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癸卯年(계묘년) 설 연휴 사흘째다. 올해 설 연휴는 설날 이후 이틀의 휴일이 더 있어서 그런지 예전 명절보다 연휴가 긴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매번 명절 때마다 차례를 모시고 친정에 일찍 가기 위해 새벽부터 차례 준비를 서두르던 집사람이 올해 설 명절에는 조금 여유 있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아이들 역시 제 엄마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자 예전 명절과는 달리 외갓집을 가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집사람과 아이들의 느긋함 때문에 이번 설 명절에 처갓집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은 이전의 명절 때보다 두 배 이상이 걸렸다.

올해 설 명절은 최근 몇 년 동안의 명절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지난 2019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20년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도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가족들끼리도 만나는 것을 꺼리게 되는 상황이 지난해 추석까지도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특히, 지난 2021년 설 연휴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에서 동거가족을 제외한 5인 이상 사적 금지 모임 방침을 발표하면서 차례도 늙으신 부모님에게만 맡겨 놓고, 영상통화로 세배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2021년 설 연휴에는 민족 최대의 설 명절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미증유의 사태인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비단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고향 방문이나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도 왠지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실외 마스크 해제에 이어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자율로 전환된다고 하니 남들 눈을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난해 5월 실외 마스크 해제에 이어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자율로 전환되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차츰 엿보이는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지 코로나19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자율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은 심적 위안을 느끼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26∼28일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전국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 반대 응답이 57%를 보이며, 찬성 응답 41%보다 16%p 많은 점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 전환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3년여 동안 前代未聞(전대미문)의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생업까지 엄청난 피해를 겪으며 정부의 방침에 순종해왔던 국민들 입장을 고려하면, 마스크 착용 의무의 자율 전환은 적절한 조치라고 여겨진다. 특히,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자율로 전환되더라도 감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의료기관을 비롯하여 약국·일부 사회복지시설·대중교통(버스·택시·지하철 등)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검사와 진료의 병행을 통해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또한 국민들의 판단에 따른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 전환이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찌되었든 2023년 계묘년 설 연휴 직후에 실시되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자율 전환이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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