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대 대전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전반기에도 인근의 세종·충남·충북과 달리 가장 늦게 원 구성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는 제9대 대전시의회는 후반기 역시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제4대 세종시의회·제12대 충남도의회·제12대 충북도의회는 전반기 마지막 달인 지난 6월말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마무리짓고, 7월 임시회를 통해 상임위원회 배정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통해 반환점을 돈 민선 8기(세종은 시정 4기) 시·도정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유독 대전시의회만 감투싸움에 함몰되어 泥田鬪狗(이전투구)만 지속하고 있다.
대전시의회 원내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지난달 24일 의원총회를 통해 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진행했으며, 김선광 의원이 10표를 획득하여 8표에 그친 조원휘 의원을 누르고 단독 후보로 의장에 추대키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의원총회 결과에 불복한 조원휘 의원이 후보 등록을 강행하다 철회하는 등 갈등을 빚었고, 단독 후보로 의장 선거에 입후보한 김선광 의원에 대해 지난달 26일과 7월 3일 찬반투표를 벌였으나, 찬성 11표 vs 반대 11표가 나오면서 可否同數(가부동수)로 부결이 됐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대전시의회 의장 선거 파행과 관련하여 의원 10명에 대해 징계에 착수했으며, 7월 3일 조원휘 의원에게는 당원권 정지 2개월·김선광 의원에게는 경고를 의결하였고, 의장 선거 부결에 동조한 나머지 8명의 의원에게는 본회의 의결 시까지 징계 보류를 의결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10일 제28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제9대 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는 결선 투표까지 이어진 결과 당원권 정지 2개월을 받은 조원휘 의원이 선출되는 촌극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9대 의회 전반기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제2부의장을 지내고, 지난 1월 자신이 모시던 이상민 전 국회의원을 쫓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여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거머쥔 조원휘 의원의 능력에 감탄할 따름이며, 국민의힘 입당원서에 잉크도 채 마르지 않았고, 당원권 정지 2개월이라는 징계까지 받은 조원휘 의원에게 표를 던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뇌 구조를 들여다보고 싶은 심정이다.
어찌 되었든 제9대 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조원휘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을 치유하고, 화합을 모색해야만 한다. 그러나 조원휘 의장은 “어렵게 의장이 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위임해 주신 권한을 오남용하지 않고 시민을 위해 올바르게 활용해 새로운 변화된 의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당선 소감과는 달리 자신의 반대편에 섰던 의원들을 향해 작심하고 불이익을 주려는 모습이 역력한 것 같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12일 열린 제280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배정을 하려했지만, 조원휘 의장의 일방적인 배정에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정회가 이어졌다. 조원휘 의장은 “의원들의 희망·겸직금지 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임위를 배정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조원휘 의장의 반대편에 섰던 의원들만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들의 반발 논리가 설득력을 보이고 있어 조원휘 의장이 주창한 탕평 인사는 립서비스에 그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대전시의회 제9대 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는 투표 결과를 정반대로 발표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제280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는 지난 10일 진행된 부의장 선거 1차 투표 결과에 대한 정정도 있었는데, 지난 10일에는 국민의힘 이한영 의원 6표·황경아 의원 3표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이한영 의원 3표·황경아 의원이 6표를 득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명의 감표위원 확인 절차와 의회 직원들의 재확인까지 거친 투표 결과마저 정반대로 발표하는 대전시의회의 수준을 가히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비단 대전시의회의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송활섭 의원은 지난 2023년 8월 의회 사무처 여직원 성희롱 의혹으로 국민의힘 대전시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는데, 지난 7월 1일에는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되며 다시 한 번 성 비위 사건에 휘말렸다. 현재 무소속 상태인 송활섭 의원에 대해 대전시의회는 지난 12일 제280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어 징계요구안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했다. 대전시의회가 송활섭 의원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로 ‘솜방망이 징계’에 나설지 아니면 제명이라는 초강수 징계로 一罰百戒(일벌백계)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
전반기 의장은 이장우 시장의 지역보좌관 출신 초선 의원·후반기 의장은 당원권 정지 2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은 사람을 의장으로 선출하는 제9대 대전시의회 의원들은 더 이상의 감투싸움을 멈추고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해야만 한다. 지속되는 파행과 논란으로 점철된 제9대 대전시의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시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원 개개인이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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