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매우 시끄럽다. 설 연휴 다음 날인 지난 25일에는 집권여당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유력 주자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던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당내 민주주의 후퇴’라는 지적이 봇물을 이루었으며, 지난 28일에는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면서 언론과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0일 성남 FC 후원금 관련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조사를 받으러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두한 바 있는 이재명 대표는 위례신도시 및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으로 보름 남짓 만에 다시 검찰에 출두하며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런데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두할 당시에도 박홍근 원내대표 등 40여명의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와 함께 정문까지 동행하고,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도 대거 출동하여 장사진을 연출하더니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할 당시에도 정청래 최고위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들과 ‘개딸’들의 응원 집회가 열리며 다시 한 번 요란스러운 광경을 연출했다.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하다 검찰 수사를 받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개인 비리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는 제1야당 대표가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출두하는 모습이 일반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지는 않다.

이재명 대표의 지난 10일과 28일 두 차례 검찰 출두는 더불어민주당이나 ‘개딸’ 등 지지자들의 주장처럼 정치 탄압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개딸’ 등 지지자들의 주장이 정치 탄압이라는 설득력을 얻으려면,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맞서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일련의 과정에 대한 검찰의 표적수사가 진행됐거나, 지난해 8월 28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의 행적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인한 출두여야만 정치 탄압이라는 논리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의 두 차례 검찰 출두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 FC 후원금 관련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위례신도시 및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이 아닌가? 그것도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에 고발된 사건으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를 비롯하여 더불어민주당이나 ‘개딸’ 등 지지자들이 ‘정치 탄압’ 운운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을 넘어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재명 대표의 주장처럼 대장동 특혜 의혹이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 환수’라면, 아무리 검찰에서 표적수사를 통해 이재명 대표를 정치적으로 탄압하려고 하더라도 3권 분립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사법부에 의해 반드시 무죄가 밝혀질 것이며, 성남 FC 후원금 관련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역시 사법부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명명백백하게 판단할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검찰 독재에 의한 정치 탄압 운운하며, 지지자들을 결집해 사법 절차를 부정하고,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려는 이재명 대표의 태도는 제1야당 대표로서도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이재명 대표의 주장처럼 자신이 결백하다면, 소속 의원들이 자신의 검찰 출두에 동행할 것이 아니라 연일 계속되는 한파로 인해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집권여당보다 먼저 거대 제1야당이 중지를 모아 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야 하는 일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서민들이나 일반 국민들과 동떨어진 생각으로 지지층에게 매몰된 행보만 지속한다면, 지난날 ‘黨揭浪人(당게낭인)‘들에 의해 몰락한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재명 대표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이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집권 여당이나 제1야당의 행태를 매의 눈처럼 지켜보며, 앞으로 430여일 남짓 남아 있는 22대 총선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계속 숙고중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한다. 내년 22대 총선에서 참패하고 싶다 않다면 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