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이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대전역 경유에 대해 발표했다. 대전 동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대전역 경유의 환영 입장을 표명하면서 허 시장의 발표에 힘을 실어주었다. 허 시장의 발표가 있은 직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대전 도시철도2호선 트램, 대전역 경유를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고, 허 시장의 발표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으며, 허 시장의 시정을 연일 비판하던 국민의힘 대전시당 역시 다음 날 홍정민 수석대변인 명의로 ‘트램 대전역 경유 환영한다’는 제목의 논평 발표를 통해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대전역 경유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허 시장의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대전역 경유 발표에 대해 환영하는 정치권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과연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대전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것인지 근본적인 고민도 없이 대전역만 경유한다는 사실만 놓고 환영하는 정치권의 모습은 한마디로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전광역시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광주광역시가 지상 혼합형 저심도 순환선 경전철 건설 방식으로 지난 2019년 9월 기공식에 들어간 것과 비교해 볼 때 노면전차인 트램 방식으로 건설되는 대전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해 대전역을 경유하는 결정만으로 정치권이 일제히 환영 입장을 쏟아내는 모습은 웃지 못 할 촌극이 아닐 수 없다.

대전광역시의 인구는 세종시로의 인구 유출에도 불구하고, 2021년 4월 말 현재 1,457,619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의 인구는 2021년 4월 말 현재 1,444,787명을 기록하고 있어 대전광역시가 광주광역시보다 12,832명이 많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대전광역시가 지난 2014년 1,547,467명의 인구 정점을 기록했으며, 광주광역시는 2014년 11월에야 겨우 1,478,204이라는 인구 정점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광주광역시는 직할시로 승격한 1986년 이후 인구 150만명을 단 한 차례도 넘어서지 못했으며, 대전광역시는 1989년 직할시 승격 후 2010년 150만명을 넘어선 이후 2017년까지 8년 동안 인구 150만명을 유지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대전광역시의 인구가 광주광역시에 추월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광주광역시가 지상 혼합형 저심도 순환선 경전철 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을 2023년 목표대로 완공하게 되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대전광역시의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방식과 비교해 볼 때 도시 간 경쟁력은 비교할 수 없을 상황이 초래될 수 있으며, 대전광역시의 인구가 광주광역시에 추월당하는 것도 더욱 쉬워질 수 있다.

이제 내년 6.1 지방선거에서 용기 있는 시장이 나와서 도시철도 트램 2호선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이 늦어지더라도 최소한 광주광역시처럼 지상 혼합형 저심도 순환선 경전철 방식이라도 정부로부터 따내든지 아니면 視野(시야)를 넓혀서 수도권에 버금가는 대전-세종-청주-천안-공주 등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행정수도권역을 완성해야만 한다. 대전-세종-청주-천안-공주 등으로 이어지는 행정수도권역은 비단 충청권만의 이기심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방편이다. 특히, 정부가 수도권에는 도시철도 노선에 지하화 예산을 보내주면서 행정수도라고 칭하는 충청권에 건설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지하화 예산을 보내주지 않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語不成說(어불성설)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대전이 도시철도 2호선 트램에 환영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광주광역시처럼 지상 혼합형 저심도 순환선 경전철 방식마저도 실현해내지 못한다면, 대전의 도시철도 2호선은 아예 추진하지 않는 편이 낫다. 트램 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을 추진하느니 BRT를 하는 편이 대전의 도시경쟁력에 있어서도 훨씬 더 나은 방법이고, 明若觀火(명약관화)한 교통지옥으로부터의 대전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외국에서 공부한 친구의 “트램 있는 곳에서 한 달도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전의 도시경쟁력을 망치고 있다”는 입버릇처럼 선거에서 표를 의식하지 않고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용기 있는 시장의 결단만이 대전의 발전 100년 대계를 견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 모두가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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