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경찰·소방공무원 등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일선에서 자신의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제복을 입고 있는 직업군이다. 특히, 군인은 우리나라 헌법 제5조 제2항에서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유사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마다하지 않는 직업으로서 자신이 입고 있는 제복에 자부심을 느껴야만 복무할 수 있는 직업이다.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신성시되어야 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將星(장성)이라면, 將星(장성)이라는 지위까지 오른 勞苦(노고)에 대하여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군 시절 육군 준장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혈기 왕성한 20대의 젊은이들이 걸그룹 공연도 아닌 육군 준장의 강연에 몰두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연히 중대원들 중 상당수의 인원들은 졸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기 일쑤였고, 45분 정도의 강연이 끝난 후 육군 준장이 떠나고 나서 우리는 중대장에게 1시간 넘도록 얼차려(군기훈련)를 받았던 일이 생각난다. 당시 우리에게 얼차려(군기훈련)를 시켰던 중대장은 “대한민국 육군 준장은 그 사람의 인격이나 인간성 등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 육군 준장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존경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던 말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런데 대한민국 將星(장성)에 대한 예우가 땅으로 떨어진 것 같다.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진행한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將星(장성)에 대한 모욕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날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회의를 주재한 충남 금산 출신의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임성근 전 사단장과 질의응답을 이어가던 중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어나세요. 10분간 퇴장하세요”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22대 국회 최고령자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발 들고 두 손 들고 서 있으라고 해요. 하하하”라며 조롱 섞인 모멸적 언사까지 쏟아냈다.

물론, 임성근 전 사단장이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복을 입고 있는 해병대 소장에게 “10분간 퇴장하세요”라든지 “한 발 들고 두 손 들고 서 있으라고 해요”와 같은 모욕적인 언사는 우리 군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한 일이다. 더구나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까지 역임한 박지원 의원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도 ‘막말의 대가’로 통하는 정청래 위원장을 자제시키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더 심한 말로 해병대 將星(장성)을 욕보이는 행태로 국민들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등 제복을 입고 있는 직업은 명예를 먹고 산다. 일반 국민들과 달리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등 제복을 입고 있는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민족 대명절인 설이나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못한다. 그들이라고 설이나 추석에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입고 있는 제복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남들이 쉬는 동안에도 불철주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등의 명예는 우리 국민들이 지켜줘야만 한다. 그런데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제복 입은 군인들의 명예를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으니 과연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 예비역 將星(장성) 분에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제복 입은 분들을 어떻게 예우하는지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그분은 자신이 군에서 전역하고 10여 년이 지나 미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자신이 방문한 지역에서 재향군인의 날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한국의 예비역 將星(장성) 출신이 행사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회자는 즉시 자신을 소개하였고,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최고의 예우로 모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예비역 將星(장성) 분은 “왜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제74주년 6.25 기념식’에서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이 영원히 기억되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보훈 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처럼 6.25 전쟁에 참전한 영웅들 뿐만 아니라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등 제복 입은 분들이 존중받는 나라가 될 때만이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걸맞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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