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癸卯年(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2023년 癸卯年(계묘년)은 60간지 중 40번째로 癸(계)는 흑색을 뜻하고, 卯(묘)는 토끼를 뜻해서 둘을 합해 검은 토끼해로 불린다. 또한 검은색은 지혜를 상징하고, 토끼는 평화·풍요·다산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적 경제 불황 속에 고금리·고물가 등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이지만, 2023년 癸卯年(계묘년)에 희망을 갖는 국민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토끼는 영특함과 지혜의 상징으로 통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궁가의 이야기를 보더라도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한 특효약으로 토끼의 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별주부의 꾐에 빠진 토끼는 낯선 용궁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간이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한 靈藥(영약)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토끼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저는 1년에 한 번씩 간을 햇볕에 말린다”는 奇智(기지)를 발휘하여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탈출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토끼하면 ‘지혜로움’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지난 2022년 대한민국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었던 진보정부가 5년 만에 보수정부로 바뀌면서 ‘공정과 상식‘이 키워드가 되었다. 또한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와 19대 대선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진보진영이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경북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압승을 거두었지만,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20대 대선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보수진영이 광주·전남·전북·제주 4개 시·도를 제외한 13개 시·도에서 압승을 거두며 4년 전과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해냈다.

지난 2022년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은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모두 개표가 마무리 될 때까지 가슴을 졸이는 0.73%p 차이의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그런 박빙의 결과 때문인지 아직까지도 거대 야당은 압도적 국회 의석수를 바탕으로 출범한지 7개월 남짓 밖에 안 되는 윤석열 정부 흔들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당장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2023년도 예산안조차 법정시한 12월 2일을 무려 22일이나 지난 12월 24일 지각 처리되었고,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대폭 삭감된 것만 보아도 거대 야당의 비협조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물론 집권 여당 역시 거대 야당의 몽니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 안타까움이 더욱 큰 것 같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 방향을 민생경제 회복으로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내년도에는 전기·가스·지하철·버스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지수 상승에 상당부분 기여하는 측면에서 볼 때 내년도 서민경제는 더욱 위축될 소지가 높다. 민생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얼어붙는 마당에 정부가 천명한 민생경제 회복이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토끼는 굴을 팔 때 세 군데를 판다는  狡兎三窟(교토삼굴)은 위험이 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놓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집권 여당이나 거대 야당은 토끼의 狡兎三窟(교토삼굴)과 같은 지혜로운 대처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 대내외적 여건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2023년 癸卯年(계묘년)에는 검은 토끼의 지혜를 바탕으로 한반도에 평화로운 기운이 감돌고, 대한민국이 풍요와 다산을 달성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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