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정오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일요일의 남자’ 송해 선생이 지난 8일 향년 95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이제 일요일에는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송해 선생 특유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됐다. 송해 선생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후 연예계 후배들을 비롯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스포츠 등 각계의 유명 인사들이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고인(故人)을 애도하고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송해 선생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직후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으며, 조전(弔電)에서는 “일요일 낮마다 선생님의 정감 어린 사회로 울고 웃었던 우리 이웃의 정겨운 노래와 이야기는 국민의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을 것입니다”라는 故 송해 선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국민들이 송해 선생의 별세 소식에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처럼 슬퍼하고, ‘국민MC’ 송해 선생이 걸어온 길을 회상하는 등 애틋한 마음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유명을 달리한 전직 대통령들의 사망 소식에는 보수 vs 진보로 나뉘어 반쪽 애도의 모습만 보였지만, 송해 선생의 별세 소식에는 모든 국민들이 대동단결하여 진정으로 고인(故人)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하고 천국행과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故 송해 선생에 대한 전국민적 애도의 물결에서 진정한 국민의 대통령은 ‘권력을 지닌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故 송해 선생은 자신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도 지난 3월 9일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친 여야는 물론이고, 보수와 진보를 추종하던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를 잠시만이라도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게 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故 송해 선생의 역할은 비단 대한민국을 잠시만이나마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게 한 업적에 그치지 않는다. 故 송해 선생은 누가 뭐라 해도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토대를 닦은 선구자이자 산파이다. 지난 1980년 11월 9일 첫 방송을 탄 전국노래자랑은 故 ‘위키리 이한필’ 씨가 초대 MC로 4년 8개월을 진행한 후 2대 방송인 이상용 10개월-3대 고광수 아나운서 10개월-4대 최선규 아나운서 1년 1개월의 체제로 이어지다 故 송해 선생이 1988년 5월 8일 5대 MC를 맡아 TV 화면에 등장하면서 대한민국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안착하게 된다. 특히, 故 송해 선생은 1994년 봄 개편으로 잠시 중단한 5개월을 제외하고도 무려 33년 7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전국노래자랑의 MC로 맹활약했으며, 그 결과 별세 보름 전인 지난 5월 23일에는 최고령 진행자(만95세)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영원한 주석’ 백범 김구 선생은 자신의 저서 ‘백범일지’의 ‘나의 소원’에서 문화강국의 꿈을 역설하신 바 있다. 1876년 황해도에서 출생한 백범 김구 선생이 소원하셨던 문화강국의 꿈을 공교롭게도 51년 후에 태어난 고향 황해도 출신의 후배 故 송해 선생을 통해 대신 이룬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위한 故 송해 선생의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 BTS를 비롯한 K-POP이 세계를 호령하고 있으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 2020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지난 5월 17일 열린 제75회 칸영화제에서는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상과 동시에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서 세계를 리드하는 모든 부분에서 우리나라 대중문화 발전을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은 故 송해 선생의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986년 아들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사망 이후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는 등 우울증 증상까지 보였던 故 송해 선생은 1988년 5월 8일부터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면서 그동안의 시름을 털어내고 33년 7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영원한 국민MC’이자 ‘국민 아버지’와 ‘국민 할아버지’로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우리 국민들의 삶과 함께 해왔다. 故 송해 선생의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이 한마디를 더 이상 들을 수는 없지만,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산파이자 선구자로서 여생을 바친 고인(故人)을 추억하는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속에 故 송해 선생의 ‘전국~ 노래자랑’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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