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제1야당의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의 제1야당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은 지난 1969년 11월 당시 신민당 원내총무였던 YS가 주창한 40대 기수론과 비견되는 대한민국 정당사의 큰 이변 중 하나였다. 이 대표는 취임 후 따릉이를 타고 여의도로 출근하면서 국민들의 시선을 끌었으며,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를 흥행시키면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당 대표로서 이 대표가 긍정적 이미지를 쌓을 수 있는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지난 6.11 전당대회 당시에도 대선 버스 정시 출발론이나 공직후보자 적성검사 도입 등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이 대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소위 ‘이준석 리스크’로 불렸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정권교체에 열망을 갖고 있는 많은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표는 범 보수진영 압도적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전에도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하여 버스 정시 출발론을 설명하면서 “버스정류장이 두 개 있는데 전당대회 끝나고 나서 대선 경선이 시작될 때 한번 서고, 단일화 판이 벌어질 때 또 한 번 선다. 앞에 타면 육우·뒤에 타면 수입산 소고기가 된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더니 최근에는 윤 전 총장과의 통화 녹취록이 유출되면서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의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이 대표의 이런 행동은 젊고 패기 넘치는 정치 지도자와 기성세대의 정치 지도자들과는 판이한 모습의 참신성을 기대했던 당원들이나 국민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임에 틀림없다. 제1야당 대표의 이런 불안한 리더십으로 야권으로서는 절체절명의 기회인 내년 3월 9일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두고 정권교체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대표가 여당을 바라보는 태도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자신과의 통화에서 “야당 대표는 대여투쟁에 앞장서야 한다. 간첩·코로나 문제 등 삶의 현장에서 지금 대변할 이슈가 얼마나 많나? 싸워야 한다. 싸움에 대표는 안보이고 후보들하고 싸우는 게 번지수 잘못된 게 아니냐?”라는 지적에 “저는 정부랑 싸울 생각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원 전 지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과연 이 대표가 제1야당 당 대표의 본분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나 있는 것인지 의심될 지경이다.

지난 1979년 5.30 신민당 전당대회는 YS의 ‘선명야당론’이 소석 이철승의 ‘중도통합론’을 상대로 한판승을 거둔 정당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당시 대다수 사람들은 신민당 당수를 맡고 있던 이철승 총재의 재선출이 유력하다고 전망했지만, YS는 야당다움을 내세운 ‘선명야당론’을 통해 이철승 총재의 ‘중도통합론’을 무력화시키며 총재로 선출됐다. YS는 야당다움을 앞세운 ‘선명야당론’을 통해 ‘YH 무역사건’을 시발로 촉발된 신민당의 무기한 농성과 의원직 제명 등을 거치면서 야권의 지도자로 더욱 우뚝섰고, 1985년 2.12 총선에서의 신민당 돌풍과 3당 합당 등을 거치며, 결국 대통령이라는 자리까지 올랐지만, 1955년 창당된 민주당 시절부터 구파 진영 YS의 라이벌로 통했던 신파 진영의 이철승 총재는 대통령은 고사하고 13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을에 출마하여 9.78%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바 있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을 맡아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한 이 대표는 YS와 마찬가지로 정당사의 대 이변을 일으키면서 제1야당의 당 대표로 선출됐듯이 YS의 ‘선명야당론‘을 곱씹고 되새김으로써 최근의 논란을 불식시키고, 안정적 리더십을 통해 국민의힘의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매끄럽게 마무리함과 동시에 20대 대선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써 차세대 보수진영의 대표주자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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