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1 지방선거를 65일 남겨 놓은 가운데,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문제가 차기 대전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공약한 허태정 시장을 제외한 여야 모든 후보가 ‘졸속 철거’, ‘보여주기식 정치 행보’, ‘대안 없는 철거’ 등 허 시장 비판에 대동단결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월 20일 허 시장과 소속 정당이 같은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전 서구청장이 한밭종합운동장 철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이후 모든 후보들이 得(득)보다 失(실)이 많다는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허 시장은 지난 24일 개최된 정례브리핑에서 타 후보들의 문제 제기를 ‘정치 공세’라고 폄하 하면서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으로 타 후보들의 허 시장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같은 당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예비후보는 지난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허 시장의 한밭종합운동장 철거와 관련하여 “임기 말에 제대로 된 대안 없이 한밭운동장 철거를 강행하려 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정치 행보’라”고 강하게 비판했으며,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경쟁했던 국민의힘 박성효 예비후보도 ‘한밭종합운동장이 허태정 시장의 것인가’라는 제목의 입장문 발표를 통해 허 시장의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강행을 행정 미숙으로 치부하기도 하였고, 국민의힘 장동혁 예비후보 역시 ‘한밭운동장 철거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허 시장의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강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구나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용갑 중구청장도 허 시장의 한밭운동장 철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당 인사들까지 허 시장 정책에 반대하는 상황을 지켜보면, 과연 한밭종합운동장 철거가 허 시장의 주장처럼 정치 공세에 불과한지 졸속 추진에 해당하는지는 대다수 시민들이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당 후보들이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문제 삼는다면, 허 시장의 주장처럼 자신을 흠집내기 위한 일방적 정치 공세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같은 당 소속의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물론 한밭운동장 철거에 대한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같은 당 소속 구청장의 강력한 반대를 허 시장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허 시장의 일방적 정치 공세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지 않아도 허 시장은 취임 이후 이스볼 드림파크 선정과 대전시-한국서부발전-대전도시공사의 청정연료복합단지 MOU 체결 등 아무런 소득 없이 긁어 부스럼만 일으켜 시민들의 질책을 받은 바 있다. 오죽했으면 같은 당 장종태 예비후보마저 지난 2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허태정 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 대표 공약이었던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추진과정에서 약속을 번복하면서 자치구 간 갈등을 일으켰다”고 비판하며 당시 상황을 끄집어냈는지 허 시장은 시급하게 깨달아야만 한다.

바라건대, 허 시장은 제발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비롯하여 트램 급전방식과 차량 종류를 임기 말에 최종 결정하겠다는 무리수를 두지 말고, 대전의 미래는 앞으로 오는 6월 1일 당선되는 시장에게 맡기겠다는 입장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허 시장이 불과 임기를 3개월 정도 남겨 놓고 추진하고자 하는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비롯한 대형 사업들은 대전의 미래를 위하여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선택을 받고 나서 추진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허 시장에게 있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재선에 성공하여 ‘허태정 시정 2기‘를 이어가는 것이지 임기 말의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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