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D-120일이 되는 내일은 예비후보 등록일이다. 내일부터 모든 예비후보들은 각 당의 공천장 확보 및 본선 승리를 통한 여의도 입성을 위하여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게 된다.

매번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것이 바로 전략공천 일명 낙하산 공천 논란이다. 아직 내년 22대 총선과 관련하여 각 당의 공천 작업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지역 정가에서는 낙하산 공천 논란이 일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른 지역은 몰라도 충청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전략공천, 즉 낙하산 공천이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전략공천 이야기는 충청권 28석의 의석 중 20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보다는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주로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 지역 정가의 대표적인 낙하산 공천 대상자로 떠오르는 인물들은 충남 홍성·예산 출마를 예고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충남 천안을 출마를 시사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다. 두 명 모두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비서실과 내각에서 대통령과 호흡을 함께 한 측근 인사들이다. 강승규 전 수석은 오는 16일 예산군 소재 덕산스플라스리솜에서 자신의 저서 “톡톡 ‘지방시대’” 북콘서트 개최를 통해 세몰이에 나설 예정이며, 정황근 장관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농림축산식품부-스타벅스 상생협약’ 행사에 참석하여 내년 22대 총선 충남 천안을 출마를 시사했다.

하지만, 충남 홍성·예산에는 4선의 홍문표 의원이 오랜 동안 지역구를 관리하면서 충남지역 ‘보수의 聖地’로 만든 지역이며, 천안을은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 출신의 이정만 변호사가 지난 21대 총선 패배 이후 당협위원장을 맡아 4년 동안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읍·면·동 조직까지 구축하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일전을 불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지난 4년간 아니 그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내년 22대 총선 승리를 위해 지역구 행사에 쫓아다니며 승리의 날만을 준비해온 당협위원장들에게는 전략공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만도 무척 기분 나쁜 일이다. 더구나 중앙당의 당무감사 등에서 당원협의회 관리를 잘못하여 전략공천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다면, 당협위원장들로서도 어쩔 수 없이 수긍할 수 있지만, 만약 중앙당의 당무감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당협위원장들로서는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싸우기도 전에 맥이 빠지게 만드는 일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시민사회수석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역임한 강승규 전 수석과 정황근 장관은 충청권에서 가장 험지를 택해서 내년 22대 총선에 도전해야만 한다. 그것이 윤석열 정부 초대 수석과 장관을 역임한 사람으로서의 도리이며, 충청을 넘어 다른 지역에서도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물론 정황근 장관 같은 경우는 자신의 고향인 충남 천안을 지역도 험지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충남 천안을은 지난 20대 대선에서 당원들이 똘똘 뭉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불과 2.29%p 차이로 패배한 지역이며, 행정수도 세종은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무려 7.77%p 차이로 패배한 지역이다. 따라서 정황근 장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위치한 세종갑 지역에 출마하여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수만 명의 공직자들에게 평가를 받는 것이 맞는 일이다. 다행히 세종갑 지역은 당협위원장이 임명된 것이 불과 3개월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강승규 전 수석 역시 ‘지방시대’를 운운하려면, 당선이 보장되는 충남 홍성·예산이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의 상징인 ‘행정수도 세종’에 출마하여 윤석열 정부의 업적을 대대적으로 설파하여 지방시대의 실질적 성공이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만 한다. 세종을 지역 역시 당협위원장이 임명된 것이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모름지기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로 분류되는 인물들은 다른 사람이 출마해서는 당선이 어려운 지역에 가서 솔범수범의 자세로 출마하여 당선이라는 전리품을 획득하여 돌아오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대통령의 인사가 제대로 되었다는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 전략공천 대상자로 거명되는 강승규 전 수석과 정황근 장관이 솔선수범의 자세로 내년 22대 총선에서 충청권 최고 험지인 세종시 갑·을에 나란히 출마하여 바람을 일으켜 주기를 희망한다. 만약 강승규 전 수석과 정황근 장관이 지금 거론되는 지역이 아닌 충청권 최고 험지인 세종시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분명히 다른 지역의 대통령 측근 인사들에게도 자극제가 되어 험지 출마를 자처하는 계기를 만들게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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