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공전을 거듭하던 제21대 하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이 타결됐다. 제21대 전반기 국회 임기가 종료된 지 무려 54일의 ‘국회 공백’으로 인해 촌각을 다투어야 하는 민생 법안이 속절없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국회 무용론’까지 거론할 정도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 당시의 탈북 어민 강제북송 관련 사진과 영상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은 더욱 우울한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대전 출신의 우리나라 육상의 간판 스타 우상혁 선수가 지난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35m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정치권을 대신해 ‘충청인’ 우상혁 선수가 우리 국민들에게 매우 큰 선물을 안겨준 것 같다.

우상혁 선수의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 획득은 지난 1998년 U.S. 여자 오픈 골프대회에서 역시 대전 출신의 박세리 선수가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날려 1타 차로 뒤지던 상황을 동점으로 만들어 연장전 끝에 우승했던 장면과 비견되고 있다. 당시 박세리 선수의 U.S. 여자 오픈 골프대회 우승은 1997년 12월 8.15 광복 이후 우리나라 최대의 국난이었던 IMF 사건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이었다. 이제 우상혁 선수의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 획득은 코로나19로 인해 시름에 잠긴 우리 국민들에게 위안을 넘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국민들의 절망과 시름에 잠겼을 때 새로운 희망과 위안을 준 박세리 선수나 우상혁 선수가 모두 ‘충청인’이라는 사실에 더욱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특히, 우상혁 선수의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 획득이 더욱 감동스러운 이유는 8살 때 교통사고를 당한 후유증으로 인해 왼발과 오른발의 크기가 비대칭인 상황에서도 꾸준한 연습과 훈련을 통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간승리를 연출했다는 점이다.

우상혁 선수는 지난해 열린 제32회 일본 도쿄 올림픽에서도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4위를 차지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고, 만 25세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앞으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우상혁 선수는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괜찮아’를 연발하며, 관중들에게 박수를 유도하는 등 스스로 스타로 부각할 능력까지 겸비한 선수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켰다.

우리나라 육상은 지난 1947년 제51회 미국 보스톤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서윤복 선수 이후 1992년 제25회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획득한 황영조 선수와 1996년 제26회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마라톤 은메달을 따낸 이봉주 선수를 제외하고는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더구나 트랙필드 종목에서는 메달은 고사하고 결선에 진출하기만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찬사를 받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이제 혜성 같이 등장한 ‘충청인’ 우상혁 선수가 대한민국 육상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 해결사가 되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우상혁 선수가 세계적으로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충청인들부터 더 많은 응원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일 짜증나는 정치권 뉴스에서 벗어나 모처럼 힐링할 수 있었던 우상혁 선수의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 획득에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내며, 만 26세의 우상혁 선수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왼발과 오른발의 크기가 비대칭에도 불구하고 세계 일류 선수로 성장하여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준 것처럼 정치권도 삼류를 벗어나 일류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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