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밥상에서의 화두는 단연 火天大有(화천대유)다. 오죽하면, 추석 인사말이 “火天大有(화천대유)하세요”라고 말하면 “天火同人(천화동인)하세요”라고 답한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왔을까? 내년 3월 9일 20대 대선을 163일 앞둔 시점에서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火天大有(화천대유)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핵폭탄급 파괴력을 가진 뇌관임에 틀림없다.

실제 火天大有(화천대유)의 위력은 대단하다.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이 제기된 이후 조성은 씨의 폭로로 시작된 여야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 사주’ 의혹 논쟁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 조성은 씨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는 뉴스도 火天大有(화천대유)의 천문학적 수익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야권에서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정원장과의 잦은 회동을 문제 삼아 조성은 씨가 주장하는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 사주’ 의혹으로 규정하고, ‘박지원 게이트’로 역공을 펼치고 나섰지만,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는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하고 있다.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국민들이 받게 된 크나큰 상실감 때문이다. 지난 2월 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광명·시흥에서 부동산 투기를 저지른 의혹이 제기된 후 싸늘하게 변한 민심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에게 참패를 안겨준 바 있다. 그런데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은 지난 2월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보다 국민들에게 더 큰 상실감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집권여당 유력 대선 주자 간 TV토론회 과정에서 수위를 넘나드는 공방까지 벌이고 있는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은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야당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받았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고, 국정농단 의혹사건 수사의 특별검사로 활약을 펼친 박영수 특검의 딸도 火天大有(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이제 이 문제는 더 이상 의혹으로 머무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한 是是非非(시시비비)를 가려야만 한다.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현재까지 과반수 이상의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수사를 받겠다고 자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검찰 수사는 받겠지만, 정치적 소모 등을 이유로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과 국정조사는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지사가 당당하다면,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과 국정조사를 수용해야만 한다. 이 지사가 검찰 수사를 자청하고,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과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행동은 선수가 심판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도 울고 갈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은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를 쉽사리 가라앉힐 것 같지는 않다. 이 문제를 조기에 해소하고,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이 정책 대결의 장으로 펼쳐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 지사와 집권여당이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과 국정조사를 수용하는 것뿐이다.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이 지사에 대한 의혹이 조기에 해소된다면, 내년 3월 9일 20대 대선에서 이 지사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과 국정조사를 마다한다면, 이 지사 스스로 괜한 의혹만 부추기는 꼴이다.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경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2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과 관련하여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가도 상관없지 않나?”라고 한 발언을 이 지사에게 곱씹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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