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의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안 상정이 잇달아 무산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조원휘 부의장을 비롯하여 송대윤·이금선·김민숙 의원이 지난 18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수당인 민주당 의원의 조례제정권을 박탈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태를 다수당인 국민의힘의 횡포로 규정하고, 제272회 임시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양당의 감정싸움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양당이 감정싸움으로 치닫게 된 계기는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게시한 현수막에 이해충돌 논란 소지가 있는 국민의힘 소속의 정명국·김선광 의원이 언급되면서부터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국민의힘 소속의 정명국·김선광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한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법 활동 전면 보이콧 방침을 세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전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우려섞인 시선은 가득했다. 다행히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난 14일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 조례안 심의를 각 상임위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제272회 임시회 첫날인 17일 더불어민주당 송대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전시의회 서류제출 요구 조례안’이 운영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고, 지난 18일에도 더불어민주당 이금선 의원이 발의한 ’대전시 정보취약계층 정보화 지원 조례안’이 행정자치위원회 소관 심의 안건에 오르지 못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불신을 갖게 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9일부터 대전시의회 1층에서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또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을 상대로 맞불 성명을 발표하면서 양당이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며 여야 협치를 통한 대전시 발전을 기대하기는 요원해보인다.

특히, 지난 24일 개최된 제272회 제3차 본회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회의 참석을 거부하는 상황에서도 여당 의원들만 참석하여 총 28건의 안건에 대한 심사보고 및 심의 등을 끝으로 이번 회기 의사일정을 모두 마무리하면서 여야 협치에 적나라한 난맥상을 드러내 보이며, 한마디로 ‘그들만의 리그’에서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행태를 시전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28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의 이상태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자 간담회 모습은 대전시의회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말았다.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운영 규정까지 무시하면서 진행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경영 능력·도덕성·직무 수행능력 등 지방공기업의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 검증은 온데간데없고, ‘시장이 내정한 사람이니 빨리 통과시켜주자’는 태도로 일관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작태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을 지경이다. 대전시의원으로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민의를 대변해야 한다는 의무는 망각한 채 오로지 시장의 지시만 그대로 따르면 된다는 생각으로 의정활동에 열중하고 있으니 대전시의회가 바람 잘 날 없는 것 아닌가 싶다. 이런 식이니 기초의회 뿐만 아니라 광역의회 역시 지방의회 무용론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2018년 출범한 제8대 대전시의회는 전반기 의장을 역임한 김종천 전 대전시의원이 뇌물수수 혐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벌금 30만원·추징금 2만 8521원 및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전반기 부의장을 역임한 윤용대 전 대전시의원도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혐의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어 대전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출범하여 1년 남짓 지나고 있는 제9대 대전시의회의 행태를 지켜보노라면, 역대 최악의 대전시의회라는 汚名(오명)을 뒤집어 쓴 제8대 대전시의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제9대 대전시의회가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역대 최악의 대전시의회라는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면, 경영 능력·도덕성·직무 수행능력에서 낙제점을 받는 인사들에 대한 시장의 기관장 내정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시민들을 卒(졸)로 보지 말고, 진심을 다해 시민들을 섬기겠다는 의정활동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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