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6일 새벽 4시 펼쳐진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1 對 4로 패배하며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정말 잘 싸웠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비록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지만, 지난 3일 새벽 강호 포르투갈과의 H조 마지막 날 경기에서 후반 인저리 타임에 터진 황희찬 선수의 추가골로 2 對 1 극적 역전승을 일구어내며, 지난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로 원정 16강에 진출하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전 국민들을 감동과 흥분 속에 빠뜨렸다.

무엇보다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 태극 전사들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16강 진출은 대립과 반목으로 점철된 여·야와 진보·보수를 넘어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내는 통합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갈수록 퇴행적 행보를 보이는 한국 정치는 한국 축구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 같다.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우리 태극 전사들의 월드컵 도전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 그 자체였다. 6.25 전쟁이 끝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1954년 FIFA 스위스 월드컵’에서 최초로 본선 무대를 밟은 우리 태극 전사들은 당시 세계 최강 헝가리에 0 對 9로 대패했고, 튀르키예(터키)에도 0 對 7로 대패한 후 서독과의 마지막 경기에 관계없이 조별 탈락이 확정되면서 귀국길에 올랐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954년 FIFA 스위스 월드컵’ 이후 28년 동안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을 위해 계속 문을 두드렸으나, 손쉽게 인연을 맺지 못하다 무려 32년 만인 ‘1986년 FIFA 멕시코 월드컵’에서야 아시아 최종 예선전에서 숙적 일본을 2 對 1로 꺾고 다시 한 번 꿈의 무대에 서게 된다. 하지만, ‘1986년 FIFA 멕시코 월드컵’ 본선 무대 조별 예선에서 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에 1 對 3 패배를 시작으로 불가리아와 1 對 1 무승부·이탈리아와 2 對 3으로 패배하며 꿈의 16강 진출은 달성하지 못한 채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되었다.

또한 우리 태극 전사들은 ‘1986년 FIFA 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1998년 FIFA 프랑스 월드컵’까지 4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16강 진출은커녕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시련이 지속되었다. 특히, ‘1994년 FIFA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는 마지막 날 경기에서 북한에게 3 對 0으로 승리하고도 동시간대 진행된 이라크 vs 일본의 경기에서 일본이 이라크를 2 對 1로 앞서며 4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물거품 되는 상황이었지만, 후반 종료 10초를 남기고 이라크의 움란 자파르가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하여 일본이 탈락하고 우리 태극 전사들이 극적으로 ‘1994년 FIFA 미국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되는 ‘원조 도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조별 예선 2차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게 0 對 5로 대패하는 굴욕을 당하면서 대회 도중 ‘대한민국의 축구 영웅’ 차범근 감독이 전격 해임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의 대패를 안긴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면서 ‘2002 FIFA 한국·일본 월드컵’ 4강 신화의 위업을 달성하는 세계적 명장으로 등극하게 된다. 

대한한국 축구 실력이 급성장한 것은 ‘2002 FIFA 한국·일본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한 이후부터다. ‘1986년 FIFA 멕시코 월드컵’부터 ‘1998년 FIFA 프랑스 월드컵’까지 강팀을 만나면 스스로 위축된 플레이로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고, 한국 축구 특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우리 태극 전사들은 ‘2002 FIFA 한국·일본 월드컵’에서 비록 주최국의 이점을 안고 싸운 경기였지만,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시아 최초의 ‘4강 신화’라는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대한민국만의 축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2002 FIFA 한국·일본 월드컵’ 4강 신화도 잠시 원정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의 16강 진출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다행이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우리 태극 전사들이 그리스를 상대로 2 對 0으로 승리하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 對 4로 패했으나,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2 對 2로 비기면서 원정 최초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게 됐으며, 이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포르투칼과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골을 통해 우루과이와 골득실에서도 동률을 이루었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천신만고 끝에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986년 FIFA 멕시코 월드컵’ 대회 이후 10회 대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통산 ‘1954년 FIFA 스위스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까지 11회 대회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어내는 금자탑을 쌓았다. 10회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은 22회 브라질(통산 22회)·18회 독일(통산 20회)·14회 이탈리아(통산 18회)·13회 아르헨티나(통산 18회)·12회 스페인(통산 16회)에 이어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역대 5회 이상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두 차례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와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잉글랜드가 포함된 것만 보더라도 10회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우리 태극 전사들의 활약상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한국 축구는 이처럼 우리 국민들을 웃게 만들고, 감격에 눈물 짓게 하면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향상된 기량을 선보이며, 수준 높은 경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드는 역할에 충실하면서 전 국민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반면 한국 정치는 우리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울분으로 통탄의 눈물을 짓게 하면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수준은 떨어지는 행태로 대한민국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고 있으니 이 노릇을 과연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논어에 나오는 ‘過而不改(과이불개) :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를 선정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을 꼬집는 過而不改(과이불개)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교수들의 탁견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過而不改(과이불개)를 선정한 것처럼 여야 할 것 없이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에 티끌은 잘 보는’ 정치를 바꾸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정치는 계속 퇴행할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한국 축구처럼 한국 정치도 국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려면, 여야를 떠나 過而不改(과이불개)한 기존의 행동을 과감히 버려야만 한다. 정치인들이 공천권자의 눈치만 살피고, 말로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떠들어 댈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칠 때만이 대한민국도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한국 정치도 한국 축구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수준이 향상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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