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104주년 3.1절은 예년과 달리 유난히도 시끄러웠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자신들의 당 대표를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국경일인 3.1절에 임시국회를 개원하며 노골적으로 방탄 국회를 연출하더니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중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 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라는 부분을 콕 집어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식민사관으로 맹폭을 가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대통령 3.1절 기념사에 대해 여야의 我田引水(아전인수)식 해석만 난무하더니 정권이 바뀌어도 그러한 모습은 전혀 변한 것이 없어 1919년 3.1운동 당시 일부 친일파를 제외한 남녀노소·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대동단결하여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쓰러져간 순국선열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다.

3.1운동은 일제의 한반도 침략에 저항한 최초의 비폭력·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이며,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는 매우 특별한 의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정부 주관 3.1절 기념행사에서 독립운동가 현수막 사진에 건국대통령인 이승만 박사가 제외되었다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의 지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난 2016년 우리나라로 망명한 이후 처음으로 정부 주관 행사에 참석한 태영호 의원은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 걸린 독립운동가 현수막 사진에 대해 “아쉽게도 당대 독립운동가 중의 한 분이셨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정치인들이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했지만, 태영호 의원처럼 건국대통령인 이승만 박사의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정치인은 없었던 것에 대해 매우 부끄럽고 송구하다는 마음 뿐이다.

태영호 의원의 페이스북 글처럼 안중근·백범 김구·도산 안창호·유관순·매헌 윤봉길·우사 김규식·이봉창·단재 신채호·충청공 민영환·백암 박은식·우당 이회영 등은 일제에 항거하여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대표적인 순국선열들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우남 이승만 박사 역시 자신의 삶을 한평생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투신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 더구나 우남 이승만 박사의 경우는 대한민국의 건국대통령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까지 역임한 역사적 사실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3.1절 기념행사의 현수막 사진에 우남 이승만 박사의 사진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보수·진보 및 여·야를 떠나서 분명히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이승만 대통령이 재임 중 발췌 개헌이나 사사오입 개헌 그리고 3.15 부정선거 등 민주주의를 훼손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국제정세를 꿰뚫는 안목으로 남한만의 총선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단독정부를 수립한 것이나, 북한의 남침으로 발생한 6.25 전쟁으로 공산화 직전에 놓인 자유대한민국을 지켰다는 점에서는 민주주의를 훼손한 過(과)를 충분히 덮고도 남을 功(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홍위병을 앞세운 문화대혁명 당시 모택동으로 인해 사망한 중국인은 최소 수백만에 이른다는 것에 대해 異論(이론)은 없다. 누가 보더라도 최소 수백만의 국민을 죽음으로 내몬 독재자 중 독재자였던 모택동이 사망한 1976년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한 격하 운동을 벌였을 때 중국의 실권자 등소평은 “모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한 대체 불가의 功(공)을 갖고 있어 문화대혁명 등의 過(과)를 덮고도 남는다”고 강조하면서 그 유명한 ‘功七過三(공칠과삼)’이라는 표현 하나로 논란을 잠재우며 천안문 광장에 아직까지 모택동의 초상화가 걸려 있게 한 근거를 제시했다.

이런 점에 비추어볼 때 우리나라의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에 대한 예우는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이승만 대통령을 향해 진보진영이나 시민사회단체가 過(과)만 크게 강조한 측면이 많지만, 등소평이 모택동을 평가한 발언을 그대로 빌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건국한 대체 불가의 功(공)을 갖고 있어 3.15 부정선거 등의 過(과)를 덮고도 남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태영호 의원의 지적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이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위대한 업적에 대해 재음미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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