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인사청문회 정국이다. 14일 정동영 통일부장관·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전재수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오는 18일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까지 5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는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에 참여할 16명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펼쳐지게 된다. 특히, 국민들은 ‘유리천장’을 뚫고 장관 후보자까지 올랐지만, 자고 나면 의혹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는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16일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18일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의 낙마 여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을 통해 인사청문 대상을 국무위원까지 확대한 이후 역대 모든 정부 출범과 동시에 치러지는 인사청문회에서 매번 느끼는 일이지만, 김민석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도 느꼈던 “대한민국에 저렇게 사람이 없나?”라는 생각을 이번 16명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야 할 판이다. 특히, 강선우·이진숙·정은경 후보자에 대해 시중에서는 지난 2009년 3월 MBC에서 방영되어 최고 시청률 30.6%를 기록했던 김남주·오지호 주연의 ‘내조의 여왕’에 빗대고 있다. 그래서 강선우 후보자를 ‘갑질의 여왕’이라고 부르고, 이진숙 후보자를 ‘표절의 여왕’이라고 칭하며, 정은경 후보자를 ‘투자의 여왕’이라고 비꼬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선우·이진숙·정은경 후보자 모두 ‘위기의 여왕’이 되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김민석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공식이 되어버린 “인사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말로만 일관하며, 인사청문회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더구나 야당이나 언론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 제기에는 아랑곳없이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며, 이재명 대통령 치켜세우기에만 여념이 없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나 후보자 방어에만 올인하는 집권여당 지도부들의 행태를 지켜보면 절로 고개가 저어진다. 충남 아산 출신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인선에 대해 “새 정부 1기 내각 추천이 끝났으니 털어놓는다. 대통령님의 눈이 너무 높으십니다. 물론 높아야지요. 하지만, 수많은 요소를 고려하고 검토한 뒤에도 ‘조금만 더 고민해보자’가 돌아올 때면 인수위원회가 없는 게 서러웠다”고 적으며, 최근 상황과 동떨어진 마치 이번 인선이 최적의 후보자들을 선정한 것처럼 자평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의 자화자찬처럼 두 번만 눈이 높았다면, 어떤 인물들이 장관 후보자들로 지명되었을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보좌진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며, “그 사람들이 이상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과연 이러한 태도들이 이재명 대통령이나 이재명 정부 성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人事(인사)가 萬事(만사)’라는 말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말미암아 2017년 5.9 조기 대선을 통해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으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면서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으며, 윤석열 정부 역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들의 지속적 임명을 통해 민심이 이반 되었고, 지난해 12월 3일 얼토당토않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재명 정부가 진심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아무리 정권 출범 초기인 허니문 기간이라고 하지만, 압도적 국회 다수 의석을 믿고 민심을 등한시하는 愚(우)는 하루 빨리 버려야만 할 것이다. 특히,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나 집권여당 지도부는 ‘水能載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 :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라는 점을 명심하여 이번에 지명된 장관 후보자들 중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과감하게 지명 철회를 요청하는 용기를 가져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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