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내년도 예산 시즌이 到來(도래)했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내년도 예산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특히, 지방정부의 경우 단체장들은 자신들의 공약 완수를 위해 내년도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자신들이 세운 예산안이 삭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장들의 동분서주에도 불구하고, 지방의회의 의원 분포가 단체장과 다른 정당 의원들이 다수이거나, 여야 동수일 때는 예산안 삭감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에서도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과 관련하여 실시설계용역비 4억 5천만원과 대상 입지 확보에 필요한 문화원 이전 비용 3억 7천만원 등 예산 8억 2천만원이 지난 9월 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좌초 위기에 놓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희조 청장의 민선 8기 대표 교육 공약 사업인 ‘글로벌 아카데미’ 사업은 동서 교육격차 해소와 학부모 사교육비 경감을 목적으로 민선 8기 출범부터 심혈을 기울여 온 사업이어서 그 충격은 더욱 큰 것 같다. 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5명과 국민의힘 소속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글로벌 아카데미‘의 입지와 경제성 등을 지적하며 이번 예산 삭감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이번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과 관련한 실시설계용역비 4억 5천만원과 대상 입지 확보에 필요한 문화원 이전 비용 3억 7천만원 등 예산 8억 2천만원 전액 삭감은 나중에 自繩自縛(자승자박)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특히, 대전의 서구와 유성구에 비해 낙후된 교육환경 해소를 위해 박희조 청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글로벌 아카데미’ 사업에 대해 제동을 건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구의원들을 향한 동구지역 학부모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구의원들은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과 관련하여 “연구용역 완료 전 입지를 선정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설사 “연구용역 완료 전 입지를 선정했다”고 하더라도 예산 전액 삭감은 무리한 처사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입지 선정과 관련하여 박희조 청장이 “전문가 분석과 학부모 설문조사·구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현 동구문화원 부지로 최종 선정되었다”고 항변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구의원들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이번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 예산 전액 삭감은 누가 보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구의원들이 국민의힘 소속의 박희조 청장에 대한 길들이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올해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실시설계 용역비를 확보하여 ‘글로벌 아카데미’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자 했던 박희조 청장의 계획은 지난달 동구의회에서 실시설계용역비 4억 5천만원과 대상 입지 확보에 필요한 문화원 이전 비용 3억 7천만원 등 예산 8억 2천만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잠시 유보됐지만, 내년도 본예산에 사업비를 편성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의회의 본분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동구지역의 많은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구의원들이 간과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동구지역 학부모들의 상실감 해소와 동구 발전만을 생각하여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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