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대전·세종·충남·충북 충청권 4개 시·도가 똘똘 뭉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치고 유치에 성공한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가 시작 전부터 시끄럽다. 지난 2021년 9월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의향서를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제출하며, 다른 나라보다 뒤늦게 본격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1년 남짓 만에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면서 충청인들에게 박수를 받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한체육회로부터 ‘사전협의’ 규정 위반이라는 제동에 걸리면서 대한체육회 vs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 간의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대회 준비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충청인들을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 3월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처 세종 설치를 시작으로 유치위원회의 조직위원회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 개최 등 대회 성공을 위한 순조로운 준비가 진행되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대한체육회 등 중앙부처와 마찰음을 빚고 있다는 소식에 충청권 최초로 스포츠 4대 빅 이벤트 중 하나인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가 가능할까라는 의문부호를 갖는 사람들마저 늘어나고 있다.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측은 “창립총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2월부터 대한체육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시 대한체육회와 조직위원회 구성에 대해 협의했던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사실만 보더라도 대전·세종·충남·충북 충청권 4개 시·도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더 큰 불신만 키울 수밖에 없다.

2027년 제34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 협약서 제1호는 “체육회 제한 규정 및 FISU 헌장을 준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호는 “개최도시로 확정된 후 체육회와 협의하여 대회조직위원회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종합경기대회 국내 유치신청도시 선정규정 제10조 제4호 역시 “체육회와 사전협의를 통한 대회조직위원회 구성”이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달 27일 대한체육회가 이기흥 회장 명의로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에 “개최 시·도는 정부·체육회와 조직위원회 구성을 사전협의 해야 한다는 관련 법령 및 규약·사전 협약을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항의 공문을 발송한 것만 보더라도 조직위원회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이유다.

특히, 대한체육회가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체육부문 위원의 추천 요청만 받았을 뿐 창립총회의 주요 안건·정관과 상임 부위원장·사무총장 등 주요 임원 인선에 대한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국제종합경기대회 국내 유치신청도시 선정규정 제10조 제4호와 2027년 제34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 협약서 제4호 위반은 분명하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창립총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2월부터 대한체육회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해왔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구체적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을 보면, 대회의 성공적 개최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도 충분하다.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FISU와의 약속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법인을 설립 허가를 받고, 정부 예산을 조달 받아 5월 12일까지 사무처를 발족해야 하지만, 대한체육회와의 마찰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대회 준비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국제종합경기대회 국내 유치신청도시 선정규정 제10조 제4호와 2027년 제34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 협약서 제4호를 위반한 부분에 대해 깨끗하게 시인하고, 대한체육회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차질 없는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준비에 모든 전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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