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시작으로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3연승의 기세를 올린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시끄럽다. 승리를 자축하며, 당을 일신(一新)하고, 지금부터 정권재창출을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할 국민의힘 논란의 중심에는 대체로 ‘청년 보수의 아이콘’으로 각광받았던 이준석 대표가 존재하는 모양새다.

지난 2012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준석 대표는 정계 입문 이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비록 세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면서 ‘마이너스 3선’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지만, ‘마이너스 3선’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11 전당대회에서 만 36세의 나이로 제1야당 대표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하며 ‘대한민국 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이준석 대표에 대한 기대는 여기까지가 끝인 것 같다. 제1야당의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는 당 대표 선출 이후 자신을 지지하던 국민들마저 등을 돌리게 하는 행보를 지속하면서 이제는 ‘청년 보수의 아이콘’에서도 멀어져가고 있으며, 차세대 대한민국 보수진영을 이끌 유력 주자의 자리에서도 점차 내려오는 처지가 되어 가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해 6.11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인 20대 대선을 목전에 두고서도 범 보수진영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과정에서부터 갈등을 겪었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에도 통화 녹취 유출 등으로 스스로 비판을 자초하였고, 국민의힘의 20대 대선 후보로 윤석열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에도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두 차례의 가출 소동까지 벌이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특히, 20대 대선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지난해 12월 27일에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성상납 의혹’을 방송하면서 이준석 대표는 ‘성상납 대표’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게 됐다. 이준석 대표 측에서는 ‘사기 피의자의 일방적 진술’이라고 주장하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고소하고, 법적 조치에 나섰으나, 이준석 대표를 향해 추가로 폭로된 통화 녹취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을 쏟아내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더구나 이준석 대표는 지난 3월 9일 20대 대선 승리를 통해 집권여당 대표로 신분이 바뀐 상황이지만, 자신의 말만 옳다는 태도를 견지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집권여당 대표로 신분이 바뀐 이준석 대표에게 국민들은 모든 일에 있어서 무게감 있게 행동하고, 좀 더 진중해지기를 바라고 있지만, 0.73%p 차이의 극적인 20대 대선 승리와 6.1 지방선거의 압승 이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방문 및 혁신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당 중진인 정진석 의원과 설전(舌戰)을 벌이더니 이제는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 추천 몫 최고위원 임명으로 또다시 당내 분란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어 조만간 징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인 이준석 대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경고부터 제명까지 4단계로 결정되는 국민의힘 윤리위의 징계수위에 비추어 볼 때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된 만큼 최소한 경고 조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정치공작에 불과하다”며 “경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집권여당 대표가 징계를 받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준석 대표의 주장처럼 자신을 향한 ‘성상납 의혹’ 제기가 정치공작에 불과하다면, 이준석 대표 스스로 윤리위에 요청하여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를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할 기회를 제공해주고, 윤리위가 김성진 대표의 주장과 이준석 대표의 주장 중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만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준석 대표가 김성진 대표의 윤리위 출석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대한민국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청년 정치인이 누군가의 정치공작에 의해 사라지길 바라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이준석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이 합리적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면, 과감하게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결단도 필요해 보인다. 이준석 대표의 주장처럼 정치공작에 의한 희생양이었다면,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듯이 추후에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수 있을 것이며, 이준석 대표는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납득이 안 되는 해명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날 줄 아는 용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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