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일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충청대망론’에 청신호가 켜졌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도흡 의원의 “퇴임하시고 나서 정치하실 건가요?”라는 질의에 “퇴임하고 나면, 제가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좀 퇴임하고 나서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라는 말이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든 후 1년 남짓 지나서 제1야당의 대선 후보로 우뚝 서며 ‘충청대망론’에 목말라하던 충청인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차기 정치 지도자 적합도’에서 여·야 대권주자들 중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르며 ‘빅3’를 형성한 윤 전 총장은 이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직무배제와 헌정 사상 초유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이라는 수난을 당했지만, 두 차례 모두 법원으로부터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해내며, 두드리면 더욱 단단해지는 강철 같은 모습으로 불의에 맞선 정의의 사도로 국민들에게 각인되면서 대권 후보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특히, 지난 3월 4일 “자유민주주의와 국민보호에 최선 다할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검찰총장직을 전격 사임한 윤 전 총장은 압도적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권교체에 목말라하는 야권의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으며, 잠행을 지속하다 결국 지난 6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소재한 매헌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20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자유민주주의·법치·공정의 기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치권에 공식 입문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의 정치 입문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지난 7월 13일 20대 대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윤 전 총장은 이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입당 줄다리기 끝에 17일 후인 지난 7월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냉대와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 기존 당내 주자들의 극심한 견제였으며, 그 중에서도 20~30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통해 ‘무야홍’을 앞세운 홍준표 의원의 추격은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됐다는 호명이 있기 전까지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어쨌든 윤 전 총장이 본선보다 어려워보인 제1야당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충청대망론’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을 기다리고 있는 앞으로의 일정 또한 녹록치 만은 않은 상황이다. 두 차례의 대선 출마로 나름대로의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일 20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흙수저 신화’로 통하는 충북 음성 출신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역시 지난 9월 8일 유튜브로 20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지난 10월 24일 ‘새로운 물결’을 창당하고 제3지대 세력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윤 전 총장은 지난 3일 후보가 되면 ‘정권교체를 위한 反(반) 대장동 게이트 연합’ 추진을 공언했던 것처럼 현재의 지지율에 도취되지 말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모든 세력을 규합하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권교체를 실현해 내야만 국민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윤 전 총장의 제1야당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선출은 ‘충청대망론’ 실현에 청신호임에는 틀림없다. 충청인들이 윤 전 총장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정권교체를 넘어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고, 무너진 정의와 상식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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