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15 – 대전광역시 유성구갑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쏘아올린 ‘중대선거구제 개편론’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화답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었지만, 지난 4월 10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는 여·야 전원위원회에서 집권여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vs 야당의 ‘비례대표제 확대’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선은 지난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한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지역구를 토대로 인물 탐구에 들어가고자 한다.

 

22대 총선을 253일 앞두고 대전 유성갑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3명 정도로 알려졌다.

‘국정 안정 vs 정권 심판’이라는 대명제 아래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2대 총선에서 ‘중원을 잡아야 승자’가 된다는 공식이 말해주듯 여야는 충청권 탈환과 사수를 위해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여소야대의 정국을 극복해야만 하는 국민의힘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아 수도권으로 북상시켜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안정적 국정운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에 도취해 공천 과정에서 지난해 6.1 지방선거와 같은 납득할 수 없는 공천이 이루어질 경우 스스로 자멸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3연패한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28석 중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지역이 무려 20석이나 되는 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어게인 2020’ 재현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으로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이 좀처럼 제자리를 못 잡는 가운데, 거대 양당에 실망한 무당층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이유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녹색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제3지대 정당이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고졸 신화’ 무소속 양향자(초선, 광주 서구을) 의원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한국의희망’ 창당 발기인대회를 통해 첫 발을 내딛었으며, 금태섭 전 의원도 ‘킹메이커’로 통하는 김종인 박사 등의 후원을 업고 8월 신당 창당 완료 계획을 밝히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부터 분구된 유성갑 선거구는 두 차례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새누리당 진동규 후보와 미래통합당 장동혁 후보를 상대로 각각 14.56%p와 16.08%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되며 진보진영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이다. 다만, 지난해 20대 대선에서 유성갑 지역은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승리하였고, 6.1 지방선거에서도 유성갑 지역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우위를 보이면서 내년 22대 총선에서 진검 승부를 펼쳐야 할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승래 의원이 3선 중진 의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희정의 비서실장, 노무현의 비서관’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을 뚫고 여의도에 입성한 조승래 의원은 초선임에도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아 활약하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主君(주군)으로 모셨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관련 징역 3년 6월의 대법원 확정 판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래통합당 장동혁 후보를 무려 16.08%p 차이로 따돌리며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21대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선임돼 활약하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이라는 이점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며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승래 의원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당내 경쟁자가 없어 본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조승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극심한 수해와 경제난 등으로 민생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총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적당한 시기에 알맞은 방법으로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유성 토박이’를 강조하는 김문영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도 출마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5년 민주자유당 공채 4기로 정계에 발을 디딘 김문영 전 행정관은 2급 상당의 국회정책연구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대덕연구개발특구복지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유성에서 태어난 김문영 전 행정관은 초등학교·중학교·대학교도 모두 유성에서 졸업한 강점을 바탕으로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의원에 도전하여 낙선한 바 있으며, 지난 2021년에는 국민의힘 유성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되어 20대 대선까지 유성을에서 활동한 바 있어 지역구를 옮기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김문영 전 행정관은 유성을 당협위원장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으면서도 지난해 6.1 지방선거 국민의힘 유성구청장 경선에서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에게 패배하며 다시 한 번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체면을 구긴 바 있다. 무엇보다도 김문영 전 행정관은 지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모든 선거에 출마한다는 비판을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급선무로 보인다.

김문영 전 행정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기회를 주신다면 지역과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도 적극적은 출마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대덕대 교수 재직 당시 대전시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권에 입문한 진동규 전 청장은 2년 후 치러진 유성구청장 보궐선거에서 辛勝(신승)을 거두며 유성구청에 입성하며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 2년 후 치러진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전 전역을 싹쓸이한 가운데, 무난하게 재선 고지를 밟은 진동규 전 청장은 ‘청정유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구정 수행에 매진한다. 하지만,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연이은 네 차례의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게 최소 10%p·최대 24%p 격차로 패하며 정치적 침체기를 겪었다. 특히,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의 후광을 입은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대전시장과 유성구를 제외한 4개 구청장을 석권할 때 유일하게 패배하며 체면을 구겼다. 다만,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는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정용래 청장을 상대로 2.33%p 차이로 패배해 선전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진동규 전 청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진석)가 만든 ‘동일 지역 동일 선거구 3회 이상 낙선자 공천 배제’ 조항의 지속 여부에 따라 출마하느냐, 출마가 제한되느냐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진동규 전 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향토 호텔 매각·연구 인력 유출 등 관광·과학특구 유성의 명예가 훼손되고 있다”고 강조한 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민주당 정치인들은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면서 “그 누구보다 유성 곳곳에 필요한 사항들을 잘 알고 있다”며 “맡겨 주신다면, 예산 확보는 충청권에서 1위로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힘의 경우는 유성과 연관이 깊은 고위 공직자 출신이 출마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으며, 유력 청년 정치인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전 대전시장·전 국회의원·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내년 22대 총선 출마설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미리보는 총선 인물탐구] 다음 기사는 '충남 보령·서천'편이 보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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