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민은 6.3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55.62%의 표심을 몰아주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세종시 득표율 55.62%는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 3개 시·도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도 중 최고 득표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종 뿐만 아니라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3개 시·도에서도 2위인 김문수 후보를 각각 7.92%p·4.42%·p4.25%p 차이로 따돌리면서 승리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충청권 승리와 당선으로 ‘중원을 잡아야 승자가 된다’는 공식은 6.3 조기 대선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도 ‘충청의 아들’을 자처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선택한 대전·충남·충북과 달리 세종시민들은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 51.91%의 득표율을 안겨주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나 ‘행정수도 원조정당’을 자부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세종시민들의 남다른 애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6월 4일 취임 이후 세종시를 대하는 이재명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으면, 세종시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결국 짝사랑으로 끝날 공산이 크지 않을까 싶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지시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지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행정수도 완성과 상충되는 결정이라”며 재검토를 공식 요청한 후 “당선 이틀 만에 이뤄진 조치는 충분한 검토 절차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민호 세종시장 뿐만 아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도 지난 12일 논평을 통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성토하고 나섰다. 특히,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더불어민주당 세종지역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영현 세종시의원은 지난 11일 2025년 행정사무감사에서 해양수산부 이전과 관련하여 “다 가지려 하면 배불러서 큰일 난다”는 발언으로 세종시민들의 공분을 샀으며,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준현 의원은 “하나 빠진다고 문제 없다”는 안이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노동조합조차 ”공론화 절차를 거쳐달라”고 요청하는 마당에 세종시민들의 표를 받아 배지를 단 인사들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대해 袖手傍觀(수수방관)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포털에 ‘해양수산부’를 검색하면, 해양수산부의 주소는 ’세종특별자치시 다솜2로 94 정부세종청사 5동’으로 검색된다. 흔히 ‘주었다가 빼앗는 것’을 가장 치사한 일이라고 하는데, 지난 2013년부터 세종에 자리 잡고 있는 해양수산부마저 부산으로 이전하면, 이재명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이 부르짖는 ‘행정수도 완성’을 누가 믿겠는가?
6.3 조기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에는 서울시 종로구 일대에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 추진’이라는 현수막을 게시하여 세종시민과 충청인들의 애간장을 태우더니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세종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는커녕 첫 국무회의에서 기존에 있던 해양수산부마저 부산으로 빼앗아 가려는 이재명 대통령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더불어민주당 충청지역 인사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재명 대통령이나 ‘행정수도 원조정당’을 자부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세종시민들과 충청인들에게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행동으로써 보여주어야만 한다. 특히, 4기 민주정부를 자처하는 이재명 정부에서는 압도적 국회 의석까지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긴밀한 당정 협의를 통해 지난 2002년 17대 대선에서 故 노무현 대통령이 쏘아 올린 ‘행정수도 세종’에 대해 반드시 종지부를 찍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기사
- [사설] 오로지 黨權(당권)에만 골몰하는 국민의힘
- [특별사설] 이재명 대통령, 이제는 국민통합이다!
- [사설] 유시민 씨의 삐뚤어진 여성관
- [사설] 박범계 의원, 왜 이러나?
- [사설] 이재명 후보 단 한 사람을 위한 爲人設法(위인설법)
- [사설] 집안 꼴 잘 돌아가는 국민의힘
- [사설] 세계 5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제1과제, 禁忌(금기)를 넘어서는 정치인 퇴출!
- [사설] 대한민국 대통령의 제1덕목
- [사설] 충청인은 호구가 아니다!
-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김태흠 충남지사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관련 발언 강한 성토
- [사설] '一人之下(일인지하) 萬人之上(만인지상)'의 자리
- 국민의힘 충청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일동, 이재명 정부 해수부 부산 이전 즉각 철회 촉구
- [사설] 長官(장관)의 품격
- [사설]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노골적인 후계자 지원
- [사설] 위기의 여왕들
- [사설] 충청도가 '멍청도' 소리 듣는 이유
- [사설] 문진석 의원의 헛발질
- [사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 [사설] 대전에도 드리워진 명태균의 그림자
- [사설]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정치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