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歌王(가왕) 조용필과 필적했던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은 공전의 히트작이다. 1982년 발표된 박건호 작사·이범희 작곡의 ‘잊혀진 계절’은 10월만 되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할로윈 보다 먼저 떠올릴 정도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애창곡 중 하나다. 특히, 가수 이용은 한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1년 12개월 중 10월 한 달 동안 벌어들이는 수입이 11개월 동안의 수입보다 더 많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잊혀진 계절’은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파급력을 미친 곡으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로 시작하는 ‘잊혀진 계절’의 노랫말처럼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 10월의 마지막 주를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지난 25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첫 시정연설에는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탄압을 이유로 헌정 사상 최초로 불참을 강행했으며, 지난주 연일 지속적으로 터지고 있는 제1야당 대표의 20대 대선 당시의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한 폭로는 국민을 분노케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밤 10시 15분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할로윈 행사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는 전 국민들을 충격과 슬픔의 도가니에 빠뜨리고 말았다. 지난 30일 오후 11시 기준 사망자 154명·부상자 132명 등 총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이태원 참사는 사망자 대부분이 채 피어보지도 못한 청춘들이라는 점에서 전 국민들이 비통해하고 있다. 특히,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처럼 자식을 앞세운 부모들이 평생 동안 슬픔과 고통 속에서 지내야 할 생각에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가슴이 미어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참사가 발생한지 11시간 만인 30일 오전 9시 50분경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오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선포했으며, 한덕수 국무총리는 서울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이라는 사람은 이번 이태원 참사가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삭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정치인이라는 공인이라면, “앞뒤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여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야가 중지를 모으자”고 하는 것이 우선일 텐데, 이번 참사의 원인을 대통령실 이전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을 비판하는 태도는 정치인으로서 결코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다. 지금은 이번 참사의 책임 소재를 따질 때가 아니라 여야가 잠시라도 정쟁을 멈추고, 오로지 사고수습에 매진해야 할 때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다행히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정의당 모두 긴급회의 개최를 통해 “사고수습이 최우선”이라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다. 꽃다운 청춘들이 150여명 넘게 사망한 이번 사태의 조기 수습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은 사실이나,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려 사고수습이 마무리 될 때까지 아니면 최소한 국가 애도기간 동안만이라도 여야의 정쟁은 잠시 휴식에 들어가야만 한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뿐만 아니라 언론 역시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마련된 재난언론보도 준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방지해야만 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의 조기 수습은 전 국민의 일치단결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정부도 이번 이태원 참사의 조기 수습과 동시에 조속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부상자 분들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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