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22대 총선 후보자 등록이 진행되었다. 이제 3일 후면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가운데, 열전 13일 동안 여·야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게 된다.

매번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여·야의 공천은 국민들 보기에 너무 민망하고 낯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거대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국민들의 조롱과 야유에도 아랑곳없이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혁신공천’이라고 운운하면서 비판을 자초했다. 더구나 서울 강북을 공천의 경우 두 차례나 후보가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세 차례 경선에 참여했던 박용진 의원을 배제하고, 서울 강북구에서 투표도 할 수 없는 송파구 주민 한민수 대변인을 전략공천을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박용진 의원을 향한 집단린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집권여당 국민의힘 역시 보수정당 최초로 시스템 공천 도입을 천명했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것처럼 시스템 공천의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공천 막바지에 갈수록 龍頭蛇尾(용두사미)가 되어 버렸다. 특히,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22일 기자들의 22대 총선 예상 의석 수를 묻는 질문에 “153석에 플러스해서 한 170석은 돼야 하지 않겠나?”라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정영환 위원장의 이 같은 낙관론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라는 속담이 어쩌면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가장 납득할 수 없는 점은 여·야 모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천 취소의 경우 마지막까지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를 배제한 채 전혀 다른 인사들에 대한 공천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대구 중구·남구에서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을 취소하면서 결선 투표까지 펼친 임병헌 의원을 배제하고, 김기웅 전 통일부장관을 우선추천 했으며, 부산 수영구에서도 공천 취소한 장예찬 후보 대신 경선을 펼친 전봉민 의원을 배제하면서까지 부산진구에서 이헌승 의원에게 경선에서 패한 정연국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내리꽂았다.

거대 양당이 모두 이런 행태를 서슴지 않으니 정당민주주의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자신들의 강점을 국민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덜 나쁘다는 메시지만 지속적으로 내뱉는 것이다. 특히, 거대 양당이 대학교수 출신들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모셔놓고, 실질적으로는 당 지도부가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모양새는 국민들을 향한 눈속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결국 이번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거대 양당이 보인 행태는 허울 뿐인 공천 룰과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점에서 서로 탓할 필요가 없이 ‘五十步百步(오십보백보)’요 大同小異(대동소이)한 점에 대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기원전 1,700년경 고대 수메르의 한 점토판에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는 상형문자가 써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고대 수메르의 한 점토판에 써 있던 상형문자의 내용처럼 이번 22대 총선의 거대 양당 공천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요즈음 공천 참, 싸가지 없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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