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6.1 지방선거-인물 탐구 3 – 충청남도지사

2022년 6.1 지방선거를 정확히 351일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충남지사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9명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5.9 대선 이후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후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친문 vs 비문의 대결 구도가 수면 아래에 남아 있는 가운데, 제1야당 국민의힘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만 36세의 이준석 신임 대표를 비롯하여 여성 후보 3명이 최고위원에 선출되는 등 당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내년 20대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6.1 지방선거의 경우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선거는 흐름 경기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 취임식 이후 불과 20여일 만에 치러지게 되는 허니문 기간을 감안하면,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승리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후보군들 가운데서는 실제 출마를 접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내년 6.1 충남지사 선거의 주요 변수를 살펴보면, ‘충청대망론’이 실현될지와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지사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성적표 그리고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논란 속에 중도하차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출마 여부와 일곱 차례의 선거 중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만 후보를 배출한 바 있는 진보정당에서 내년 6.1 지방선거에 다시 한 번 후보를 배출할지가 선거의 승패를 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양승조 지사의 재선 도전이 점쳐지고 있다. 4선 국회의원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한 양 지사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에 취임한 후 초대 비서실장으로 호남 출신의 문진석(초선, 충남 천안갑) 의원을 임명하고, 2대 문화체육부지사로 영남 출신의 이우성 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을 임명하는 등의 파격 인사를 선보일 때부터 20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지난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의 20대 대선 출마 촉구 기자회견에 이어 5월 6일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역 기초의원 92명 전원의 출마 촉구 기자회견에 화답이라도 하듯 양 지사는 5월 12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 앞에서 20대 대선 공식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적 무게감을 높이려 하고 있으나, 여론조사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특히 자신의 출마를 촉구했던 광역의원들과 기초의원들 중 일부가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의 캠프에 합류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면서 20대 대선 출마는 得(득)보다 失(실)이 더 많다는 평가다. 양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도지사 재선을 선언할 경우에는 20대 대선 출마가 정치적 볼륨을 키워 도지사 재선에 도전하기 위한 의도적 출마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양 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선 경선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경선에) 안 된다면, 지선에 도전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 미리 예측할 입장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종민(재선, 충남 논산·계룡·금산) 의원의 출마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내일신문 정치부 기자와 시사저널 정치팀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시작으로 대변인과 국정홍보비서관을 역임했다. 지난 2010년 진보진영 최초로 충남지사에 당선된 고향 친구 안희정 지사로부터 초대 정무부지사로 임명 받은 김 의원은 친안계의 핵심인사로 분류됐으나, 지난 2017년 5.9 대선을 거친 후 안 전 지사가 ‘미투’ 논란으로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으면서 친문 인사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9년 9월 진행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의 지역대 비하 발언과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을 겨냥한 ‘출마금지법’ 발언 등으로 잦은 구설에 오르고 있으나,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서 19.88%라는 압도적 지지율로 1위로 당선되며 수석최고위원을 차지하는 등의 저력을 보이며, 강성 친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조 지사의 인수위원장을 역임한 김 의원은 양 지사가 중앙정치로 눈을 돌릴 때 적극적인 출마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출마 계획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청와대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대통령의 입’ 박수현 국민소통수석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세 번째 부름을 받은 박 수석은 친문 핵심 인사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7년 5.9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치적 동지’라는 시각에도 불구하고, 초대 청와대 대변인에 발탁된 박 수석은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고사하면서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2018년 2월 2일 대변인을 사퇴하며 충남지사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등 도정 운영을 꿈꾸었으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파문으로 촉발된 ‘미투’ 파문 속에서 불거진 불륜설로 인해 한 달 남짓 활발하게 예비후보로 활동하다 당 지도부의 권유를 받아들여 후보 중도 사퇴를 하지만, 중도 사퇴 후 4개월 만인 2018년 7월 13일 차관급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지난해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정진석 후보에게 2.4%p 차이로 석패한 후 다시 한 번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복귀하면서 화려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박 수석이 문재인 정부의 殉葬組(순장조)를 고사하고 충남지사 출마 결단을 내리면, 더불어민주당 경선판은 ‘어게인 2018’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출마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충남지역의 대표적 386그룹으로 통하는 복 실장은 전대협 동우회장도 역임한 바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으로 치러진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돼 만 36세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이름을 올렸으나, 여의도 입성 10개월 만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낙마하게 된다. 지난 2008년 사면·복권된 이후 채 2년도 안 돼 치러진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지역정당인 자유선진당의 거센 바람을 뚫고 아산시장에 당선된 복 실장은 2014년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에서도 여유 있게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굳힌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체급을 올려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경선에 나섰으나, 양승조 지사에게 패한 복 실장은 이후 2019년 1월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임명되면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다. 7개월 만에 청와대 생활을 마감한 복 실장은 지난해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미래통합당 이명수 의원에게 패배하며 여의도 재입성의 꿈이 좌절된다. 지난해 6월 대전 서갑 출신의 박병석(6선) 국회의장에 의해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복 실장은 내년 6.1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번 충남지사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나, 국민의힘 후보로 이명수 의원이 가시화되면 아산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복 실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르다”면서 “다만, 정치인이고, 지방행정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많다”며 “충분히 열어놓고, 고민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행정의 달인’으로 통하는 이명수(4선, 충남 아산갑) 의원이 도청 입성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한 충남지사’ 후보로 불리는 이 의원은 만 37세에 금산군수를 역임하는 등 충남도 기획조정실장·충남도 행정부지사 등 공직생활 25년 대부분을 충남도에서 보내며, 3선 충남지사를 역임한 심대평 지사와 ‘충남 르네상스’를 이룩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지금도 충남도 공무원들 사이에 ‘전설의 부지사’로 남아 있다. 특히, 풍부한 행정 경험과 지난 18대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8년 연속 전체 국회의원 중 법안 발의 1위를 차지할 만큼 의정활동 또한 모범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도정 연습이 필요 없이 누구보다도 도내 사정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통하고 있다. 또한 이 의원은 충남 수부도시 천안에 이은 두 번째 도시 아산에서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점과 정치인 출신들이 대부분인 여야 후보들 중 유일한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라는 점 역시 타 후보들과 대비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29일 있었던 충남도-지역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이 의원이 지적한 양승조 지사의 충남도정에 대해 공무원들의 호응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무원 표심이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양 지사의 성균관대 선배이기도 한 이 의원은 양 지사와 마찬가지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내년 20대 대선에 승리하여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충청권의 지방자치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가운데, 충청권 광역자치단체장 100%·기초자치단체장 75%·광역의원 87%를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지방자치 운영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충남의 행정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며 출마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김태흠(3선, 충남 보령·서천) 의원도 거명되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물결 속에서도 보령시장과 서천군수를 사수한 바 있는 김 의원은 탄탄한 지역 기반을 앞세워 도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충청권의 대표적 친박 의원으로 평가 받는 김 의원은 지난 2006년 민선 4기 이완구 충남지사와 초대 정무부지사로 호흡을 맞춘 바 있으며,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 처음으로 여의도에 입성하여 지난해 21대 총선까지 3선에 성공하면서 중진 반열에 올랐고, 20대 국회에서는 최고위원에 입성할 만큼 정치적 입지를 다지면서 차세대 충청 리더를 꿈꾸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치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1차 투표 30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하며 결선 진출의 돌풍을 연출한 바 있는 김 의원은 비록 결선 투표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패했으나, 초선 의원들과의 잦은 스킨십을 통해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천안-아산-당진-서산으로 이어지는 서북권벨트 표심 확보와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강성 친박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것이 김 의원으로서는 급선무로 보인다.

성일종(재선, 충남 서산·태안)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 초선 의원으로서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을 맡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있는 성 의원은 지난 2019년 5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 상정의 부당성을 알리며 삭발을 결행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높인 바 있다. 21대 총선에서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한 성 의원은 지난해부터 6.11 전당대회 직전까지 당 지도부 역할을 수행한 비상대책위원회에 당연직을 제외한 현역 의원 중 유일한 비상대책위원으로 활약하면서 정치적 무게감을 더했다. 이준석 대표 체제 출범 후 정책위의장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성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민의힘을 대표하여 잦은 TV토론회에 참석하여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언변으로 시청자들과 국민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성 의원은 중앙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도지사 출마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성 의원은 자신의 형인 故 성완종 의원이 설립한 서산장학재단 회원들을 중심으로 충남 전역에 읍·면·동까지 막강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성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도지사에 출마한다면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한다”면서 “우선은 내년 20대 대선에서의 승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주 충남도당위원장도 강한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미 충남 지역 현역 의원들에게 충남지사 출마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10월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당시 황교안 대표가 ‘인재영입 1호’로 낙점한 박 전 육군 대장은 최고위원회의 반발로 인재영입은 무위에 그치자 12월 평당원으로 자유한국당에 입당하여 21대 총선 준비에 나섰으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컷오프를 당한 이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보이다 보수진영 분열을 우려해 미래통합당 이정만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白衣從軍(백의종군)한다. 지난해 7월 김동완 전 의원과 박경귀 아산을 당협위원장을 꺾고 충남도당위원장에 오른 박 위원장은 도당위원장 취임 후 꾸준히 충남지역 민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공관병 갑질’ 논란에 휘말리며 불명예스럽게 군복을 벗은 바 있는 박 위원장은 지난 2019년 11월 뇌물 혐의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으며 명예를 회복했으나, 선출직 도전을 통해 도민들에게 인정을 받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갑 병과 최초의 육군 대장을 역임한 박 위원장은 육군 제2작전사령관과 육군 참모차장 그리고 독일 육군청 교환교관을 역임하는 등 ‘기갑전‘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손꼽히고 있다. 박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정의당에서는 신현웅 충남도당위원장이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산시 비정규직지원센터장과 서산풀뿌리시민연대 대표도 맡고 있는 신 위원장은 충남지역에 진보정당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전문대학 졸업 후 LG화학에 입사하여 지역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에 동참해 온 신 위원장은 민주노총 서산·태안 대표와 충청남도 도민감사관 그리고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서산시장에 출마한 바 있고,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서산·태안에 출마하는 등 충남지역의 대표적 진보진영 인사로 통하는 신 위원장은 내년 6.1 지방선거에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충남지사 출마를 통해 충남 전역에 진보정당의 토대를 닦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에도 ‘노후설비교체법’ 1호 법안 추진 약속 등을 제시하며, 진보정당만의 차별화된 공약으로 유권자들을 파고든 바 있는 신 위원장은 천안-아산-당진-서산으로 이어지는 서북권 벨트의 노동자 표를 발판 삼아 지지세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 6.1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에서도 충남지사에 후보를 낼 생각이라”면서 “다른 후보가 나서지 않는다면, 저라도 출마하여 충남 전역에 진보정당을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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