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부위원장은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를 압도하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장관급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라는 직책을 맡고 있어 직접적인 출마 언급은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23일 개최된 전국위원회에서 일반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투표 100%’로 당 대표를 선출하고, 당 대표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는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하는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면서 나경원 부위원장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왜냐하면,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여론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에게 밀려 줄곧 2위를 차지하던 나경원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배제한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는 방식에서는 당 대표 선출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6.11 전당대회에서 黨心(당심)에서는 승리하고도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밀려 이준석 전 대표에게 패배하는 뼈아픈 상처가 있는 나경원 부위원장으로서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지난 2021년 6.11 전당대회와 같은 黨心(당심)에서는 승리하고도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밀려 패배의 아픔을 겪는 상황은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다만, 나경원 부위원장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10월 임명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라는 공직을 그만두는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소통 즉, 尹心(윤심)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대다수 후보들이 尹心(윤심)을 호소하고, ‘김장연대’라는 이야기까지 회자되는 마당에 나경원 부위원장의 출마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나경원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모의 대출 이자·원금을 탕감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예시로 들었다가 대통령실의 즉각적인 반박에 부딪히며, 대통령실이 나경원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부정적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나경원 부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보이다 포기하게 되면, 대통령실의 압박 때문이라는 억측이 난무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나경원 부위원장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합니다. 어떤 정부 정책이든 완성하고 결정해나가는 과정은 결코 간단할 수 없습니다”라고 해명한 후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어찌 되었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에 비추어볼 때 아직까지는 당 대표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나경원 부위원장은 과감하게 공직을 사퇴하고, 당 대표로 선출되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일조해야 한다.

나경원 부위원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 갈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자리든 한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라는 비판이나, 이재오 상임고문의 “부위원장은 장관급으로 공직에 충실해야지 다리는 공직에 걸쳐놓고 맨날 당 행사에 가서 마이크나 잡고 그러면 임명권자(대통령)를 욕보이는 것이다. (당대표로) 나갈 생각이 있으면 그만두고 뛰어들 든지 아니면 당에 얼씬도 안한다고 하든지 해야 한다”는 비판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며, 더 낮은 자세로 당원과 국민 속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제1야당 대변인·국회 외교통일위원장·제1야당 원내대표 등 화려한 정치적 경력을 쌓고, 5선 고지를 눈앞에 둔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패배의 쓴잔을 마셨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급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 굵직한 직함까지 거친 만큼 나경원 부위원장이 대한민국의 중심 ‘충청의 딸’로서 영국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수상이나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서 ‘엄마 리더십’을 선보이며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스스로 정계에서 물러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같은 더 큰 정치적 자산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