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인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대한민국의 5년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 탄생이 임박했다. 그야말로 여야 모두 피말리는 ‘용광로’선거를 치르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국민화합’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대선은 끝났지만 선거기간 내내 사생결단으로 극심하게 맞섰던 상호비방이 도를 넘어서 국민을 지치게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국민들의 피로도 또한 상당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또 한 번 뜨거운 선거전을 벌일 것이 자명해 국민 입장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쨌든 우리는 그동안 반목과 폭로전으로 갈라진 민심을 차분하게 정리해 냉정을 되찾고 일상으로 복귀할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승자나 패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모두가 맡은 일에 충실할 줄 아는 것도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 자질이라고 믿는다.
모든 선거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새 지도자를 당선시킨 국민도 있고 낙선시킨 국민도 있을 것이기에 이를 민주주의의 요체인 ‘승복’에 귀결시켜야 비로소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이 매우 시급하다. 선거기간 동안 지역은 물론이고 세대와 계층, 보수와 진보 간의 극한 갈등이 증오와 대립의 양상을 보이며 사회 발전을 가로막았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무리 민주주의 사회라지만 국론분열은 그 다양성 못지 않은 사회분열로 이어지기에 후유증 치유에 매진해야 한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내 안에 남아 있는 갈등의 씨앗을 과감하게 ‘화합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정치권도 국민들이 더 이상의 비생산적적인 정쟁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만큼 국민 대화합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 그야말로 이제는 당리당략에 급급한 소모적인 정쟁을 당장 걷어 치우고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어가기 위한 정책 토론이 활활 불타오르길 바란다.
무엇보다 동서 화합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마련에 힘을 쏟기를 바란다. 왜 선거때만 되면 지역감정이 되살아 나는지 참으로 부끄럽다. 정치인들이 권력을 가져오기 위한 방편으로 이 망국적 편가르기를 악용하고 있음을 이제는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 우리는 이 점을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해결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후보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말로만 외치던 지역감정 해소 방안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가시적이고도 실현가능한 방안을 국민 앞에 제시해 주길 청한다.
또한 20, 30대 세대가 정치적 선택을 놓고 확연히 갈라진 것도 전에 없던 현상인 만큼 국내 현안은 물론 남북관계, 외교문제에 대한 기성세대와의 인식차이를 좁힐 방안 마련에도 나서야 한다. 우리 사회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세대의 역동성과 기성세대의 경륜이 조화를 이뤄야만 희망이 있다.
특히 우리는 남북평화와 경제의 안정적 발전이라는 두 가지의 큰 표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한 정치권의 초당적인 화합도 꼭 필요하다.
오죽하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 3일 심층분석 코너에서 우리나라 대선에 대해 ‘인신공격과 추문’이라고 규정지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나라의 운명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만들어가야 하는 필연의 길이다. 3.9선거의 후유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우리 민족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할 때다.
이제 새 정부의 운명이 국민 앞에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바라건대 활기찬 우리 국민들의 모습이 거리마다 아름다운 물결로 이어져 ‘국민평화’라는 팔레트 위에 한층 두텁게 채색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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