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19 – 충청남도 아산갑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쏘아올린 ‘중대선거구제 개편론’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화답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었지만, 지난 4월 10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는 여·야 전원위원회에서 집권여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vs 야당의 ‘비례대표제 확대’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선은 지난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한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지역구를 토대로 인물 탐구에 들어가고자 한다.

 

22대 총선을 218일 앞두고 충남 아산갑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4명 정도로 알려졌다.

‘국정 안정 vs 정권 심판’이라는 대명제 아래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2대 총선에서는 ‘중원을 잡아야 승자’가 된다는 공식이 말해주듯 여야는 충청권 탈환과 사수를 위해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여소야대의 정국을 극복해야만 하는 국민의힘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아 수도권으로 북상시켜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안정적 국정운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에 도취해 공천 과정에서 지난해 6.1 지방선거와 같은 납득할 수 없는 공천이 이루어질 경우 스스로 자멸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8월 24일 오후 1시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를 방류한 가운데, 제1야당을 비롯한 반대진영의 파상 공세를 극복하고 불안해하는 국민들의 여론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 또한 국방부의 육사 교정에 설치된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 제거 계획 등이 알려지면서 스스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가운데, 독립운동 흔적 지우기라는 논란을 조기에 차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행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월 31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지만, 일명 ‘간헐적 단식’이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민 여론 역시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으로서는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국내 여러 논란을 잠재우고, 외신의 호평을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20대 대선과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3연패한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28석 중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지역이 무려 20석이나 되는 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어게인 2020’ 재현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으로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이 ‘노인 비하’ 논란 이후 해명에 나섰지만, 김은경 전 위원장 시누이의 인터넷 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사생활 논란과 도덕성 문제로까지 부각되었다. 김은경 전 위원장의 큰아들이 시누이의 게시 글에 반박 글을 게시했지만,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게 흘러가는 형국이다. 특히, 지난 10일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당내 선거에서 대의원 투표 제도 폐지 및 축소·의정활동 저조 의원 감점 강화·올드보이 용퇴 등의 의견을 담은 3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활동을 종료했으나, 지난 8월 1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명계 vs 비명계의 격론 끝에 혁신안 수용이 무산된 가운데, 지난 8월 28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워크숍에서 혁신안 수용에 대한 결론이 도출되지 못한 채 친명계 vs 비명계의 同床異夢(동상이몽)이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8월 31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이재명 대표를 향한 국민 여론 역시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이 좀처럼 제자리를 못 잡는 가운데, 거대 양당에 실망한 무당층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이유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녹색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제3지대 정당이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고졸 신화’ 무소속 양향자(초선, 광주 서구을) 의원이 지난 8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의희망’ 중앙당 창당 대회를 개최하고 22대 총선을 향한 일보 전진에 나섰으며, 금태섭 전 의원도 ‘킹메이커’로 통하는 김종인 박사 등의 후원을 업고 오는 9월 19일 ‘새로운 선택’ 창당 발기인대회 개최를 예고하고 있다.

아산갑은 지난 2004년 17대와 지난 2020년 21대에서 맞붙었던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 vs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충남도당위원장의 세 번째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아산 최초의 5선 금자탑을 노리는 이명수 의원에게 김영석 충남도 베이밸리 추진단장과 이건영 아산시민포럼 대표가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한 당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아산갑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이 아산 최초의 내리 4선에 성공하여 지역의 맹주로 자리 잡은 지역이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상한선 27만 8,945명을 넘어서며 갑·을 지역으로 분구된 가운데, 이명수 의원은 고향인 신창면이 위치한 아산갑을 지역구로 선택한 이후 인접한 아산을과 달리 계속된 선거에서 守城(수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20대 대선에서도 아산을 지역을 포함한 아산시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3,264표를 뒤졌으나, 이명수 의원의 지역구인 아산갑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에게 2,188표 앞서면서 체면치레를 한 바 있다. 아산갑의 경우는 박경귀 아산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법원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 22대 총선과 동시에 아산시장 재선거도 치러질 수 있는 가운데, 아산시장 재선거가 실시되게 되면, 재선거 책임론이 22대 총선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행정의 달인’으로 통하는 이명수 의원이 아산 최초의 5선 고지 달성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정통행정관료 출신인 이명수 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충남지사 후보로 꼽혔으나, 당 지도부의 현역의원 차출 반대에 수긍하고, 출마를 접으며 지지자들의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통하는 이명수 의원은 지난 2008년 18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답게 국회의원 300명 중 8년 연속 법안 발의 1위를 기록했을 만큼 성실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승격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명수 의원은 지난해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 등을 통해 어떤 선거도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명수 의원은 아산-천안 1차 구간 고속도로 개통을 비롯하여 준공을 앞두고 있는 제2서해안고속도로 사업·서해안 복선전철 건설·국립경찰병원 분원 건립지 선정에 선도적 역할을 통해 지역 발전을 견인한 점을 앞세워 지지세를 결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대 국회 후반기 장관급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자유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정치적 몸집을 키운 바 있는 이명수 의원은 5선에 성공하여 국회 부의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4선 의원으로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온양행궁 건립 문제 해결과 첨단기업 유치 등 현안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김영석 충남도 베이밸리 추진단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명수 의원의 행정고시 5년 후배인 김영석 단장은 부산해양항만청장·대통령실 해양수산비서관·해양수산부차관·해양수산부장관 등을 거친 해양수산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행정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현역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유력한 충남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었으나, 김태흠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충남지사 출마를 접은 바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의 ‘힘쎈충남 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을 맡아 민선 8기 충남도정의 밑그림은 그린 김영석 단장은 이후 김태흠 지사의 역점사업인 베이밸리 메가시티 사업을 총괄하는 베이밸리 추진단장으로 선임된 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랜 기간 공직을 거쳐오며 국가의 주요 정책을 수립하고 강력히 추진하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김영석 단장은 정·관계의 풍부한 인맥과 남다른 정책 수행능력이 아산과 충남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설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후보들과 달리 선출직에 처음 도전하는 김영석 단장은 인지도 향상을 위해 지역 행사에 빠짐 없이 참석하며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단장은 현재 순천향대 석좌교수와 (사)이순신리더십연구회 충남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김영석 단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산 출신으로서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바람으로서 인지도를 넓혀 지역 발전을 이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두 차례 총선 출마와 한 차례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이건영 아산시민포럼 대표도 적극적인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아산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에게 패한 바 있는 이건영 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아산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다시 한 번 여의도 입성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으나, 미래통합당 경선에서 이명수 의원에게 패배하며 본선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미래통합당 경선 패배 후 자신의 공천 경쟁을 펼친 이명수 후보의 캠프에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여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후보를 상대로 0.73%p(564표) 차이의 辛勝(신승)에 기여한 바 있는 이건영 대표는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아산시장 출마·2012년 19대 총선 출마·2016년 20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역내 인지도가 높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출범한 아산이순신마라톤조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5월 열린 이순신 백의종군길 마라톤대회를 성공시킨 바 있는 이건영 대표는 20여 년 간 보수의 정통성을 갖고 활동한 유일한 후보로서 민·관·산학연의 융합형 지도자로 성장한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영 대표는 포스코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순천향대 대우교수·한국가스기술공사 감사·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이건영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쌓아온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협력을 이끌어 낼 지도자임을 자평한다”면서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아산시민들의 요구에 맞춰 보수진영의 새바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복기왕 충남도당위원장이 지난 2020년 21대 惜敗(석패)를 만회하기 위한 설욕전에 나섰다. 지난 2004년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바람에 힘입어 자유민주연합 이명수 후보를 꺾고 만 36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으나, 여의도 입성 10개월 만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낙마하게 된다. 지난 2008년 사면·복권된 이후 채 2년도 안 돼 치러진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지역정당인 자유선진당 바람을 뚫고 아산시장에 당선된 복기왕 위원장은 2014년 지러진 제6회 지방선거에서도 여유 있게 당선되며 정치적 볼륨을 키웠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체급을 올려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경선에 나섰으나, 양승조 전 지사에게 패하며 도백의 꿈이 좌절된 바 있는 복기왕 위원장은 이듬해 정무비서관에 임명되면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이명수 의원과 리턴매치에 나섰으나, 0.73%p(564표) 차이로 惜敗(석패)하며 아쉬움을 남긴 복기왕 위원장은 이후 차관급 국의회장 비서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며 지역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지난해 20대 대선 패배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도 아산시장을 빼앗긴 복기왕 위원장은 지난 2020년 20대 총선 당시와는 전혀 다른 정치 지형에서 싸워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복기왕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산시장으로 활동한 8년 간 많은 성장과 성과를 거뒀다”면서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중앙정치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 [미리보는 총선 인물탐구] 다음 기사는 '충북 제천·단양'편이 보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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