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이제 열흘 후면 앞으로 4년 동안 시정 및 도정은 물론 시정·군정·구정을 이끌게 되는 단체장을 비롯하여 교육행정을 책임질 교육감 그리고 집행부를 견제할 시·도의회 및 시·군·구의회 의원들이 대거 탄생하게 된다.

공식선거운동 5일차에 접어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거리 유세도 최소화하는 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2년 전 21대 총선과는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신바람 나는 로고송과 더불어 선거운동원들의 활기찬 율동이 선거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나 당 관계자들은 승리를 위해 혼신을 불사르고 있지만, 우리 같은 유권자들은 누가 좋은 공약을 내놓았는지, 누가 허황된 공약을 제시했는지를 살펴보고, 모처럼 누려보는 갑(甲)의 입장에서 올바른 선택만 하면 될 상황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역대 모든 선거에서와 마찬가지로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며 ‘국정안정론’을 주창하고 나섰고,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견제’를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역시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내놓는 레퍼토리는 세월이 흘러도 전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승리가 목적인 집권여당이나 제1야당과 달리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자화자찬과 아전인수로 점철된 집권여당이나 제1야당의 미사여구에 현혹되지 말고 냉철한 이성과 판단으로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만 한다.

충청권만 살펴보더라도 지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일곱 차례의 선거에서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제외한 다섯 차례의 선거에서 소속 정당만 보고 투표하는 줄 투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와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이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대구·경북을 제외한 15개 단체장을 휩쓸면서 ‘세종대왕이 빨간색 옷을 입고 출마해도 파란색 옷을 입고 출마한 허수아비를 이기지 못한다’는 자조 섞인 말들까지 등장했다.

대전의 경우만 보더라도 대전시장을 비롯하여 5개 구청장 전원과 대전시의원 22석 중 2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하며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겨우 비례대표 1석을 얻는데 그치고 말았다. 특정 정당에 일방적으로 밀어준 줄 투표 결과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일당독재의 폐해가 지방정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4년간 똑똑히 목도했다.

따라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후보의 면면은 살펴보지도 않고, 특정 정당 후보라면 무조건 기호와 당 색깔만 보고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던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만 한다. 국민들이 절대로 납득할 수 없는 전과를 저지른 후보나 전혀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를 정당 기호에만 의존해서 선출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되돌려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미래세대의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후보의 전과 유무는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후보 등 다른 후보들보다 더 엄격한 잣대가 요구돼야만 한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친구가 술자리에서 “대한민국 선거가 훌륭한 사람 뽑는 것이 어디 있어? 대한민국 선거는 좋은 사람 뽑는 것이 아니라 덜 나쁜 X 뽑는 거야”라고 말했던 것처럼 오는 6.1 지방선거에서는 우리 국민들이 줄 투표의 유혹에서 벗어나 최소한 훌륭한 후보는 차치하더라도 덜 나쁜 후보를 뽑는 차악이라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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