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과 25일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민석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간에 戰運(전운)이 감돌고 있다. 김민석 후보자의 이번 인사청문회는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공방만 벌이다 결국 단 한 명의 증인도 채택하지 못하고 말았다.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이후 단 한 명의 증인도 없이 진행되는 청문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도 인사청문제도가 존재하는 한 증인 없이 진행되는 청문회는 前無後無(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김민석 후보자를 향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재산 증식 의혹·장남의 아빠찬스 의혹·중국 칭화대 석사학위 취득 의혹·모친 소유 빌라 전세금 의혹 등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명쾌한 해명은 고사하고, 청문회장에서 소명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하여 원성만 자아내고 있다.

특히, 중국 칭화대 석사학위 취득 의혹의 경우 김민석 후보자는 지난 18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하여 “월·수·금 아침 7시 회의를 하고, 8시·9시 비행기를 타고, 왔다 갔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왔다 갔다 하는 등 수업을 다 했어요. 시험도 다 보고”라고 해명했으며, 지난 19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입국기록을 제시했지만, 김민석 후보자가 제출한 기록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직인이 찍힌 원본 자료가 아니어서 의혹만 더욱 증폭시키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김민석 후보자가 해명 자료로 제시한 출입국기록 중 2009년 하반기 재·보궐선거 당일이었던 2009년 10월 28일 입국 기록에 대해 우파 유튜버를 자처하는 가로세로연구소의 김세의 대표는 거짓 해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세의 대표는 지난 21일 저녁 방송에서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던 김민석 후보자가 2009년 하반기 재·보궐선거 당일인 2009년 10월 28일 영등포 당사에서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개표 결과를 지켜보는 연합뉴스 기사와 사진을 공개했다. 김세의 대표가 공개한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김민석 후보자의 해명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김민석 후보자의 여러 의혹 중 가장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재산 증식 부분이다.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다시 여의도로 복귀한 김민석 후보자는 당시 마이너스 5억 8,09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추징금 6억 2,000만원을 납부하고, 교회 헌금도 2억원이나 한 상황에서도 올해 재산신고액은 무려 7억 6,000만원이 증가한 2억 1,504만원이나 되었다. 국회의원 5년간 세비가 5억 7,954만원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재산 증식이다. 김민석 후보자는 재산 증식 의혹 제기에 대해 “세비와 기타 소득으로 충당했으며, 세비 외 소득은 청문회서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정도라면 집안에 화수분이 존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김민석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여러 의혹은 역대 정부에서 낙마했던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흠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차대한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마음만 먹는다면, 김민석 후보자의 인준은 따놓은 당상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김민석 후보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야당의 발목잡기’로 일축하고, 압도적 의석을 무기로 증인 한 명도 없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김민석 후보자 인준을 밀어부친다면, 민심 이반을 불러올 것은 자명한 일이고,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결국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준비된 리더십’을 자처한 ‘이재명 정부’에서 ‘一人之下(일인지하) 萬人之上(만인지상)’의 자리에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되었던 인사를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한다면, 가뜩이나 이재명 대통령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국민들의 마음을 결코 돌릴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김민석 후보자가 국무총리로 재직하는 한 “대통령도 전과 4범인데, 국무총리마저 전과 4범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붙을 것이다.

무릇 ‘一人之下(일인지하) 萬人之上(만인지상)’의 국무총리 자리는 대통령을 보좌하여 행정각부를 통할하고, 국정을 총괄하는 자리다. 그렇다면 정책적 능력은 물론 그 누구보다 도덕성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어야만 한다. 따라서 김민석 후보자 스스로 임명권자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지금이라도 자진사퇴를 하는 것이 옳다. 그것만이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서 이재명 정부 성공에 밀알이 되는 길임을 김민석 후보자가 늦지 않게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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