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 동안 대전 서구의 가장 큰 축제인 ‘대전 서구힐링 아트페스티벌’이 진행되었다. ‘예술을 품은 서구, 서구애 취하다’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번 ‘대전 서구힐링 아트페스티벌’은 예년과 달리 샘머리공원 및 보라매공원 일원에서 뿐만 아니라 서구청사 부지를 행사장으로 사용한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 ‘행정전문가’를 자처하는 서철모 청장이 이번 ‘대전 서구힐링 아트페스티벌’에서 서구청사 부지까지 행사장 부지로 사용한 것이 맞는 일인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다.

본지 기자가 지난 16일 보도한 “축제에 눈먼 대전 서구...민원 행정은 ‘뒷전’”이라는 제목의 기사처럼 ‘대전 서구힐링 아트페스티벌’은 축제 성패에만 혈안이 되어 지자체의 기본적 업무인 민원 행정을 등한시한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서구 관계자는 본지 기자에게 “지난해보다 예산은 약 3억원, 행사 규모는 약 40% 증가해 청사부지 사용이 부득이했다. 차량 출입 통제도 교통사고 우려에 따른 대책이라”고 해명했지만, 예산이 약 3억원이나 증액됐고, 행사 규모가 약 40% 증가했다는 올해 ‘대전 서구힐링 아트페스티벌’이 이전 행사보다 더욱 격조 높고, 즐길거리가 많았던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는 이야기도 별로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예산을 더 아껴서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더욱 배려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만 많이 들리는 것 같다.

‘행정전문가’를 자처하는 서철모 청장이 진짜 ‘행정전문가’인지 의문이 가는 부분은 비단 이것 뿐만이 아니다. 바로 구민을 대하는 태도와 의회를 경시하는 듯한 태도에서도 의문을 삼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9월 13일 위탁선거법 위반으로 500만원의 벌금형 유죄판결을 받은 서철모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의 사과 촉구에도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서다운 의원이 지난 9월 20일 서구의회 제27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구정질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구민들께 사과를 표하신 적이 없는데, 1심 선고가 끝난 시점에서 사과의 말씀을 전하실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 “검찰의 공소 내용을 받아들인다는 것과 재판부의 선고 이유를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에 사과가 포함되어 있다”고 고집을 부리며 끝내 공식 사과를 거부했다. 무릇 선출직 공직자들이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에게 잘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상대 당 의원에게 괜한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서철모 청장의 모습에서는 연민의 정마저 느껴질 지경이다.

서철모 청장은 지난해 12월 서구체육회장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서구민들을 향해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는 정도의 입장 표명은 고사하고, “악의적 녹음의 피해자는 바로 나다. 김경시 후보 스스로 체육회장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혀 선의로 만난 것을 악용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등 賊反荷杖(적반하장) 격의 망발을 서슴지 않은 바 있다. 그랬던 서철모 청장에게 1심 법원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으며, 서철모 청장과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으면서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철모 청장은 서구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정중히 사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는 고사하고, 상대 당 의원의 질의에 오히려 당당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지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故 이헌구·가기산·박환용·장종태 청장까지 서철모 청장 이전에 4명이 서구청장을 거쳐 갔지만, 서철모 청장처럼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시끄러웠던 청장이 있었나 싶다. 아니, 서구청장 뿐만 아니라 나머지 대전시 4개 구청장을 역임한 분들 중에서도 임기 시작 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가 될 수 있다는 說往說來(설왕설래)를 일으켰으며,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하여 경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처리되어 간신히 기소를 면한 후 2주 정도 지나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전의 중심’ 서구를 시끄럽게 만든 전례가 있었나 싶다.

서철모 청장은 지난 2021년 6월 지역의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치는 선출직 기회가 생긴다면, 지금까지 해온 행정 경험을 살려서 누구보다 잘할 자신은 있다.”고 호언장담 한 바 있는데, ‘대전 서구힐링 아트페스티벌’에서 서구청사 부지를 행사장으로 사용하고, 위탁선거법 위반으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서구민들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행태 등이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서철모 청장은 민선 8기 ‘변화와 혁신, 힘찬 서구’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 이런 변화와 혁신 말고, ‘행정전문가’라고 자처하면서 矛盾(모순)된 행동으로 일관하는 자기자신을 먼저 돌아보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