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장을 맡고 있는 유흥식 라자로 주교가 지난 11일 한국인 최초로 로마 교황청 성직자성장관과 대주교에 임명됐다. 유흥식 주교의 로마 교황청 성직자성장관 임명과 대주교 임명은 대한민국 천주교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충청을 넘어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떨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1951년 충남 논산 출생인 유흥식 대주교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충청인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이름이다. 가톨릭재단인 논산대건·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유흥식 대주교는 고등학교 1학년 만 16세에 세례를 받은 후 1979년 12월 8일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았으며, 1983년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귀국한 이후 주교좌 대흥동본당 수석 보좌신부·솔뫼성지 피정의 집 관장·대전가톨릭교육회관 관장·대전교구 사목국장·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3년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천주교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는 대전교구장 경갑룡 주교의 사임에 따라 2005년 4월 교구장직을 승계 받아 사제 수품 후 42년간 줄곧 대전교구에서 선교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등 충청인들과 喜怒哀樂(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특히, 지난 2014년 대전을 비롯하여 서산 해미읍성·당진 솔뫼성지 등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이끌어내 충청과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유흥식 대주교는 ‘대전가톨릭농수산물지원센터’ 설립·‘이동형 푸드 마켓’ 운영·‘한 끼 100원 나눔 운동’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에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했으며, 코로나19 국면에서는 ‘백신 나눔 운동’을 전개하여 한국 천주교 전체로 확대하는 이정표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 12일 교황청 성직자성장관 임명 관련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안에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멍한 자세였다”고 표현한 유흥식 대주교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를 사목표어로 삼고, 그 동안 약자를 위하여 세상의 빛이 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
병인년 박해 등 천주교와 깊은 인연이 있는 충청권에서 한국인 최초의 로마 교황청 성직자성장관 임명된 사실은 충청인들에게는 매우 큰 자부심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충남 당진 출신의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이런 경사가 생긴 것은 기쁨이 배가 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충청 출신 법무부장관은 인사 학살에 가까운 검찰 수뇌부 인사를 단행하여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으며, 집권여당의 ‘검찰개혁’이라고 쓰고 ‘검찰개악’이라고 해석되는 검찰개혁의 논란 속에 여야의 극한 대립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충청 출신의 유흥식 대주교의 로마 교황청 성직자성장관 임명과 대주교 호칭 부여라는 겹경사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피폐해져 가는 민생에 가뭄의 단비로 작용하여 대한민국의 국운이 융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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