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인해 전국 곳곳이 수해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나흘 동안 570.5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충남 청양을 비롯한 충청권은 17일 오전 6시 기준 충북 15명·충남 4명·세종 1명 등 총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충청권 곳곳에서 도로 유실·제방 유실·가옥 침수·농작물 침수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 및 도로 유실·제방 유실·가옥 침수·농작물 침수와 관련하여 당국은 피해 최소화와 신속한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차후 人災(인재)인지 自然災害(자연재해)인지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하여 만약 人災(인재)로 확인될 경우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단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폭우 피해는 人災(인재)인지 自然災害(자연재해)인지 아직까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주 대전에서는 다시 한 번 人災(인재)가 발생하여 시민들의 마음을 가슴 아프게 했다. 지난 3월 12일 대형화재로 대전지역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이번에는 기계 끼임 사고로 인하여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것이다. 한국타이어의 기계 끼임 사고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0년 11월에도 대전공장의 40대 근로자가 옷이 기계에 끼어 사망한 바 있으며, 지난 2023년 3월에도 금산공장에서 타이어 압출공정 작업을 하던 30대 노동자가 고무롤 끼임 사고로 인하여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11월 대전공장의 기계 끼임 사망 사고와 2023년 3월 금산공장의 기계 끼임 부상자 발생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대전공장에서의 끼임 사고로 인한 사망자 발생은 한국타이어의 심각한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人災(인재)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불과 4개월 전에 금산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사망까지 이르지 않은 것에만 가슴을 쓸어내렸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3월 금산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발생했으면, 한국타이어 사측은 금산공장 뿐만 아니라 대전공장에서도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한 철저하고 적극적인 예방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상당히 부족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타이어는 지난 3월 12일부터 13일까지 발생했던 대전2공장의 대형화재로 인해 지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대전2공장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2공장 대형화재는 무려 13시간 만에 초기 진화가 완료되었고, 인근 아파트까지 번지는 화재 연기로 인해 잿가루·분진이 지역을 뒤덮고 있었으며, 특히 유해가스로 추정되는 쾌쾌한 냄새로 정상적인 호흡까지 쉽지 않아 주민 건강까지 우려되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는데, 한국타이어 사측이 지역민들을 위해 내놓은 해법은 딱히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본질로 하는 집단이다. 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 대기업은 이윤 추구만을 목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은 과거보다 더 높고, 더 많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사회적 책임을 넘어 대기업이 갖고 있는 자신들의 역량을 사회에 다시 환원해야 하는 의무도 갖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대덕구의회는 대형화재 발생으로 인해 지역민들에게 고통을 준 한국타이어 사측을 향해 ‘한국타이어 근로자와 주민들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대형화재 이후 한국타이어 사측의 행태를 보면, 한국타이어 근로자와 주민들의 행복추구를 위해 노력한 흔적은 고사하고,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대량해고를 비롯하여 800여명이 넘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수당 감액 신청과 휴업·무리한 전환배치·희망퇴직을 접수 받는 등의 약자에게 희생만 강요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타이어 사측이 “사망한 노동자가 전환 배치에 따른 법정교육 이수를 완료했고, 한 달가량 사수를 배치해 설비 방법 등을 교육하는 등 법적 지침을 준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의 “이번 끼임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대전2공장에서 근무하다 대형화재 후 기존의 업무와 전혀 다른 성형공정기계로 충분한 양성시간 없이 배치되었다”는 주장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타이어 사측이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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