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도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살포 파문’이 메가톤급 파괴력을 보이며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2021년도 5.2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하여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겠다. 제가 귀국하면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은 예사롭지 않다. 또한 송영길 전 대표는 그동안 “당초 예정대로 오는 7월에 귀국하겠다”는 입장에서 “즉시 귀국하겠다”고 밝히며 정면승부를 택했지만, 2021년도 5.2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며,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의 분노 역시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도 않다.

지금까지 여러 언론에 공개된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취를 살펴보면, 송영길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하여 “전혀 몰랐다”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송영길 전 대표와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든지 “영길이 형한테 물어보고. 뭐 막판에 스피치 낼 때 한 번씩 더 해가지고”라며 독려하는 내용에 송영길 전 대표의 실명이 명확하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였다.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던 사정을 말씀드린다”고 주장하며,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하여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집권여당 대표를 비롯하여 인천광역시장과 5선 국회의원 그리고 장관급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역임한 송영길 전 대표가 이처럼 중차대한 일에 대해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는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도 볼 수 없다. 더구나 송영길 전 대표는 고개를 숙여 국민들에게 사과했지만, 그 사과가 국민들에게 크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진심어린 사과인지도 의문스럽다. 송영길 전 대표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주장하는 등 ‘돈 봉투 의혹’의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몰아가고 있는 부분에서는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지난 2012년 1월 고승덕 의원의 한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알려진 ‘2008 한나라당 7.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박희태 국회의장 측의 돈 봉투 전달 사건은 한나라당을 격랑 속으로 몰고 갔으며, 결국 1개월 남짓 후에는 한나라당이라는 간판까지 내리고 새누리당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바 있다. 또한 당시 고승덕 의원의 폭로에 대해 사건의 당사자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처음에는 혐의를 일절 부인하다 종국에는 “전당대회고 그런 분위기 때문에 약간 법의 범위를 벗어났던 관행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국회의장직 사퇴서를 제출하였고, 박희태 의장은 그해 6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에 이르렀다. 역시 돈 봉투 전달자로 알려진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과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도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500만원이 선고받은 바 있다.

요즈음 송영길 전 대표의 ‘2021년도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만 보더라도 이재명 대표 측의 좌장으로 통하는 정성호 의원이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실무자들의 차비·기름 값·식대 정도 수준이라”는 국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진 망언을 내뱉는 것을 보면,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후진국적 정치 행태는 아직도 제자리에 머물고 있으며, 국민들을 복장 터지게 만드는 주요 인사의 망언은 여·야 모두 ‘오십보백보‘ 수준이다.

‘2008 한나라당 7.3 전당대회’ 이후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를 정치권의 주요 인사의 시각에 비추어보면, ‘식대 정도 수준‘ 운운하는 모습에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만천하에 알려지고,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 여·야에 한 번씩일 뿐이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는 정치권의 오랜된 못된 관행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이번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의혹‘을 기점으로 사라져야 할 舊習(구습)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는 정치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마땅할 것이며, 전당대회든 뭐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금권선거는 더 이상 우리 정치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 자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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