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혼돈에 싸여있다. 지난 6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여야는 ‘네 탓’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지난 1988년 노태우 정부 당시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부결 이후 헌정 사상 두 번째인 이균용 후보자에 대한 부결로 인해 사법부 首長(수장)의 공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재판 지연이 만연화된 상황에서 사법부 首長(수장)의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남게 됐다.

더구나 당장 내년 22대 총선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여야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다 높은 사전투표율 결과를 놓고도 ‘보수 결집 vs 정권 심판’이라는 我田引水(아전인수) 격의 해석을 내놓는 여야의 모습이 처량해 보일 지경이다. 국익을 위한 협치는 온데간데없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권 인사들이 입만 열면 ‘국민’을 찾는 모습에서는 저 사람들이 과연 제정신인가 싶을 때가 많다.

지난주 여야의 ‘우리 편만 잘 되면 된다’라는 모습과 비견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류스타 이영애 씨가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 기부 비판과 관련하여 당당하고 떳떳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힌 점은 신선함을 넘어 정치권에 큰 가르침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주 이영애 씨가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 인터넷 언론은 “이승만의 과오에 대해 꼼꼼하게 봤으면 한다. 이영애 씨의 기부가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영애 씨는 자신의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 기부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지난 3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과오를 감싸자는 것이 아니라 역대 대통령을 지낸 분들의 과오는 과오대로 역사에 남기되 공을 살펴보며 서로 미워하지 말고 화합을 하면 좀 더 평안한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 하는 두 아이 엄마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기부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이영애 씨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그분께 감사한 것은 우리나라를 북한의 무력 침공으로부터 지켜내 북한과 같은 나라가 안 되도록 한 것이라”면서 “그래서 서신에 ‘자유 대한민국의 초석을 굳건히 다져주신 분’이라고만 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북한 정권의 야욕대로 그들이 원하는 개인 일가의 독재 공산국가가 되었다면, 지금 우리 아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자유가 없는 곳에서 살고 있을 것인데,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냐?”고 토로했다.

이영애 씨의 “과오는 과오대로 역사에 남기되 공을 살펴보며 서로 미워하지 말고 화합을 하면 좀 더 평안한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라는 말은 극단적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또한 이영애 씨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재단 외에도 박정희·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재단에도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성공한 배우로서 일부 연예인들이 자신이 반대하는 진영을 폄훼하고 매도하는 태도와는 달리 성숙하고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류스타 이영애 씨에게 박수를 보낸다.

특히, 이영애 씨가 이번 입장문에서 밝힌 것처럼 “과오는 과오대로 역사에 남기되 공을 살펴보며 서로 미워하지 말고 화합을 하면 좀 더 평안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이 명심했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국민’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국익과 동떨어진 자신들의 보스만을 위한 행동을 일삼을 것이 아니라 한류스타 이영애 씨의 대한민국을 위한 소신과 행동을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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