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1시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를 방류한 가운데, 여야의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다. 여야는 각각 ‘오염처리수 방류는 일본 주권 문제’ vs ‘오염수 방류는 동해안 해양 환경과 생태계 파괴’로 맞서고 있으며, 지지층들까지 자신의 진영에 힘을 실으면서 대립은 점차 격화되고 있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발표를 근거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는 국제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과학적 관점에서 접근을 모색하는 반면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IAEA를 존중하지만 일본 오염수의 방류 계획을 IAEA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발표한 것에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IAEA 발표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어찌됐든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3일 제주에서 진행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염수가 방출되면 약 7개월 만에 제주 앞바다에 도착한다”고 주장했으니 7개월 후에 제주 앞바다의 바닷물 방사능 수치를 검사하여 이번 사태에 대한 여야의 是是非非(시시비비)는 반드시 가려야만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로 나라가 진영 간의 대립으로 극심한 가운데, 지난주 광주광역시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팔로군행진곡’과 북한의 ‘조선인민군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 씨를 기념하는 공원 건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진영 간의 대립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정율성 씨를 기념하는 공원 건립 추진이 심각한 이유는 그가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고 인정하더라도 1945년 8.15 광복 이후 북한에서 황해도 도당위원회 선전부장·조선인민군 구락부장·인민군 협주단 초대 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6.25 전쟁 당시 전선 위문활동을 한 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을 차치하고라도 그 이후에도 북한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쓰러져 간 고귀한 생명들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중국 공산당과 북한군을 위해 맹활약을 펼친 인사를 위하여 혈세 48억원을 쏟아붓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지 묻고 싶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정율성 공원을 만들고 싶으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사비를 털어서 만들라”는 일침을 가하기도 하지만, 설령 강기정 시장이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공원을 조성한다고 하더라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에서 利敵行爲(이적행위)를 일삼은 정율성 씨의 기념공원 조성은 절대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여러 언론보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의 정율성 씨 생가 인근에는 ‘정율성거리’가 조성돼 있고, 지난 2014년부터 광주MBC가 주관하는 ‘정율성 동요대회’에는 광주광역시가 매년 5,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고 한다. 敵(적)을 이롭게 한 인사에게도 이처럼 환대를 하는 광주광역시가 과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보훈대상자들에게는 어떤 예우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강기정 시장은 정율성 씨에 대한 利敵行爲(이적행위)가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정율성 씨 기념공원 조성 계획을 再考(재고)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다. 지난 22일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48억원을 누구에게 바친단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율성 공원 조성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자 강기정 시장은 곧장 자신의 SNS에 ‘광주는 정율성 역사공원에 투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박민식 장관의 철회 요구를 적극 반박했다. 오히려 강기정 시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냉전은 이미 30년 전에 끝났는데, 철 지난 이념 공세가 광주를 향하고 있습니다만, 언제나 그렇듯, 광주 정신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을 게시하고, 자신은 정율성 씨 공원 조성 추진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대내외에 천명하기도 했다.

강기정 시장이 도대체 무엇에 투자한다는 것인지, 무엇을 광주 정신이라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규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 정율성 씨의 공원 조성을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겠다는 강기정 시장이야말로 오히려 자신이 추구하는 이념만 신성시하는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시대착오적인 사람이 아닌지 묻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제64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임시정부는 (중략)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습니다”라는 발언으로 보수진영 vs 진보진영의 갈등을 초래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수석까지 역임했던 강기정 시장이 자신이 모셨던 대통령보다 한 발 더 나아가 利敵行爲者(이적행위자)의 공원 조성을 주변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광주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특히, 강기정 시장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광주 출신 해병대원 故 서정우 하사의 모친 김오복 선생이 지난 23일 전송한 “호국 유공자는 무관심하면서 북한·중국 공산 세력을 도운 인물을 기념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에 얼마나 많은 의미와 恨(한)이 서려 있는지를 하루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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