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대한민국 전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새벽 강호 포르투갈과의 H조 마지막 날 경기에서 후반 인저리 타임에 터진 황희찬 선수의 추가골로 2 對 1 극적 역전승을 일구어 낸 우리 태극전사들은 우루과이가 가나를 상대로 2 對 0으로 이기면서 골득실 차까지 동률을 이루었으나, 다득점에서 앞서 지난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로 원정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대한민국 16강 진출은 ‘2002 FIFA 한국·일본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달성했을 당시보다 국민들에게 더 큰 감동과 환희를 주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과 우리 국민 모두는 지난 3일 새벽 전통의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2 對 1 극적 역전승을 거둔 후에도 손에 땀을 쥐면서 초조하게 우루과이 vs 가나의 경기를 지켜보았고, 새벽 2시경 우루과이 vs 가나 경기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대표팀 선수들은 물론 전 국민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라는 ‘도하의 기적’이 일어난 지 벌써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TV를 켜면 대한민국 vs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연일 재방송되고 있고, 국민들 역시 오는 6일 새벽 4시에 펼쳐질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16강전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기적적인 16강 진출은 지난달 전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이태원 참사’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화물연대 총파업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인한 三重苦(삼중고) 등으로 어수선하고 뒤숭숭한 마음을 일시에 날려버린 쾌거 아닌가 싶다.

이런 와중에 대전지역의 한 기초의원이 정례회 회기 중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응원을 위해 출국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로부터 비판의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더구나 해당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응원을 위한 출국을 단행해 더 큰 빈축을 사고 있다. 해당 의원이 일주일 넘도록 동료 의원들과도 연락이 안 될 정도로 행방이 묘연하다는 야당의 논평이 발표했을 때만 해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응원을 위해 출국을 했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의원이 지난 1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응원을 위해 출국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무엇보다도 해당 의원이 구민의 대변자이자 내년도 예산안 심사라는 중차대한 일을 목전에 앞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서 3일간의 청가까지 내고 카타르로 출국한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해당 의원이 속한 상임위원회는 청가를 낸 3일 동안 소관 부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하여 조례안과 2022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의원은 지난 1일 “정례회 중 청가를 내고 카타르에 다녀온 것은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를 했지만, 정례회 회기 중 월드컵 응원을 위해 카타르로 출국한 행위는 도의적 책임뿐만 아니라 마땅히 정치적 책임까지 져야 할 일이다.

특히, 해당 의원은 “친분이 있었던 카타르 대사와 부대사에게 지난 6월 초청을 받았다. 대사관의 초청을 거절하는 게 쉽지 않았고, 의회 차원의 지원도 힘들었기에 청가를 내고 개인적으로 다녀오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이번 행동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해당 의원의 이번 행동은 구민의 대변자로서 역할보다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즈인 붉은악마 회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닌가 싶다.

또한 카타르 대사와 부대사에게 초청을 받았다는 해명 역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해당 의원이 지난 6월 카타르 대사와 부대사에게 공식 초청을 받았다면, 쉬쉬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만큼 의회 차원에서 공론화를 거쳐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어야만 한다. 의회에서 중지를 모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응원을 위해 해당 의원 출국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여 의회 차원에서 승인을 해주었다면, 해당 의원은 자신의 책무를 망각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해당 의원이 의회의 지원까지는 아니지만, 의회의 출국 승인을 받아 카타르 도하에서 해당 의회와 대전광역시를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응원전을 펼쳤다면,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아직 정치인으로서 갈 길이 먼 해당 의원이 도의적 책임만 운운하는 모습에 씁쓸한 마음이다. 지역의 청년 정치인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는 해당 의원이 정치적으로 더욱 성장하려면,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의원직 사퇴를 포함한 그 어떤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여야만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를 대하는 진심어린 태도에 시·구민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갈 길이 먼 청년 정치인이 하루 빨리 깨달았으면 하면 바람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