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관련 업체, 동물병원업계 자정 노력 필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려동물 관련 업체들에 잇따라 시정명령 조치를 하고 있다.
이는 반려인 소비자들의 특수한 상황을 이용한 부당한 거래 약관과 반려동물의 건강을 담보로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위에 경각을 울리는 조치로서, 점점 늘어나는 반려인의 불만을 불식하고 소비자의 이익과 관련 업계의 정상화를 위해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반환·환불 불가 조항, 과도한 위약금 조항 등 불공정약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반려동물 파양 사업자인 아이조아 서울점의 ▲파양 동물 입소 후 반환·환불 불가 ▲최고(독촉) 절차 없는 계약 해제 ▲ 과도한 위약금 조항 등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하여 시정명령을 내렸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을 더 이상 키울수 없는 사정이 생겨 동물의 소유권을 파양사업자에게 이전하면서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입양될 때까지 소요되는 동물관리비와 중개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그 비용은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업체는 고객이 반려동물의 소유권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파양한 반려동물의 관리상태를 고객이 확인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고객이 파양비 납부를 연체할 경우엔 계약을 즉시 해제하고 파양동물을 데려가도록 했으며, 납부 지연 위약금으로 2000만 원을 배상하도록 하는 등 불공정약관으로 운영을 해왔다.
동물병원에 의약품 등 판매가격 지정·준수 강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일 대리점과 동물병원에 반려동물용 사료와 의약품 등을 수입·판매하면서 판매가격을 지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판매하지 못하게 강제한 리퓨어헬스케어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같은 재판매가격 유지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사업자의 재판매가격 유지 행위는 개별 사업자의 활동을 제약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어 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수시로 대리점과 동물병원의 판매가격을 점검하고, 지정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 가격조정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르지 않으면 제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계약해지 등의 불이익 제공을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공급업체만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수의사처방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반려견, 반려묘 등에 사용하는 모든 백신은 수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수의사처방제는 동물용 의약품의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로, 동물 보호자가 동물을 자가진료나 치료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취지로 운영되며,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은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일부 동물병원 쇼핑몰 통해 동물병원 전용제품 온라인 유통, 오남용 우려 여전
그러나 오남용에 대한 위험은 의약품뿐만이 아니다, 의약외품과 처방식 사료 등은 의약품은 아니지만 치료 또는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오남용 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반려동물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서 수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제품이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온라인 판매가 불법인 동물의약품과 달리 의약외품 등은 온라인 판매가 불법이 아니다보니 최근 일부 수의사들이 직접 쇼핑몰을 개설하고 온라인으로 동물병원 전용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무분별한 오남용을 막기 위해 유통질서를 지켜야 할 수의사들이 양심을 저버리고 온라인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의약품 공급 업체들도 동물병원 전용제품들의 무분별한 온라인 판매를 막기 위해서 가격을 통제하고, 공급을 중단하기도 하는 등 자구책을 쓰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이다.
반려인구의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 시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그에 따라 반려인들의 불만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이 더욱 확대되고 발전하려면 사업자들이 얄팍한 상술로 반려인들을 우롱하는 불공정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 또한 양심을 저버린 수의사들의 온라인 제품 유통 행위에 대한 수의사업계의 대책과 자정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김종숙 사반행(사람과 반려동물 함께 행복하기) 대표
미래학습공원 네트워크 전문연구원
사람과 반려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인식의 개선 뿐만 아니라 기술을 통해 '함께 행복하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리빙랩 '피플앤펫' 운영
관련기사
- 공정위 “파양사업자, 반려동물 소유권 포기했다고 계약 해제 막으면 안돼”
- PETA 아시아, 한국의 잔혹한 강아지 공장 실태 폭로
- [해외펫뉴스] 실종된 반려견 ‘나누크’...얼어붙은 바다 건너서 발견
- 동물보호단체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민법 개정안 조속 통과 촉구
- 반려동물의 계절성 알레르기, 집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증상 완화
- “집에서 더 가까이”...동물병원 등 반려동물시설 주거지역 입지 가능해진다.
- 전국 지자체 동물병원 일제 점검...진료비 게시 등 주요 항목
- 반려동물은 늘어나는데...동물화장장은 태부족
- 서울행정법원, 육견단체 개 동원 집회 불허 결정
- [위드펫헬스] 노령견 비만 관리...건식보다 '습식 먹이'가 좋아
-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 공모 사업..."친화적인 도시 분위기 먼저"
- 반려견 비만 걱정? 새싹보리 첨가 사료로 해결
- [위드펫·피플] 연예인의 반려견 사랑...반려견과 함께 외로움과 우울증 등 극복
- 20~30대 젊은 반려인 유기동물 입양 증가...반려동물 양육문화 성숙
- '폭풍 성장' 펫케어 시장...중소 업체들 '폐업 증가' 심각
- [김종숙의 사·반·행] ‘개 식용 종식’ 국회토론회, 이번에는 성과 낼까?
- 지난해 구조동물 3만여 마리 ‘입양’, 2만여 마리 ‘안락사’
- [2023 국정감사] 반려동물 양육가구 600만 시대...의원들은 어떤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