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대 대선 D-100일인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충청권을 방문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9일 세종·대전 방문에 이어 30일 충북 청주 그리고 지난 1일에는 충남 천안·아산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통해 중원 표심 잡기에 나섰으며, 충청권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볼 수 있는 제2청와대 집무실 이전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약속하면서 “미래의 중심 新(신) 중부시대를 열 것이라”고 천명했다.

윤 후보가 20대 대선을 정확히 100일 앞둔 시점에서 충청권을 찾은 부분은 매우 상징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윤 후보의 이번 방문은 역대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통하는 충청권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충청의 아들’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충청인들이 목말라하는 ‘충청대망론’의 적자가 자신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윤 후보가 20대 대선 D-100일의 방문지로 충청권을 선택한 지난 11월 29일이 선대위 구성과 관련하여 이준석 대표와 갈등이 비쳐지던 시기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윤 후보의 충청 방문에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지난 11월 30일 “‘충청의 아들’이라고 우기는 ‘서울사람’ 윤석열 후보는 대전·충청민을 우롱하지마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윤 후보의 충청 방문을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의 윤 후보 비판 요지는 단지 아버지 고향이 충청도라는 이유만으로 서울사람 윤석열 후보가 낯 두껍게도 충청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역정서에 기대 표를 얻기 위한 구태정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의 논평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일반적으로 지역 연고를 주장할 때는 자신의 출생과 함께 부친의 고향을 이야기하게 된다. 윤 후보의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가 충남 공주시 탄천면 출신으로 공주생명과학고(구 공주농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윤 후보가 ‘충청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파평 윤씨 문중이 충남 논산시 노성면 일대와 충남 공주시 탄천면·유구면 일대에 수백 년에 걸쳐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것에 비추어보면, 정치인 윤석열의 충청 연고 주장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윤 후보를 ‘충청의 아들’이라고 우기는 ‘서울사람’이라고 깎아내리기보다는 논평에서도 언급했듯이 선대위에 대전·충청지역 인사가 소외된 점을 지적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대한민국 선거에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혈연·학연·지연이다. 선거 때마다 공익광고 등을 통해 “후보의 정책을 보고 선택해 달라”고 호소하지만, 진영논리가 확고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대체적으로 혈연·학연·지연에 근거하여 후보를 선택하게 된다. 유권자들이 혈연·학연·지연에 근거한 후보의 선택이 앞으로도 쉽게 변하지 않을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윤 후보가 충청을 찾아 ‘충청의 아들’임을 호소하는 것은 그리 나무랄 일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윤 후보를 비판하고자 한다면, 누가 보더라도 ‘충청의 아들’로 납득할만한 사실을 가지고 시비를 걸지 말고, 윤 후보의 충청권 공약과 충청권의 발전 방안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혹시라도 윤 후보가 충청권을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비판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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