출하는 생활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다. 금식의 극단이 아니라 섭취의 총량과 타이밍을 조절해 대사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는 전략이다.비움의 3원칙은 분명하다. 첫째, 안
가을 절기 중 하나인 백로가 지나면서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더위도 한풀 꺾여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올여름은 무더위와 사투를 벌인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들어 가장 더운 해였던 것 같다. 그래도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좀처럼 물러나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더위도 계절의 변화에 맞춰, 아직 늦더위는 조금 남아 있지만 한풀 꺾여 가고 있다.가난한 사람들에게 추위가 견디기 어려울 것 같지만 최근 들어서는 무더위가 더 견뎌내기 힘든 것 같다. 추위는 옷이라도 겹겹이 입으면 그런대로 버틸 수 있는데
요즘 폭염은 철이 안들어 처서의 매직도 없더니드디어, 기어코 9월까지 왔다.오늘 새벽 기온이 18도, 안개주의보가 떴다.이 폭염이 아홉 수를 넘길 수 있을까? 재밌는 얘기를 들었다.베에토벤은 교향곡을 9곡을 작곡했고,그의 사후 9곡의 교향곡을 작곡한 음악가는 없다고 한다.슈베르트는 불멸의 대작이라고 하는 8번 미완성 교향곡과스케치만 남긴 7번까지를 포함해서 모두 아홉 곡을 작곡했고,슈만과 브람스가 네 곡을, 멘델스존은 다섯 곡을 남겼단다.음악사의 불가사의한 아홉수라고 한다.
기후위기 속 여름철 폭염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일상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양산은 선택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아야 한다.올해 여름도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평균 기온 상승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여름철 폭염 일수는 과거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온열질환 응급환자 수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폭염 일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뜨거운 열기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요양원 촉탁의로 중앙요양원에 회진을 갔다.휠체어에 박○○할머니가 앉아 계셨다.평소에도 얌전하신 이쁜 치매 할머니시다.오른손에 달걀만한 귤 하나를 꼭 쥐고 계신다."할머니, 식사 나오기 전에 귤 드셔야죠.귤 까드릴까요?" "안도ㅑ!시어머님 갖다 드릴껴"하고 꼭 쥐고 안 내놓는다.아!이 뭉클함이란 !86세 할머님의 시어머님 사랑과 공경!
바다는 안부를 묻지 않는다.내 체세포 원형질의 고향극한혐오, 극한호우, 극한폭염 속배냇내음의 지남력으로 다녀왔다. 바다는 편안으로 'ㄴ'하게 누워 나 사이 행간을 밀고와 진맥한다.바다와 내가 손잡고 누웠던 자리탯줄같은 매듭무늬 문자를 남기고 갔다.
잔잔한 향 라벤다 캔들을 켠다파도 소리같이 찰랑이는 커튼 자락창 밖 부서지는 파도에 윤슬이 손짓한다따순 수온이 피부에 속삭인다명상음악의 Sensory healing 눈을 감고숨을 내쉬고마음을 비우고머리를 정돈한다모든 감각이 리셋된다한여름을 창 밖에 두고 읽는다
벧엘의집 프로그램 중에 매년 계속할지를 고민하다가 올해는 뭔가 달라지겠지 기대를 하면서 계속 이어가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벧엘농장과 보석같은 남자들이다. 벧엘농장은 울안공동체 식구들의 자활프로그램으로 햇수를 헤아리는 것조차 무의미한 아주 오래된 프로그램이다. 당장은 어떤 결과물이 없더라도 벧엘이 꿈꾸는 공동체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기에 농사짓는 법을 배워 벧엘의집이 언젠가 생활공동체를 만들 때 자체적으로 자급자족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프로그램으로 농업자활프로그램이다.그런데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소규모
인류의 역사와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이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이자 염원, 바로 '건강'이다. 건강은 육체와 정신이 온전하여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의미한다. 근대에 들어 과학의 발전, 주거 환경 위생 개선, 그리고 식생활의 변화는 인간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려 백세시대를 열었고, 많은 이들이 장수를 누리게 되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거나 존재조차 몰랐던 수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삶의 질이 저하되고 고통받는 상황에 놓여 있다. 건강한 사람조차도 언제 질병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현재
요즘은 새소리의 시그널 뮤직으로 아침을 연다.열대야로 앞뒤 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새소리가 싱그럽다.여름새를 찾아보니 개개비, 흰눈썹황금새 같다.할미새, 뻐꾸기가 울고,까마귀를 쫓는 까치 떼의 공격형 울음도 있고,고양이가 노리는 새끼 참새 소리도 난다.(고양이의 옛말은 고니였단다.)올해는 유난히 제비가 많이 보인다.연미복을 입고 지지배배 까르르집단군무를 추는 제비떼들을 보노라면K-pop 아이돌의 칼군무가 생각난다.계속 삶을 거라는 일기예보!새벽의 시원한 바람과 새소리 샤워가 좋다.바로 심산계곡의 폭포 아래로 데려다주기 때문이
7월 7일, 어제가 24절기의 11번째 소서小暑였는데 여름휴가 계획은 세우셨는지요? 여가문화의 트렌드가 변해 이제 사철 가리지 않고 일정을 잡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직장인들은 여름이 제철일 성싶습니다. 작거나 큰 더위에 초와 중, 말 그 복伏이 몰린 염천을 한시라도 벗어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찜통과 가마솥, 한증막 더위를 피하는 것인데 피서避暑가 바로 그런 뜻이지요.올해는 윤월이 들어 음력 6월이 1달(7.25-8.22.) 더 반복됩니다. 예로부터 윤달에는 결혼과 집수리나 이사, 수의 장만과 이장移葬 등 중대사를 날 받지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는 이제 도시 생활의 ‘필수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짧은 거리라면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탈 수 있고, 자동차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았다. 그러나 그 편리함은 종종 보행자 안전과 시민 불편을 담보로 유지되어 왔다.최근 서산시의 민원 현황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2년 11건에 불과하던 관련 민원은 지난 2023년 46건으로 4배 이상 늘었고, 올해는 4월 기준 벌써 60건을 넘어섰다. 인도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전동킥보드·통행로를 가로막는 주차·2인 이상 탑승 등 시민이 위험을 감
사진으로 시간의 문을 열고 닫으며일상의 지문을 찍고, 음율로 수 놓은지 어느덧 1,000회가 되었습니다.이제 알량하게 알고 있는 음곡도 바닥났습니다.^^깨알만큼이라도 마음의 위로가 되었으면 좋으련만,갈수록 걱정과 조바심이 이는군요. 미욱한 작품을 보고, 읽고, 들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이제 1,000회를 빌미로부정기적으로 올리려고 하오니 넓은 이해 부탁드립니다.언제나 즐거운 아침 산책길이시길 바랍니다.
오는 6월 28일은 ‘철도의 날’입니다. 1905년 1월 1일에 개통된 441.7km의 경부철도- 그 어중간(충북 영동군 영동읍 가리 588번지)에서 출생한 저로서는 국가기념일 이상으로 각별합니다. 백두대간의 227m 추풍령역을 오르내리는 기차의 굉음은 자장가이자 기상나팔이었으니 말입니다. 조부께서「천자문」을 가르치시는 엄한 시간에도 칙칙폭폭 소리가 나면 들창으로 한참 내다보았습니다. 장맛비와 폭설, 어둠을 헤치며 달리는 객차와 화차들...역장이셨던 백부님 덕에 무임승차권 소위 ‘가족 패스권’이 발급되었습니다. 해서 방학이면 명함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