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6.1 지방선거-인물 탐구 1 – 대전광역시장

2022년 6.1 지방선거를 정확히 1년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대전시장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10명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5.9 대선 이후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후 친문 vs 비문의 대결 구도가 수면 아래에 남아 있는 가운데, 제1야당 국민의힘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다가오는 6월 11일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한 후 당을 재정비하여 내년 20대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6.1 지방선거의 경우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대통령 취임식 이후 불과 20여일 만에 치러지게 되는 허니문 기간을 감안하면,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승리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후보군들 가운데서는 실제 출마를 접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내년 6.1 대전시장 선거의 주요 변수를 살펴보면,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와는 달리 여야 1 vs 1 대결 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민주노동당-진보신당-정의당으로 이어지는 진보정당이 다시 한 번 후보를 공천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범여권으로 불리던 정의당이 문재인 정부의 지속되는 인사 실패로 인하여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게 되면, 후보 공천의 수순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허태정 시장의 경선 승리에 크게 기여한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대전시장 출마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에 변동이 생길 확률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허태정 대전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재선 유성구청장 출신으로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체급을 올려 대전시장에 당선된 허 시장은 재임기간 동안 ‘행정력 부재’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으나, 지난해 8월 爲人設官(위인설관)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4급 상당의 홍보담당관과 중앙협력본부를 신설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서며 현역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하여 재선에 대비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재임기간 동안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만족도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직계로 친문 인사가 아니라는 점 등이 공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당시 문재인 정부 선임행정관 출신의 박영순(초선, 대전 대덕) 의원을 꺾고 본선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친문 핵심의 박범계 법무부장관 출마설이 대두되면서 허 시장은 본선이 아닌 경선 대비 또한 만반의 준비를 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출마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5.9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의 대전지역 일등공신으로 알려지면서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는 박 장관은 지난해 12월 30일 법무부장관 내정 후 많은 논란 속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장관에 임명되면서 확실한 친문을 넘어 ‘찐문‘이라는 점을 인증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에도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바탕으로 유력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는 박 장관은 장관 임명 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에 대해 무리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롯하여 차기 검찰총장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과의 국정철학 상관성 발언과 박범계發 검찰개혁 등으로 수차례 口舌(구설)에 휘말리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의원직을 던지고 실제 출마를 강행할지는 미지수지만, 내년 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대전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선 연임 제한으로 구청장에 출마할 수 없는 박용갑 중구청장도 거론된다. 대전시의원을 거쳐 한솥밥을 먹던 이은권 전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두 차례 승리한 후 구청장 3선 연임에 성공한 박 청장은 故 오희중 전 대덕구청장에 이어 대전에서는 두 번째로 3선 구청장에 오른 점에서 보여주듯 중구에서의 높은 인지도와 조직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선 연임 제한으로 정계은퇴냐 시장 출마냐라는 갈림길에 놓여 있는 박 청장은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에도 구청장 중도사퇴 후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막판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출마를 접은 바 있다. 특히, 특유의 스킨십으로 보수세가 강하다고 평가 받는 중구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한 만큼 막강한 조직력을 갖고 있는 박 청장이 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구에서의 지지세 결집을 꾀하기 위해서라도 시장 출마의 背水陣(배수진)을 쳐야만 다가오는 22대 총선 도전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재선의 장종태 서구청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대전 5개 구청장 중 유일한 행정가 출신인 장 청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재직 기간 동안 50만 서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6살 때 대전으로 이사하여 성장한 장 청장은 벌써부터 호남향우회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호남 표심과 충청 표심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 청장이 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행정력 부재’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허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후보로 부각되어 공무원들의 표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공천을 준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대전시장 출마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냐 3선 서구청장 도전이냐를 놓고 다시 한 번 고민이 깊어질 수도 있다. 장 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운을 뗀 후 ”지역사회에서도 그런 권유를 좀 받고 있고,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 전화도 많이 받았다”면서 ”구청장으로써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만일 어떤 변화가 있어야 될 필요성이 대두된다면, 그때 공식적으로 한 번 말씀을 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대전 동구 출신으로 허태정 시장의 대성고 2년 선배인 성 전 장관은 1988년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공직에 투신하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정부대전청사에 위치한 특허청의 제25대 청장으로 임명된 성 장관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재임 시절 고교 동문 등과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에도 대전지역 차출이 꾸준하게 거론된 성 전 장관은 2년 8개월 동안 大過(대과) 없이 장관직을 수행한 점과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으나, 선출직에 출마할 정도의 권력욕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대덕밸리 전도사’로 통하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마지막 등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염홍철 당시 시장을 상대로 대 역전극을 펼치며 전국적 인물로 부상한 박 전 시장은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재임 중 대중교통 3회 환승·3천만그루 나무심기·중앙데파트 및 홍명상가 철거를 통한 3대 하천 생태복원사업 등의 업적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폐성 장애를 아들 때문에 중앙 근무를 포기하고 대전에서만 근무한 약점을 ‘대전 전문가‘라는 자신감으로 극복하고, 행정고시 23회 동기들 중 가장 먼저 광역단체장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는 박 전 시장은 풍부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당 최고위원과 국회의원 등을 거친 정치력과 높은 인지도가 장점이다. 또한 박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로 활발한 활약을 펼쳤던 부친이 오랜 병환 끝에 생을 마감하면서 더 이상 집안일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가운데,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서의 마지막 승부를 통해 정치적 재기에 성공하여 대전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20대 대선이 1년 남은 시점이라”고 운을 뗀 후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선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나라의 모습을 바꾸는 20대 대선 승리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1차적으로 대선에 기여하고, 당이나 시민들의 여론이 있다면, 저도 업무를 해본 사람이고, 미련이 있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선거는 당의 결정과 지역 주민이 좌우하는데, 평생 대전시에서 근무했고, 시장 당선도 돼 보고, 낙선도 해 본 사람으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출마 의지를 입장을 보였다.

이장우 전 의원도 대전시장 출마 의지를 갖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청장 출신으로 재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 전 의원은 새누리당 대변인과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중앙 무대에서 정치적 무게를 더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러진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신예 장철민 의원에게 패하며 3선 중진으로 도약하지 못한 이 전 의원은 총선 패배 이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전 의원은 ‘리틀 이완구‘로 불리며 지역 내 대표적 친박 인사로 분류되고 있으며, 탄핵 정국 당시 친박 8적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등 강성 이미지를 갖고 있으나, 국회의원 시절 특유의 뚝심을 앞세워 홍도육교 예산 확보 등 지역 내 민원해결을 위해 누구보다도 광폭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시장 출마를 위한 조직을 정비하고, 시민들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정을 책임지는 다음 날부터 전광석화 같이 시정의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돼면 출마를 고려하겠다”며 시장 출마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장동혁 대전시당위원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대 재학 중 행정고시 합격 후 교육부 7년 근무·사법시험 합격 부장판사까지 역임·판사 재직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문관으로 파견되어 국회 근무 등 입법·행정·사법을 두루 거친 장 위원장은 정치권 입문 전 전두환 前 대통령 담당 재판장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성을 겸비한 정치 신예로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는 장 위원장은 수려한 외모로 여성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평이다. 특히, 정치권 입문 7개월 만에 대전시당위원장을 거머쥔 장 위원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에 맞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다. 장 위원장은 내년 20대 대선 국면에서 중앙과 지역을 넘나들며 역할을 다한 이후 시장 도전 등에 대한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장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시당위원장직 수행과 내년 20대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오로지 20대 대선 승리를 위한 생각 때문에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용기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민주자유당 공채 1기로 정치에 입문하여 재선 대덕구청장과 재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 전 의원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런닝메이트로 자유한국당 정책위원장을 역임하면서 3선급 재선의원의 정치적 볼륨을 키운 바 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대전시장에 도전했으나, 새누리당 경선에서 컷오프 된 바 있는 정 전 의원은 4차례 싸워 승리했던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후보에게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일격을 맞으며 3선 중진의 꿈이 무산됐다. 대전시장 출마보다 내년 20대 대선 국면에서의 역할을 통해 중앙정치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정 전 의원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런닝메이트였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의원은 나 전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사무총장 등을 맡을 확률도 높아 보인다. 정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의 절망감,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 대한 갈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권 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후 ”더 나아가 대전은 이에 더해 ‘비전이 없는 도시‘, ‘미래가 없는 도시‘라는 탄식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국가적 고통에 더해 대전시민만이 갖고 있는 고통이 읽힌다”며 ”정치인으로서 이를 해결해야 하고, 정권 교체와 함께 ‘시장이 바뀌면 내 일상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라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고 만들어 내야 하는데, 현재 비전과 대안과 갖고 있으나, 적절한 때가 오면 말씀드릴 것이고, 일단은 정치인으로서 정권 교체라는 역사적 책임에 집중하지만, 대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피력했다.

정의당에서는 김윤기 유성구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역의 ‘진보진영 아이콘’으로 통하는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정의당 6기 당 대표 지도부 선거에서 1등으로 부대표에 당선되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올해 1월 성추행 파문으로 퇴진한 김종철 전 대표를 이어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으나, “당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며 동반 사퇴를 결정하고, 지역에 상주하며 김 위원장은 대전열병합발전 발전 용량 증설 반대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 실패 지적 등 대전 지역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두 차례의 대전시장 출마와 네 차례의 국회의원 출마 등 제도권 진입을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펼치고 있는 김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대전시장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는 못했다”면서 ”정국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대전시 최초의 여성시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구청장 재선에 도전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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