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에 위치해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유성구 지족동 이전 계획과 관련하여 대전시를 비롯한 중구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중구 상인회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4월 17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항의 방문하여 “원도심 상권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뜻을 전달했으며,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대전 중구 국회의원 당선인과 김제선 중구청장을 비롯한 정치권 및 중구 상인회 등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항의 방문과 이전 반대 집회를 전개하는 등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소상공단시장진흥공단의 지족동 이전 입장은 확고한 것 같다.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지난 4월 24일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이미 결정된 사안으로 돌이킬 수 없으며, 오는 6월까지 이전을 마칠 계획”이라고 천명한 후 “소진공은 본사만 대전에 있는 국가공단으로 원도심 활성화 역할을 맡고 있는 대전시 산하기관이 아니라”면서 “마치 소진공 이전 여부가 원도심 활성화의 전부인 것처럼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성효 이사장은 “제 임기 내에서 세종시 이전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에 이전한다면 대전에서 건물을 매입해 정착하고자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성효 이사장이 기자회견까지 자청하여 “오는 6월까지 이전을 마칠 계획”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중구 잔류는 이미 물 건너간 것 같다. 한가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족동 이전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 1년 6개월 동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구 잔류를 위한 대전시의 안일한 뒷북 행정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이전 논란은 이미 지난 2022년 9월 불거졌다. 당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에 대해 김연수 전 중구의회 의장 등은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를 조직하여 이전 반대 집회 및 1인 철야농성 등을 진행했으며,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의 적극적인 노력 끝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이전 계획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특히, 이장우 시장은 지난 2022년 11월 중구청 대회의실을 방문하여 “균형발전차원에서 원도심을 떠나 신도시로 이전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절한 방법을 다 같이 모색해야 한다”고 천명하며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김연수 전 의장 등이 주도한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이장우 시장을 위시한 대전시는 안일한 행정으로 일관한 것 같다. 대전시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원도심에 잔류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만족할 만한 이전 대상지를 제시했어야만 한다. 하지만, 대전시가 제안한 이전 대상지들은 단 한 곳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 같다. 더구나 대전시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제안한 이전 대상지로는 월평동에 위치한 옛 화상경마장 부지·서구 관저동 발전연수원 옆 토지·유성구 톨게이트 앞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이들 지역이 원도심인지 이장우 시장에게 묻고 싶다. 과연 지난 2022년 11월 이장우 시장이 중구청을 방문했을 때의 발언과 지난 4월 17일 대전시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항의 방문하여 주장한 내용 중 어떤 것이 대전시의 공식적인 입장인지 명확히 밝혔으면 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이든 기관이든 이사·이전을 위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진리다. 특히, 이사·이전은 때와 시기와 비용과 여건이 맞아야 가능한 것이며, 무엇보다도 입주자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대전시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이전 대상지를 제안하고, “여기로 옮기라”고 주장하는 대전시의 처사는 그야말로 억지춘향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입장에서는 지족동으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업무면적이 5.2평에서 6.2평으로 증가하고,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접근성이 향상 33km에서 14km로 감소되어 출장 시간이 왕복 120분에서 40분으로 감소되는 등 업무효율성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보증금이 10.2억원에서 5.3억원으로 4.9억원 감소되며, 연간 임차관리비가 17.5억원에서 13.2억원으로 4.3억원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전을 강행하지 않고 중구에 잔류한다면, 이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준정부기관으로서 결코 바람직한 행태도 아니다.
그나마 대전에서 성장하여 세종시로 떠나간 중소벤처기업부와는 달리 민선 4기 대전시장을 역임한 박성효 이사장은 자신의 임기 중 세종시 이전 절대 불가와 이번 이전 후 장기적으로는 대전에서 건물을 매입하여 정착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대전시는 박성효 이사장이 지난 4월 24일 기자회견에서 “시장은 물론 구청장도 공단에 방문한 적이 없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전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일침을 깊게 되새겨 지금부터라도 철저하고 세심하게 원도심 지역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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