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理(일리)란 ‘어떤 면에서 타당성이 있는 이치’를 뜻하는 말이다. 지난 24일 시작된 화물연대의 전면 파업이 닷새가 지나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나름대로의 一理(일리)를 앞세우고 있지만,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나름대로의 一理(일리)가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과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국 곳곳에서 물류 대란으로 인해 아우성이지만, 화물연대는 물류 차질로 인한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운 채 파업을 철회할 의사는 전혀 없는 것 같다.

국토교통부가 화물연대와 공식 대화를 나눈 지 15일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화물연대와 실무진 면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전운임제 영구화 및 안전운임제 개악안 폐기 등을 주장하는 화물연대 측과 조건 없는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국토교통부가 이번 면담에서 극적인 타협을 이룰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또한 물류 대란으로 인한 엄청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야 협상에 나선 국토교통부의 행태도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의 장기화는 우리나라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제와 국민들의 피해는 외면한 채 자신들의 입장만 앞세우는 화물연대의 주장은 ‘나무만 보고 숲은 못본다’는 愚(우)를 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가 집단운송거부에 참여한 화물차주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기 위한 실무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화물연대의 파업 중단을 위하여 정부가 압박 강도를 높이게 되면, 정부 vs 화물연대의 강대강 대치는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으로 귀결된다.

무엇보다 화물연대의 가장 큰 잘못은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화물 차량에 쇠구슬을 쏘는 불법행위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26일 부산 신항에서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에 쇠구슬이 날아와 차량이 파손되고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물연대의 이런 불법행위는 살인미수에 해당하는 중대범죄로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만 한다.

화물연대의 파업 참가자들이 법에 의거하여 자유롭게 파업에 참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파업에 동참하지 않을 자유도 있는 것이다. 누가 화물연대에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화물 차량에 쇠구슬을 던지는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파업을 허락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이러한 화물연대의 불법적 행위에 대하여 법과 원칙에 입각하여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만 한다. 특정 집단의 이기주의에 의해 대한민국 공권력이 호락호락한 모습을 보이면, 그에 따른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고물가와 더불어 수출의 지속적 하락으로 인한 경기 침체는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불법행위가 수반된 파업이 지속된다면, 국민들로부터 괴리되고, 자신들 이외에는 박수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화물연대의 파업 참가자들이 하루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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