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23 - 충청북도 보은·옥천·영동·괴산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쏘아올린 ‘중대선거구제 개편론’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화답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었지만, 지난 4월 10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는 여·야 전원위원회에서 집권여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vs 야당의 ‘비례대표제 확대’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선은 지난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한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지역구를 토대로 인물 탐구에 들어가고자 한다.

 

22대 총선을 183일 앞두고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4명 정도로 알려졌다.

‘국정 안정 vs 정권 심판’이라는 대명제 아래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2대 총선에서는 ‘중원을 잡아야 승자’가 된다는 공식이 말해주듯 여야는 충청권 탈환과 사수를 위해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여소야대의 정국을 극복해야만 하는 국민의힘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아 수도권으로 북상시켜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안정적 국정운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 외압 의혹·보수진영 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육사 교정에 설치된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 제거 논란·지난 9월 4일 진행된 ‘공교육 멈춤의 날’에 대한 교육 당국의 섣부른 대처·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인 김태우 전 구청장에 대한 공천 강행·지난달 13일 지명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로 통해 드러난 ‘MB맨’들의 회귀 논란·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김행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장 이탈 논란 등이 중도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지난달 26일 진행된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기각되면서 충분한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며, 친명계 vs 비명계의 대립 역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다행히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이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취지의 허위 인터뷰를 보도한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국민의힘은 ‘제2의 김대업 사건’ 및 ‘희대의 대선 공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으로서는 더 이상 중도층이 이반할 수 있는 논란을 자초하지 말고,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성과를 비롯하여 지난 5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의 방산 수출 성과 및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진행된 G20 정상회의 성과 그리고 18일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하여 4박 6일 동안 41개국과의 양자회담 성과 등 윤석열 대통령 외교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김태우 후보가 큰 격차로 패배할 경우에는 당이 혼돈에 빠질 확률이 매우 높다.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20대 대선과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3연패한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28석 중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지역이 무려 20석이나 되는 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어게인 2020’ 재현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으로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 10일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당내 선거에서 대의원 투표 제도 폐지 및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3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활동을 종료했으나, 혁신안 수용에 대한 결론이 도출되지 못한 채 친명계 vs 비명계의 同床異夢(동상이몽)은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정치윤리 자기개혁’ 선언 하루 만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제명안이 제1소위에서 부결되었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에게 허위인턴증명서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초선, 비례) 의원이 지난 18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가운데, 김남국 의원과 최강욱 의원 모두 친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되며 중도층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또한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이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취지의 허위 인터뷰를 보도한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국민의힘의 파상 공세에 ‘국민의힘의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애매한 입장으로 맞서면서 국민들의 설득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친명계 vs 비명계의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개딸’들에 의한 이탈표 색출에 의원들이 ‘부결 인증’으로 화답하며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다행히 지난달 26일 진행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기각되며 윤석열 정부의 ‘정치 탄압’으로 대반격에 나섰지만,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판사 역시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명시한 바 있어 체면은 구겨진 상태로 리더십에는 타격을 입게 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후보의 큰 격차 승리를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이 좀처럼 제자리를 못 잡는 가운데, 거대 양당에 실망한 무당층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이유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녹색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제3지대 정당이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고졸 신화’ 무소속 양향자(초선, 광주 서구을) 의원이 지난 8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의희망’ 중앙당 창당 대회를 개최하고 22대 총선을 향한 일보 전진에 나섰으며, 금태섭 전 의원도 ‘킹메이커’로 통하는 김종인 박사 등의 후원을 업고 지난 9월 19일 ‘새로운 선택’ 창당 발기인대회를 통해 정치 변혁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보은·옥천·영동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면서 이웃인 괴산이 합쳐져 선거가 치러진 보은·옥천·영동·괴산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지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후폭풍이 몰아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보은·옥천·영동의 열린우리당 이용희 후보와 (증평)·(진천)·괴산·(음성)의 김종률 후보가 진보진영 후보 최초로 당선의 영광을 얻었지만, 탄핵 역풍 속에서도 이용희 후보가 영동에서는 패배하는 등 소지역주의 구도가 작용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보은·옥천·영동의 이용희 후보가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으로 말을 갈아타고 당선돼 5선 고지를 밟았으며, (증평)·(진천)·괴산·(음성)의 민주통합당 김종률 후보도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하지만, 김종률 후보의 경우도 보수진영 후보의 난립으로 재선에만 성공했을 뿐 괴산에서의 득표율은 31.52%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도 윤석열 후보와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가 압승을 거두었을 정도로 보수진영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박덕흠 의원이 4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여 보은·옥천·영동 지역의 맹주를 자임하던 故 이용희 국회 부의장의 아들인 민주통합당 이재한 후보를 상대로 9.74%p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여의도에 입성한 박덕흠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과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각각 13.37p%와 15.44%로 따돌리고 중진 반열에 오른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출신으로 20대 국회 후반기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자유한국당 충북도당위원장·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등을 역임한 박덕흠 의원은 현재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아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20대 총선과 달리 당내 경쟁자의 등장으로 경선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박덕흠 의원은 탄탄한 조직력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 내리 4선에 성공하여 ‘충북 맹주’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당시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맡았지만, 지역 건설사 회장 출신으로 이해 충돌 논란이 발생하자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한 바 있는 박덕흠 의원은 지난 2021년 12월 국민의힘에 복당하여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바 있다.

박세복 전 영동군수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3선 영동군수 당선이 유력했지만, 지난해 3월 “‘두번만 군수를 하겠다’고 한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있는 박세복 전 군수는 당시에도 지역 정가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정구복 후보를 1.14%p 차이로 따돌리고 辛勝(신승)을 거둔 박세복 전 군수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물결 속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충북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들 중 53.78%라는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리며, 리턴매치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정구복 후보를 7.57%p 차이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한다. ‘꿈과 희망이 넘치는 레인보우 영동’을 기치로 내걸고 강력한 추진력을 앞세워 군정 발전에 매진한 바 있는 박세복 전 군수는 재임 중 반부패 청렴대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올린 바 있다. 뉴시스 충북취재본부장을 역임한 박세복 전 군수는 언론인 출신으로 제5대 영동군의회 의장과 영동육상경기연맹회장을 역임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쳤다. 주민들과의 격의 없는 스킨십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는 박세복 전 군수는 영동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보은·옥천·영동의 전임 군수들을 규합하여 보은·옥천·괴산으로 보폭을 넓혀 지지세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복 전 군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출마를 독려하고 있으나, 심도 있게 고민하는 중이라”면서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손만복 (주)청송산업 회장도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출마선언을 통해 “국회의원 3선 이상 된 사람은 국가와 민족·국가 발전을 위해 자진 은퇴하거나,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며, 당내 경쟁자인 박덕흠 의원을 정조준 한 바 있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마지막 봉사로 동남4군 출마를 결심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2002년 故 이한동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창당한 하나로국민연합 영동지구당 위원장을 맡으며 정치권에 발을 디딘 손만복 회장은 이후 2006년 심대평 전 충남지사·신국환 국회의원 등이 창당한 국민중심당 보은·옥천·영동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옥천군수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 손만복 회장은 이후에도 옥천발전연구소 이사장으로서 꾸준히 지역 발전을 위한 활동에 나선다. 연세대 행정대학원 총동문회 부회장을 역임한 손만복 회장은 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을 도시형 농촌으로 탈바꿈시키고, 대전 광역형 철도 영동 연결·대청댐 관광특구 개발·보은 철도 연결·괴산 칠성댐 보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지역 정가에서는 손만복 회장이 조직력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박덕흠 의원과 재선 영동군수 출신의 박세복 전 군수를 상대로 경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과 2016년 20대 총선에 나섰던 이재한 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위원장이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아버지 故 이용희 국회 부의장의 지역구를 물려 받은 이재한 위원장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박덕흠 의원의 벽에 가로 막려 여의도 입성이 좌절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250만원이 확정되면서 피선거권이 제한돼 2020년 21대 총선 출마가 제한된 바 있는 이재한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되어 ‘삼세판’이라는 각오로 1년 넘게 지역행사에 빠짐 없이 참석하는 등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덕흠 의원과의 두 차례 선거에서 패배하며, 박덕흠 의원의 장단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한 위원장은 조직관리에 박차를 가하며 아버지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한 위원장은 충북도 투자유치특별자문관·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 등을 역임했다.

이재한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구 소멸·경제 불균형 등 농촌지역이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국회의원으로서 이런 문제들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미리보는 총선 인물탐구] 다음 기사는 '충남 서산·태안'편이 보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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