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선거 막바지에 이르면서 후보자 간 고소·고발이 남발하고 있으며, 명확한 근거도 없는 ‘카더라 통신’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또한 집권여당과 제1야당은 접전지인 충청권에 대해 마지막 주말을 맞이하여 중앙당이 대거 지원 유세를 쏟아 부으면서 역전과 수성(守城)을 위해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일곱 차례 진행된 전국동시지방선거 대부분이 중앙정치 이슈에 반응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불과 1년 남짓 만에 치러진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만큼 중앙정치 이슈가 전국을 강타한 예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현재까지 발표된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중앙정치 이슈에 묻혀 ‘지역 머슴’들을 배출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와 남북 화해 무드 속에 치러진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TK를 제외한 전국이 파란 물결로 도배되며, 지방자치 본래의 취지를 온데간데없이 앗아가 버렸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홍보하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 과시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서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지방자치 본래의 취지는 사라져 버릴 것 같다. 윤석열 정부 출범 20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이니만큼 국민의힘 후보들이 윤석열 대통령 마케팅을 통해 선거 승리를 달성하려는 마음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홍보하는 데는 등한시한 채 오로지 윤석열 대통령만 외치는 모습에서는 안타까운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어쩌면 그렇게 4년 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만 외치던 모습에서 정당과 대통령 이름만 바뀌었을 뿐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지 기가 찰 따름이다.

지방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은 무엇보다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이나, 자신의 강점을 유권자들에게 홍보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에 열을 올려야만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하고자 하는 ‘지역 머슴’들이 대통령과 찍은 사진 한 장과 대통령과의 친분만 과시하는 선거운동에만 매달린다면, 과연 무슨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단 말인가? 특히, 완벽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성공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 입장에서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자신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이나 중앙당 유력 인사들에게 절절 매는 모습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것이 31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후보자들이 선거철에만 유권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평소에는 유권자들에게 고개를 치켜들며, 공천권을 행사하는 유력 정치인들에게만 절절 매는 모습에서 아직도 지방자치의 안착은 멀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따라서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우리 유권자들은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지지호소도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견제를 위한 지지호소도 귀담아 들을 필요 없다. 우리 유권자들은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부르짖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호소하는 국정 견제에 귀 기울이지 말고, 정치꾼이 아니라 오로지 누가 지역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인지 살펴보고, 누가 지역민과 긴 시간 동안 호흡할 수 있는 인물인지만 검증하여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지역 머슴’을 뽑아야만 지역도 살고 나라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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