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이 하나씩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11개 부처 장관 부처 후보자를 지명했으며,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유임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 29일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단행하며, 정부조직법상 국무회의 당연직 참석자인 19개 부처 장관 중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국토교통부장관 단 두 자리의 후보자 지명만 남겨 놓고 있다.

장관 후보자 지명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1차 발표 당시와는 달리 지난 29일 2차 장관 후보자 지명은 파격이라든지 ‘왜?’라는 물음표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더구나 대전에서 출생하여 대전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졸업하고, 모교 교수로 재직하며 여성 최초로 국립대 총장을 지낸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는 지역에서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1952년 5월 25일 개교 이래 단 한 명의 당연직 국무위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충남대 구성원들의 감회는 남다른 것 같다. 아울러 지난 2019년 12월 2일 본지가 ‘이진숙 충남대 총장 당선자에게 바란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충남대와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가는 리더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 또한 잡게 되기를 바란다”는 축원이 이루어진 것 같아 무척 뿌듯하기도 하다. 이진숙 후보자는 지역민과 충남대 구성원들의 응원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만큼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자리에서 물러날 때는 역대 그 어떤 교육부 首長(수장)보다도 가장 많은 박수를 받는 장관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장관은 조선시대 판서에 해당하는 벼슬로 ‘가문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자긍심이 되는 자리다. 물론 장관의 권위가 예전과 달리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장관의 자리에 가고 싶어 목을 매는 경우가 허다한 것을 보면, 장관이 갖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그 만큼 장관이라는 자리는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다.

예전과 달리 장관의 권위가 낮아진 이유는 다름 아닌 본인들의 행태에 기인한 것 아닌가 싶다. 지난 23일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 중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에서도 유임이 결정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보고 있으면, “저러고 살고 싶을까?”라는 연민의 정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송미령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하게 밀어부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4법에 대해 “농망법(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던 인물이다. 그랬던 인물이 이제 와서는 180도 태세 전환을 하여 “희망법으로 만들겠다”고 운운하는 모습을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르겠다. 당장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들은 송미령 장관의 지시에 따라 농업 4법에 대해 ‘농망법’의 기조로 정책을 입안하다 이제는 ‘희망법’의 기조로 정책을 입안해야 되는 상황이니 어떤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일 것 같다. 한 나라의 장관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立身揚名(입신양명)과 출세 가도를 위해 이처럼 소신을 저버리는 행태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무릇 장관이라는 자리는 대한민국 한 부서를 책임질 뿐만 아니라 部令(부령) 제정·공포 권한을 갖고 있어 국민들의 실생활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마저 헌신짝처럼 버리는 장관이 과연 국민들의 실생활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을지 의문이다. 제발 송미령 장관을 제외한 이재명 정부의 나머지 장관들 만이라도 장관이라는 직책에 있을 동안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장관의 품격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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